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타지옥’→ ‘검사내전’ 안은진 “1년 새 드라마 다섯 편…쉼 없이 연기하니 행복하죠”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지난 16일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인터뷰를 위해 서울 중림동 한경 텐아시아를 찾은 배우 안은진./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은진은 연극, 뮤지컬 등 공연 관객들 사이에서 노래와 춤, 연기 잘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안방극장에 데뷔한 것은 불과 1년 전. 그새 ‘라이프’ ‘빙의’ ‘국민 여러분’ ‘타인은 지옥이다’에 출연했고, 올겨울 방송 예정인 JTBC 드라마 ‘검사내전’을 촬영 중이다. 최근 종영한 OCN ‘타인은 지옥이다’에서는 살인자들이 살고 있는 ‘에덴 고시원’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분투하는 소정화 순경 역으로 극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검사내전’ 촬영지인 통영까지 오가는 강행군에도 “연기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제일 즐겁다”라는 안은진을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10. ‘타인은 지옥이다'(타지옥)는 본방사수 했나? 어떻게 봤나?
안은진: 당연히 본방사수 했다. 토·일요일엔 무조건 일찍 집에 들어갔다. 첫방과 막방은 ‘타지옥’ 팀들과 함께 봤다. 다들 ‘재미있게 찍었는데 무섭게 나왔다’고 했다.

10.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안은진: 원작에 없는 새로운 역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디션을 봤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이것저것 다 보여 드렸다. 내 생각엔 나름 치열했던 것 같다. 확인은 안 됐지만 하하.

10. 소정화는 일반적인 순경과는 다른 분위기다. 어떤 준비를 했고, 어디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나?
안은진: 처음에 1, 2회 대본을 받았을 땐 소정화가 열혈 순경이라고만 생각했다.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들어갔는데 감독님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냥 평범한 순경이라고, 늘상 자기 일 하던 사람이라고 하셨다. 그때까지도 헷갈렸는데 깨우치게 된 계기가 있다. 엄마 덕분이다.

10. 엄마 덕분이라니?
안은진: 당시에 엄마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연락을 받고 집에 갔더니 순경 한 분이 계셨다. 우리 가족은 급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데 그분은 그저 태평하게 물어보고 차분하게 이야기했다. 급한 상황인데도 순간적으로 ‘아,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경찰서까지 갔는데 형사들도 내가 출연하고 있던 KBS2 ‘국민여러분’의 형사들과 비슷하게 행동했다. 비싸게 연기 수업할 필요가 없겠다 싶었다.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다행히도 보이스피싱 했던 사람을 잡고 돈도 돌려받았다. 형사들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웃음)

10. 연기하는 데 특별히 힘든 건 없었나?
안은진: 생각해보면 딱히 힘들진 않았던 것 같다. 초반에 캐릭터를 잡느라 하루 이틀 고민했지만 감독님 말대로 하면서 금방 적응했다.

10.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나? 부족했던 게 있었다면?
안은진: 초반엔 처음 뵙는 분들도 많고 캐릭터도 잘 못 잡아서 연기하기가 편하지만은 않았다. 그런 불편함이 TV에서도 보였다. 하지만 감독님, 배우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금방 극복했다.

10.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다 모인 작품이다. 함께 연기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안은진: 무대에서나 TV에서나 함께한 선배들 모두 ‘한 연기’ 하는 분들이었다. 늘 그랬지만 언제나처럼 편안했다. 상대 배우들이 편하게 연기를 하니 나 또한 편안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

10. 임시완, 이동욱과의 호흡은 어땠나?
안은진: 임시완 오빠는 나랑 개그감이 잘 맞았다. 카메라가 안 돌아갈 땐 허무개그 같은 걸 하면서 놀았다. 장난치면서 친해졌다. 이동욱 오빠는 처음에 굉장히 어색했다. 겉으로 풍기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그 차가워 보이는 듯한 얼굴에서 나오는 유머 감각이 남다르다. (웃음) 무엇보다 연기할 때 ‘이렇게 하면 불편할 것 같지? 그럼 이렇게 할게’ 라며 항상 배려해주셨다.

10. 이정은도 과거 연극 무대에 있었다. 친분은 없었나?
안은진: 이현욱, 이중옥 선배와는 함께 공연한 적이 있지만 이정은 선배와는 없다. 하지만 한 다리 건너 다 아는 사이라 처음 만났을 때 하나도 안 어색했다. 이정은 선배가 처음 만났을 때 “너도 공연하고 왔지”라고 하셨다. (웃음)

10. 드라마 속 인물들처럼 고시원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나?
안은진: 대학 때 공연 때문에 고시텔에서 3개월 정도 살아본 적이 있다.

10. 타인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나?
안은진: 전혀 없었다. 내내 부모님이랑 살다가 처음으로 혼자 살아봤는데 너무 자유로웠다. 하하. 그리고 집에서 학교까지 1시간 정도 걸렸는데 그 부분에서 힘들지 않아 좋았다. 건강할 때라 술도 많이 마셨고 즐거웠다.

