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낭자보다 꽃도령”…미색으로 여심 홀린 사극로맨스 속 ‘족자男’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조선로코-녹두전’의 장동윤(왼쪽부터), 강태오와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의 김민재, 변우석, 박지훈. /사진제공=조선로코녹두전문화산업전문회사, JP E&M

재기 발랄한 청춘 사극 로맨스가 안방극장에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기품 있는 규수와는 거리가 먼 말괄량이 여주인공, 무뚝뚝한 듯해도 은근히 다정한 도령 캐릭터로 이뤄진 사극 로맨스의 구조는 전형적이지만 많은 시청자들에게 여전히 통하는 공식이다. 방영 중인 사극 로맨스 두 편인 KBS2 ‘조선로코-녹두전’과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역시 이 공식을 따르고 있다. 기존 사극 로맨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여자 캐릭터보다 아름다운 남자 캐릭터들이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로코-녹두전’에서 장동윤은 가족이 살해당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여장을 해 과부촌에 들어간 전녹두를 연기하고 있다. 방영 전부터 여자보다 예쁜 장동윤의 모습이 담긴 스틸컷과 포스터가화제를 모으며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드높였다. 장동윤은 방영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외적인 부분은 살 빼는 것 말고는 많이 할 게 없었다”며 “분장팀에서 수고를 많이 해주셨다”고 말했다.

미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쪽진 머리에 옥비녀를 꽂은 장동윤의 모습은 영락없이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다.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얇게 내는 목소리 톤도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드는 요소. 여장한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봐 계곡물에 뛰어들고 사람들 앞에서 도령에게 입을 맞추며 사랑 고백을 하는 모습은 폭소를 자아낸다. 하지만 저고리 속에는 남성미를 자랑하는 탄탄한 근육이 숨겨져 있다. 저고리를 풀어헤치고 계곡 바위 위에서 부채춤을 추거나 상체를 드러낸 상태로 동동주(김소현 분)에게 고백하는 장면은 아찔할 만큼 매혹적이다.

지고지순 동주바라기 차율무 역의 강태오 역시 ‘심쿵 유발’ 비주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고운 심성을 가진 ‘조선 요섹남’으로만 그려졌던 차율무가 능양군(훗날 인조)임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토록 선했던 차율무가 광기 어린 눈빛을 하고 용상에 대한 야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180도 달라지는 강태오의 연기에 시청자의 호평이 쏟아졌다. 더욱이 전녹두는 현재 임금(광해, 정준호 분)의 숨겨진 아들. 이에 동동주를 사이에 둔 전녹두와 차율무의 삼각 로맨스뿐 아니라 휘말릴 수밖에 없는 권력 다툼까지 두 사람의 갈등은 심화될 전망이다.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에서도 여성보다 아리따운 남성 캐릭터들의 ‘미색 잔치’가 벌어진다. 극 중 매파당인 ‘꽃파당’의 매파 3인방 김민재, 박지훈, 변우석이 그 주인공. 김민재가 연기하는 마훈은 ‘츤데레’ 남자주인공의 정석을 따르는 캐릭터다. 김민재의 굵직하고 낮은 톤의 목소리는 여심을 홀리는 매력 포인트. 혼인날 사라져버린 낭군 이수(서지훈 분) 때문에 손가락질 받게 된 개똥(공승연 분)이를 마훈은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이수가 왕이 된 사실을 모르는 개똥은 이유도 모른 채 목숨을 위협받게 됐다. 이에 마훈은 꽃파당에 개똥의 거처를 마련해주고 그를 보호해줬다. 이수가 찾아와 다시 혼사를 추진해달라고 부탁하자 마훈은 개똥의 안전을 위해선 그것이 최선이라 여기고 자신의 마음을 숨긴 채 ‘개똥이 규수 만들기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하지만 개똥은 까진 발을 손수건으로 감싸주고 자신에게 ‘윤수연’이라는 이름을 선물해 준 마훈을 연모하게 됐다. 마훈의 은근한 다정함은 시청자들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참지 못하는 재채기처럼 삐져나오는 마음을 숨기지 못한 마훈은 지난 방송에서 개똥의 진심을 깨닫고 입을 맞췄다. 맞닿은 마훈과 개똥의 연심이 무사히 인연의 매듭으로 묶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지훈은 꽃파당의 재간둥이 이미지 컨설턴트 고영수를 맡아 깜찍하고 발랄한 매력을 뽐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수가 꽃파당에서 꽃단장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다른 캐릭터들보다 화려한 의상과 장신구를 걸쳐 시선을 사로잡는다. 신상이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귀여움도 영수의 매력포인트. 아역 출신인 박지훈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튼튼히 받치고 있다. 영수와 개똥의 티격태격 케미는 웃음을 선사한다. 꽃파당에서 매파로 일하겠다는 개똥에게 석 달이면 잘릴 거라는 의미에서 ‘석달이’라는 별명을 붙인 고영수. 얼핏 보기에 영수와 개똥은 고양이와 개처럼 상극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죽이 척척 맞는다. 또한 고생하느라 거칠어진 개똥의 손을 닦아주며 “성실한 손”이라고 말하고, 화장부터 의상까지 개똥을 규수로 변신시켜주는 영수의 다정함에 여심은 사르르 녹아내린다.

꽃파당의 한량 정보꾼 도준 역의 변우석이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도포를 휘날리는 모습은 마치 족자에 튀어나온 듯한 남신을 연상시킨다. 이에 변우석은 ‘도준+디오니소스’라는 의미로 ‘도주니소스’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도준은 어머니에 대한 깊은 상처를 안고 있었던 인물. 그의 슬픈 눈빛은 여성 시청자들의 모성애마저 자극한다. 게다가 한양의 모든 걸 꿰뚫고 있어도 정작 자신의 마음은 단번에 알아차리지 못하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포인트. 그의 마음이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야심 가득한 규수 강지화(고원희 분)다. 지난 방송에서 강지화는 도준의 거짓말로 인해 그를 왕이라고 여기게 됐고 함께 도자기를 빚다가 진한 입맞춤까지 나눴다. 가장 높은 자리를 꿈꾸는 강지화와 한량으로 살아온 도준이 욕심과 트라우마를 떨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수려한 외모, 연기력을 겸비한 청춘 꽃도령들의 활약은 두 드라마의 유쾌한 스토리에 녹아들면서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다. ‘썸’을 넘어 본격적으로 시작될 로맨스와 얽히고설킨 과거 사연까지 중반을 넘어서는 드라마의 2막이 더욱 기대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