‘박나래의 농염주의보’, 야한 이야기도 유쾌하게 풀어낸 ’19금’ 스탠딩 코미디(종합)

[텐아시아=박창기 기자]

개그우먼 박나래가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에서 첫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한 소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해온 박나래가 생애 첫 단독 스탠딩 코미디에 도전했다. 성을 주제로 한 자신의 이야기부터 친구들의 경험담, 여성 연예인으로서 겪은 루머까지, 말하기 버거울 법한 주제들을 무대 위에서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그의 직설적인 화법과 유머러스한 몸짓은 관객들에게 당혹감과 함께 웃음을 선사했다. 넷플릭스스탠드업 코미디 ‘박나래의 농염주의보’에서다.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 블루스퀘어에서 넷플릭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개그우먼 박나래가 참석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박나래가 어디에서도 공개하지 않았던 자신만의 비(非)방송용 이야기를 방출하는 스탠딩 코미디쇼다. 지난 5월 서울에서 처음 공연한 후 부산, 대구, 성남, 전주를 거쳐  지난 6일 서울 앵콜공연을 가졌고 이를 지난 16일부터 넷플릭스로 공개하고 있다.

박나래는 단독 스탠딩 코미디에 처음 도전한 데 대해 “나는 여러 타입의 개그맨들 중에 콩트에 적합한 개그맨이다. 스탠딩 코미디에 처음 도전한 만큼 공연에 대한 생각이 많았다”면서 “공연을 기획하기 전에 소속사 이사님과 ‘내 이름을 건 쇼를 하면 어떨까’라는 말을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내 이름을 걸고 스탠딩 코미디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3년 뒤에 하면 좋겠다고 느꼈다. 근데 이렇게 빨리 공연을 하게 될 줄 몰랐다”면서 “잘하는 장르도 아니라서 부담이 됐다. 무엇보다 개그맨이기때문에 말하는 게 재미가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박나래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코미디 공연을 한다는 것은 모든 개그맨의 꿈이다. 스탠딩 코미디쇼라는 게 오로지 나 혼자 감당해야 하는 무대라서 처음에 무대에 올랐을 땐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소품도 없고 파트너도 없이 말 하나로 웃겨야 해서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관객들이 많이 웃어주고 긍정적으로 반응해줬다. 첫 공연은 잊지 못할 만큼 감격스러운 무대였다”고 덧붙였다.

박나래가 정의한 스탠딩 코미디는 가장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소재로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다. 그는 “정치는 전혀 모르고 누군가를 디스하거나 풍자도 잘 못한다”면서 “평소 섹스터치 코미디를 좋아해서 스탠딩 코미디에서 한다면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대한민국 연예인으로서 성적인 이야기를 쿨하게 터놓고 할 수 있는 자리가 별로 없다”며 “성에 관한 주제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스탠딩 코미디를 하게 됐다. 많은 분이 걱정했지만 무사히 넘어 갔다”고 설명했다.

박나래는 첫 단독 스탠드업 코미디를 해냈다는 데 만족하면서 자신의 공연에 대해 100점 만점에 50점을 줬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성적인 주제를 다룬 만큼 수위에 대한 아쉬움도 많았다고 했다. 그는 “스탠딩 코미디를 좋아하는 분들은 내가 말한 성적 이야기의 수위가 약하다는 평도 많았다”면서 “가끔 내가 출연했던 방송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찾아본다. 특히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성적인 주제를 다룬 만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반응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느끼기에 수위가 세다고 느꼈던 이야기들이 관객들에겐 약하게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조금 더 수위가 셌어도 괜찮았을 거 같다. 다음에 공연할 기회가 있다면 수위를 조금 더 높여서 해봐도 재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위 동료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지인들이 언젠가 할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 공연을 준비할 때 동료들이 찾아와서 공연에 쓸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전해줬다”고 고마워했다.

그는 “성적인 주제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놀 수 있다면 놀자는 주의인데, 아직까지는 그런 곳이 부족한 것 같다. 공연을 본 지인들은 대체적으로 시원하다는 반응었지만, 괜찮겠느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 다들 박나래니까 할 수 있는 공연이라도 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또한 박나래는 “공연을 하기 전까지 스탠딩 코미디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이번에 공연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넷플릭스 1만 2000원 패키지를 사서 스탠딩 코미디쇼를 한 사람들의 공연을 찾아봤다. 그중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 앨리 웡의 공연을 봤는데, 임신한 상태로 무대에 올라 남편과의 성관계나 출산 이야기를 하는 게 멋있었다. 나도 임신하면 ‘저런 이야기를 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박나래는 공연 첫 리허설 때 관계자들이 수위가 더 세도 된다고 했을 때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박나래는 기회가 된다면 격정적인 멜로를 찍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그는 “나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그만큼 굉장히 많은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면서 “몇 년 전부터 늘 이야기했지만 실현되지 않는 게 있다. 바로 격정적인 멜로의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방송에서 많은 감독님의 이름을 말하면서 전라 노출도 가능하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연락이 온 게 없다”며 “기회가 된다면 연기를 하고 싶다. 중학교 때부터 연극반에 들었고, 대학교도 연극영화과를 나왔기 때문에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박나래는 “몇 년 전부터 개그맨들 사이에서 스탠딩 코미디에 대한 욕구가 많이 생겼다. 주위 동료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무대를 펼치고 있다”면서 “개그우먼 김영희 씨나 다른 후배들도 많이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친구들의 무대를 보면서 나의 개그맨 인생을 돌아보게 됐다”며 “내가 보잘 것 없다고 느껴졌다. 마이크 하나로 관객들을 휘어잡는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이번 공연을 준비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음 공연에서는 다른 주제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박나래는 “사실 이번 공연에서는 치트키를 썼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했기 때문이다. 다음 공연에는 아예 다른 주제로 공연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라면서 “내 입에서 나오기 힘든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그래서 빨리 임신이 됐으면 좋겠다. 그 이야기를 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예 색다른 주제로 웃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의욕을 보였다.

더 많은 개그우먼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으면 하는 소망도 밝혔다. 그는 “며칠 전에 MBC ‘무한도전’에서 방송된 예능 총회 짤을 봤다. 예능 총회에서 다뤘던 주제 중 하나가 여성 예능인의 부재였다. 그때 개그우먼 김숙 씨와 함께 촬영했는데 그게 불과 3~4년 전”이라면서 “지금은 그때 그 이야기를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여성 예능인이 나왔다. 이영자 선배님부터 시작해서 김숙 선배님, 내 친구 (장)도연 등 이 흐름에 내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박나래는 “여성 예능인들의 활동이 적었던 시기가 있다. 분명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촬영장에서 웃음에 대한 목마름으로 임하지만, 아직까지 빛을 보지 못한 여성 예능인들이 많다. 분명 이 친구들에게 기회가 찾아온다면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뽐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박나래의 농염주의보’는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