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민 기자의 예능★곡] ‘예능 주연’ 김수미의 잘 익은 예능감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예능인으로 독보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는 배우 김수미./ 사진=방송화면

데뷔 한 지 48년 된 배우 김수미가 예능인으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tvN ‘수미네 반찬’, MBN ‘최고의 한방’, SBS 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 등의 프로그램에서 대체불가의 ‘주연’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김수미는 본업인 드라마나 영화에서 주로 조연을 맡아 감칠맛 나는 연기를 펼쳐왔다. 반면 예능에선 특유의 입담과 마당발 네트워크를 앞세워 주연으로 활약 중이다. 특히 ‘정’이 가득한 남다른 음식 솜씨를 무기로 자신의 이름을 내걸거나, 자신과 어울리는 독보적인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맡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방송을 시작한 ‘수미네 반찬’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계 ‘반찬 대모’로 불릴 만큼 집 반찬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김수미가 자신의 레시피와 노하우를 셰프들에게 전수하는 요리 프로그램이다. 2회 만에 시청률 4.5%를 돌파하고, 1년 넘게 3~4% 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묵은지 볶음부터, 소고기 고추장 볶음, 진미채볶음, 연근조림, 육개장, 우렁된장찌개, 각종 김치 까지 ‘엄마의 손맛’을 생각나게 하는 수백 가지 집밥 반찬이 그의 손에서 태어난다. 아카시아튀김부터 연근전까지 이색적인 음식들도 뚝딱 만들어낸다. 함께 출연해 요리하는 셰프와 게스트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알찬 레시피를 제공하며 사랑 받고 있다.

거침없는 직구 멘트로 주변 사람들을 진땀 흘리게 하는 모습은 ‘김수미표’ 예능의 트레이트 마크다. 김수미는 자칫 식상하거나 지루할 수 있는 요리프로그램과 달리 ‘수미네 반찬’에서 톡톡 쏘는 사이다 멘트로 시원함까지 안겨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수미는 올 여름 방송을 시작한 MBN ‘최고의 한방’에서는 우리네 ‘엄마’의 모습으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김수미의 연예계 대표 절친이자 ‘아들’인 탁재훈, 장동민, 이상민과 함께해 남다른 시너지를 내고 있다. 그간 여러 프로그램에서 보여온 ‘엄마와 아들’ 케미로 자연스러운 웃음을 안긴다.

무엇보다 지난 9월 30일 첫 선을 보인 ‘밥은 먹고 다니냐’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김수미가 실제로 국밥집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위로하는 리얼리티 토크쇼. 지하철 미화원, 경찰관 등 우리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은 물론, 김수미와 ‘전원일기’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지영, ‘안녕 프란체스카’를 함께했던 ‘불량감자’ 유현철, 가수 김장훈과 개그맨 출신 배우 임하룡 등 연예인들도 식당을 찾아 반가움을 더했다.

특히 김흥국, 김정민, 성현아 등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여 방송을 중단했던 이들이 차례로 등장하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성폭행 무혐의’를 받고 2년 만에 안방극장에서 모습을 보인 김흥국과의 만남부터 화제였다. 김수미는 가족들이 힘들어 했다는 김흥국에게 “무죄는 확실하지?”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았느냐?”며 돌직구를 던졌다. 그러면서도 “죽기 전에 이런 일을 겪어서 앞으로 좋은 일만 있을 것”이라며 따뜻하게 위로했다. 여기에 이 프로그램의 상징인 ‘욕’과 ‘국밥’을 덤으로 안겨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어 전 남자 친구와의 법적 분쟁으로 활동을 중단한 김정민의 이야기를 경청한 김수미는 “사랑하는 여자가 헤어지자고 말하면 돈다. 상대방은 널 너무 사랑해서 영원히 하고 싶은데 네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먼저 이별을 통보했기 때문에 이성을 잃은 것이라 생각해라. 넌 인생에서 큰 경험을 했다. 이별의 뒤끝을 안 것이다. 이미 큰 일을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일만 남았다”며 방송이 아닌 실제 엄마나 언니처럼 진심을 담아 위로를 건네 눈길을 끌었다.

‘밥은 먹고 다니냐’ 김수미-성현아./ 사진=SBS 플러스 방송화면

지난 21일 방송된 성현아 편도 화제가 됐다. 김수미는 ‘성매매  알선 무죄 판결’을 받고 돌아온 성현아를 초대했다. 성현아는 무죄 판결을 받기까지 힘들었던 시간과 오랜 공백으로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사연까지 솔직하게 털어놨고, 결국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김수미는 그를 따뜻하게 안아줬고, 성현아는 품 안에서 한참을 울었다.

연예계에서 50년 가까이 산전수전 다 겪었던 김수미다. 가족사 등으로 극도의 우울증도 겪었고, 그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로 연기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던 시절도 있었다.

김수미는 ‘밥은 먹고 다니냐’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저 자신이 살아온 방식대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을 담아 한마디 건네는 것이 전부다. 이 또한 70년 인생을 살아온 ‘우리네 엄마’의 따뜻한 위로인 것이다.

일반적인 토크쇼와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다양한 콘텐츠의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과거 개그맨 출신 방송인들이 주로 MC로 활약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백종원, 안정환, 기안84, 한혜진 등 다른 분야에 있던 이들이 예능에서 신선한 재미를 안기고 있다.

김수미 또한 배우지만 독보적인 스타일로 예능 무대를 누비고 있다. 과거 여러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욕쟁이 할머니’의 모습을 선보이며 재미를 줬지만, 이제는 당당히 ‘예능 주연’으로 우뚝 섰다. 드라마, 공연 등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느즈막이 시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수미는 지난달 열린 ‘밥은 먹고 다니냐’ 제작발표회에서 “예능을 하니까 장단점이 있다. 드라마와 다르게 대사를 외우지 않아서 좋다. 하지만 순발력을 요하고, 인간 김수미의 치부를 보여줘야 한다”며 웃었다. 또한 “신동엽이 현재 14개의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내가 더 많이 해서 신동엽을 누르고 싶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어 “제일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SBS ‘동물농장’이다. 신동엽 자리를 뺏고 싶다. 신동엽은 최고의 라이벌”이라며 예능인의 면모를 보였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