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같은 미소만 기억할게”…故 설리, 오늘(17일) 발인 (종합)

[텐아시아=우빈 기자]
설리,에스티로더

가수 겸 배우 설리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가 17일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인간 복숭아’. 대중이 기억하고 있는 설리다. 설리는 복숭아처럼 사랑스럽고 싱그러운 미소를 가진 아이였다. 설리의 말과 행동은 늘 관심을 받았고, 특별한 것이 없어도 시선을 잡아끄는 천생 연예인이었다. 스물다섯 꽃다운 나이에 하늘로 간 설리는 대중의 기억 속에 영원한 복숭아로 남게 됐다.

이날 오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식에서 유가족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직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빈소 및 모든 장례 절차를 비공개로 했으나, 설리를 사랑했던 팬들이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지난 15~16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7호에 별도의 조문 장소를 마련했다.

장례 기간 빈소에는 동료 가수와 배우들이 조문해 슬픔을 함께했다. 에프엑스로 함께 활동했던 엠버와 빅토리아는 미국과 중국에서 활동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했다. SNS로 설리를 추모하는 동료들의 글도 이어졌다. 절친한 사이로 유명했던 그룹 카라 출신의 구하라와 강지영, 박규리, 윤종신 등과 배우 구혜선, 유아인, 신현준, 안재현, 권민아 등 비보를 접한 연예인들이 설리를 추억했다.

설리는 지난 14일 자택인 성남시 수정구 심곡동의 전원주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설리의 매니저는 전날 오후 설리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로 연락이 되지 않자 이날 설리의 집을 방문했다가 쓰러진 설리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설리의 사망 소식에 팬들은 물론 대중들도 충격에 빠졌다. 하루 전까지 인스타그램으로 활발히 소통했던 그였기에 설리의 비보는 슬픔 그 자체였다. 팬들은 설리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해 추모 댓글을 이어갔다. 팬들은 ‘예뻤던 너의 미소만 기억할게’ ‘어떤 선택이든 지금은 행복하고 편안하길’ ‘이제 널 괴롭히는 건 없어. 행복만 남았어’ ‘ 힘든 세상 사느라 고생했어’ 등으로 설리를 위해 기도했다. 해외 팬들 역시 ‘편하게 쉬어 설리’ ‘너를 오래 기억할 거야’ 등의 댓글을 남기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설리 사랑해’가 올랐다. 설리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빛내주고 싶은 팬들이 계획한 인사였다.

설리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를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한 그는 2009년 그룹 에프엑스((f(x)) 멤버로 데뷔해 ‘라차타 (LA chA TA)’ ‘핫 써머(Hot Summer)’ ‘피노키오’ ‘NU 예삐오 (NU ABO)’ ‘레드 라이트(Red Light)’ ‘첫 사랑니 (Rum Pum Pum Pum)’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했다. 하지만 설리의 연예 활동은 순탄치 않았다. 설리는 각종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렸고, 결국 2014년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며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듬해 8월 연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그룹에서 탈퇴했다.

또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패션왕’ ‘리얼’에 출연하며 배우로서 입지도 다졌다. 올해는 JTBC2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 MC로 출연하며 다재다능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특히 설리는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던 시기 ‘여성의 노브라 권리’를 주장해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 설리는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을 자주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여성의 속옷 착용 여부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사람들을 향해 “브래지어는 건강에도 좋지 않고 액세서리일 뿐”이라며 “시선강간이 더 싫다”며 소신을 밝혔다.

설리의 당당한 모습은 외신들이 주목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설리는 보수적인 한국 연예계에서 다소 논쟁적 인물이었다”고 소개했다. 미국 연예 주간지 피플은 “설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내내 자신의 페미니스트적 이상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고 빌보드는 설리를 (스타들이) 조용히 있을 것을 선호하는 산업에서 말을 했던 K팝 스타로 정의했다. 빌보드는 “설리는 K팝 스타들, 특히 여성들이 대중의 큰 반발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완전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떠났다”며 “거리낌 없고 자신만만한 설리의 생활방식은 한국 연예인들이 암묵적으로 지켜야 했던 엄격한 전통과 잣대를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설리를 ‘페미니스트 파이터'(a feminist fighter)라고 했다. AP통신 역시 “설리는 매우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스트적 목소리를 내고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유명한 몇 안 되는 여성 엔터테이너였다”고 보도했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