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28년 만에 회오리치며 발화점에 다다른 속편

[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포스터./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1997년 8월 29일. 사라 코너(린다 해밀턴 분)는 아들 존 코너(에드워드 펄롱 분)와 함께 심판의 날을 종결시키고 30억 생명을 구한다.

22년 후 멕시코시티. 아빠와 남동생을 살뜰하게 챙기며 공장에서 일하는 대니(나탈리아 레예스 분) 앞에 슈퍼 솔져 그레이스(매켄지 데이비스 분)가 돌연 나타난다. 기계로 강화된 인간인 그레이스는 미래에서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대니를 지키고자 왔다고 밝힌다. 그리고 미래에서 대니를 제거하고자 온 터미네이터 Rev-9(가브리엘 루나 분)의 무자비한 추격이 시작된다. 터미네이터 헌터로 삶을 영위한 사라 코너가 위험에 처한 대니와 그레이스에게 손을 내민다. 둘이서는 10시간도 못 버틸 거라면서.

사라는 소중한 가족을 잃고 괴로워하는 대니에게 그저 끌어안고 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위무한다. 그레이스는 과거에 심판의 날을 막아내서 미래를 바꿨다는 사라에게 인류의 운명까지 바꾸진 못했음을 알린다. 사이버 전쟁용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리전’에게 인류가 사냥 당하는 미래의 처참한 풍경을 들려준다. 세 사람은 자신들을 은밀하게 돕는 숨은 조력자를 찾아 길을 나선다.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스틸컷./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터미네이터’(1984) ‘터미네이터 2’(1991)는 블록버스터의 고전과도 같은 시리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Terminator: Dark Fate)’는 ‘터미네이터 2’의 타임라인을 잇는다. 더불어 인류의 희망, 즉 미래를 지키려는 자와 쓸어버리려는 자의 대결 구도 또한 같다.

‘터미네이터 2’ 이후 시리즈를 떠났던 제임스 카메론은 연출이 아니라 제작으로 돌아왔다. 그가 직접 감독으로 지목한 이는 ‘데드풀’(2016)로 감각적인 연출을 선보였던 팀 밀러다. ‘배트맨 비긴즈’(2005) ‘다크 나이트’(2008)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맨 오브 스틸’(2013)의 각본가 데이비드 S. 고이어와 할리우드에서 톱으로 꼽히는 시각·특수효과 전문가들의 참여로 안팎으로 견고해졌다.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봤던 그 시절의 쾌감이 다시금 눈을 뜬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 분)은 칼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인 척 정체를 숨기며 살고 있다. 극 중에서 스스로를 꽤 웃기다고 소개하는데 특유의 유머로 톡톡히 증명한다.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인생 캐릭터인 T-800은 이번 작품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발한다. 스크린에 사라 코너 역의 린다 해밀턴과 투샷이 잡히면 뭉클하기까지 하다. 린다 해밀턴은 강인한 사라로 재등장하기 위해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군사 캠프까지 가서 훈련할 만큼 열정을 쏟았다.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뜨겁게 이글거린다.

매켄지 데이비스가 분한 그레이스는 기능 강화를 통한 강력한 뼈, 뛰어난 반응성의 근육, 정보 처리 능력이 증강된 뇌를 갖춘 여전사다. 또한 신진대사가 단기간에 폭발적이다. 가브리엘 루나가 분한 Rev-9는 자가 복제가 가능해서 자신을 외골격, 내골격 두 가지로 복제하고 각개 전투가 가능하다. 미래에서 온 둘의 대결을 담아낸 고속도로의 자동차 추격 신, 비행장 신, 수중 신 등에서 각자의 특징을 살려낸 액션들이 펄떡거린다.

이 작품을 보기에 앞서 ‘터미네이터’와 3D로 재개봉하는 ‘터미네이터 2’를 볼 것을 권하는 바다. T-800이 알몸으로 도착했듯 그레이스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이나 사라 코너가 “I’ll be back”을 읊조리는 장면 등을 더욱 짜릿하게 누릴 수 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28년 만에 회오리치며 발화점에 다다른 속편이다.

10월 30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