‘타인은 지옥이다’ 안은진./ 사진제공=OCN

10. 맨 처음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안은진: 중3 때까지 ‘내 장래희망은 뭐지?’를 고민했다. 그러다 학교에서 다 같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 ‘이거다’ 싶었다. 2시간 동안 배우들이 노래하고 연기하는 모습에 푹 빠져서 ‘이걸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고2 때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주간 워크샵을 하는 프로그램에 지원해 참여했고, 한예종 연기과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앙상블로 데뷔했다. 공연을 병행하면서 학교를 좀 오래 다녔다. (웃음)

10. 공연계에선 이미 연기 잘하는 젊은 배우로 유명했다. 안방에 데뷔한 지는 이제 1년 됐는데 꽤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안은진: 그렇다. 웹드라마 ‘숫처녀 계숙자’와 넷플릭스의 ‘킹덤’을 찍었는데 촬영하는 게 너무 재미있었다. 공연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고 운이 좋게도 ‘라이프’ ‘빙의’ ‘국민 여러분’ ‘타인은 지옥이다’, 그리고 ‘검사내전’까지 쉼 없이 출연해 연기할 수 있었다. 감사할 따름이다.

10. 중3 이전에는 전혀 하고 싶은 일이 없었나?
안은진: 뭘 해야겠다고 마음 먹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어렸을 때부터 노래와 춤을 좋아했다. 방과 후 수업이었나··· 댄스 동아리 같은 것도 했고 중고등 학교 땐 방송반에서 활동했다. 이쪽으로 이래저래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10. 공연계에서도 노래 잘하고 춤 잘 추는 걸로 유명했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나?
안은진: 걸그룹을 되게 좋아한다. 요즘은 Mnet ‘퀸덤’을 보면서 (여자)아이들에 푹 빠졌다. 오마이걸도 너무 좋다.

10. 배우로 사는 것에 만족하나?
안은진: 너무너무 만족한다.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10.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안은진: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려고 한다. 서점에 가고 커피도 마시고 되는 대로 글을 쓴다.

10.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걸 좋아하나?
안은진: 그렇다고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 건 아니다. 하하. 그냥 그때그때 끄적거린다. 매년 다이어리를 사서 이런저런 글을 쓴다. 연말에 한해를 돌아보고 글로 정리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그래서 12월이 좋다. 새 다이어리도 나온다. (웃음)

10.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안은진: ‘타인은 지옥이다’의 소정화와 비슷하다. 수더분하고 밝은 편이다.

10. 술도 잘하나?
안은진: 요즘엔 막걸리가 좋다. 두 병 정도 마시는 것 같다. (웃음) 한국 술이 잘 받는다고 생각했다.

10.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배우가 있다면?
안은진: 늘 영향을 받고 있다. 길해연 선배님을 보면서 ‘나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라고 늘 생각한다. 최근에 연극 ‘미저리’를 봤다. 언제나 너무 예쁘고 활력이 넘치신다. 선배님과 두 작품을 함께 했는데 만날 때마다 ‘좋아한다’고 매달렸다.

10. 어떤 작품에 출연하고 싶나?
안은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통의 연애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로맨틱 코미디도 좋다. 나는 내가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코미디를 잘 할 것 같다. 사람들 웃기는 걸 좋아한다.

10. 그럼 예능도 잘하겠다. 출연하고 싶은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안은진: 처음엔 낯가림이 좀 심해서 벙어리처럼 있을 것 같다. 하하. 자신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 출연하고 싶다. 나은이랑 건우가 너무 귀엽다. 실제로 꼭 만나보고 싶다.

10. 의외다. ‘슈돌’은 결혼하고 아이랑 출연해야 하는데. 또 평소에 하고 싶었던 예능은 없나?
안은진: 주변에서 잘 먹고 맛있게 먹는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 먹방도 괜찮을 것 같다. 아! ‘짠내투어’에 출연하면 잘 할 것 같다. 공연할 때 배낭여행 경험이 꽤 있다. 2년 전에는 300만 원으로 4주 동안 유럽여행을 했다. 이탈리아 기차 안에서 한국에서 가져간 단백질 셰이크를 먹고, 에펠탑 앞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본 적도 있다. 빵값 아껴서 맥주 사 먹었다. (웃음) 서러웠지만 나름대로 노하우가 많이 생겼다.

배우 안은진이 “보통의 연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쉴 땐 주로 뭘 하나?
안은진: 공연을 본다. 아무래도 동료들이 무대에 있다 보니 작품을 자주 보게 된다. 이달에도 다섯 편이나 봤다. 여전히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늘 관심을 가지고 있다.

10. 다음 작품은 이선균, 정려원이 출연하는 ‘검사내전’이다. 어떻게 합류했나?
안은진: ‘타인은 지옥이다’를 찍기 전에 올해 2월부터 오디션을 봤다. 두 달에 한 번씩 총 4번을 보고 출연하게 됐다.

10. 어떤 역할을 맡았나?
안은진: 검사들이 있는 방에서 근무하는 실무관을 맡았다. 실무관은 검찰 내에서 유일하게 공무원이 아니라 고용된 사람이라더라. ‘타인은 지옥이다’의 소정화와는 완전히 다른 캐릭터다. 불필요한 말은 안 하고 그러던지 말든지 내 일만 하는 약간 4차원이다.

10. 정려원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안은진: 남녀를 떠나서 예쁘거나 멋있는 분을 보면 덕질의 마음을 갖게 된다. 정려원 선배에게는 주인공의 포스가 느껴진다. 선배가 촬영장에 나타나면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 나뿐만 아니라 단역 배우들, 스태프들까지 한 분 한 분 다 챙기신다. 나라면 연기하기 바쁠 텐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선배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10. 주연 욕심은 없나?
안은진: 솔직히 말하면 있다. 주연으로서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표현해야 하는 것을 다 해보고 싶다. 자유롭게 내 연기를 하고 조율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

10.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안은진: 사실 자신감은 그때그때 다르게 나타나는데 자존감이 낮은 편은 아니다. 자신감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10.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안은진: 딱 하나다. 아주 길게 가고 싶다. (웃음)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