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두번할까요’, 코미디로 버무린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

[텐아시아=박창기 기자]

영화 ‘두번할까요’ 포스터.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하나부터 열까지 맞는 거라곤 하나도 없는 현우(권상우 분)와 선영(이정현 분). 눈만 마주쳤다 하면 싸우기 바쁘다. 하루가 멀다 하고 티격태격하는 일상에 지친 현우는 선영에게 이혼서류를 내민다. 이에 선영은 한 술 더 떠서 듣도 보도 못한 이혼식을 제안한다. 이혼식을 하지 않으면 이혼을 하지 않겠다면서···. 현우는 울며 겨자먹기로 선영의 말대로 하기로 한다. 지인들이 참석한 이혼식은 결혼식장을 방불케 한다. 그렇게 두 사람의 이혼식은 지인들의 불편한 시선에서 요란하게 마무리됐다.

6개월 후. 속옷 회사의 과장으로 일하는 현우는 꿈꿔왔던 싱글라이프를 즐긴다. 회사에선 동료들에게 인정받으며 현재의 삶에 큰 만족감을 느낀다. 그렇게 여유로운 일상이 지속될 줄 알았다. 이혼식을 마치고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선영은 귀국하기가 무섭게 접촉사고를 낸다. 남자 차주와 잘잘못을 따지며 싸우던 상황에서 기억이 나는 사람이라곤 현우 뿐이다. 결국 선영은 현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간신히 사건을 마무리하고 집에 도착한 선영은 접촉사고의 여파인지 다리가 후들거리고 팔에 힘이 없다. 병원에 가니 인대가 늘어났다고 한다. 선영은 한 손에 깁스를 하고 생활하지만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선영이 신경쓰였던 현우는 집 청소부터 빨래까지 도맡아 도와준다.

선영은 이혼 후 잊고 지냈던 현우의 빈 자리를 느끼며, 그와 이혼한 것을 후회한다. 점점 현우를 찾는 일이 많아진 선영은 그에게 다시 합쳐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한다. 하지만 현우는 선영의 제안을 매몰차게 거절한다. 현우에게 거절당한 상실감에 한강을 찾은 선영은 강아지를 산책시키러 나온 수의사 상철(이종혁 분)을 만나게 된다.

한편 현우는 회사의 온라인 게시판에 계속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진상 손님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그는 직접 합의하기 위해 진상 손님의 주소를 알아내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도착한 곳은 한 동물병원. 그곳에 들어서자 익숙한 얼굴이 눈에 띈다. 고등학교 동창 상철이다. 진상 손님의 정체가 상철임을 알게 된 현우는 그동안의 오해를 해명하며 회포를 푼다.

며칠 뒤 현우는 상철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다. 술집에서 만난 상철의 입에서 나온 말은 다름 아닌 연애상담. 최근 들어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현우는 긍정적인 조언을 건네며 상철에게 용기를 심어준다. 하지만 상철이 좋아하는 여자의 정체를 알게 된 현우는 충격에 빠진다. 다름 아닌 선영이다. 세 사람은 원치 않은 삼각관계에 놓이며 얽히고 설키기 시작한다.

‘두번할까요’ 스틸컷.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두번할까요’는 이혼부터 재혼까지 부부의 만남과 이별을 유쾌하게 풀었다. 기존에 다뤘던 코미디와 달리 이혼식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이 흥미롭다. 또한 망가짐도 서슴치 않는 배우들의 열연이 극에 몰입감을 더했다. 특히 권상우가 눈물, 콧물 다 빼며 이정현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관람 포인트는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15년 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권상우와 이종혁의 현실 케미다. 두 사람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를 선보이며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의 한 장면을 재연했다. ‘말죽거리 잔혹사’를 촬영할 때 4년 차 배우였던 권상우와 상업영화가 처음이었던 이종혁은 이제 중견 배우가 됐다. 한층 성숙해진 이들의 연기가 웃음과 향수를 동시에 선사한다.

이정현의 색다른 연기 변신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스 코미디에 처음 도전한 그는 기존의 어둡고 슬픈 이미지와 달리 엉뚱하면서도 당당한 연기를 펼쳤다. 또한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성동일, 정상훈, 김현숙 등 명품 조연들의 연기는 극을 풍성하게 했다.

다만 권상우와 이정현의 이야기를 이혼한 시점을 중점적으로 다루다 보니 두 사람의 결혼 생활에 대한 설명이 없어 공감하기가 쉽지 않다. 이혼식이라는 독특한 설정은 신선했지만,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 점도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이혼과 재혼을 소재로 펼치는 배우들의 열연과 시너지는 자칫 유치할 수 있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오는 17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