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아이유가 사랑했던 뮤즈, 故 설리

[텐아시아=우빈 기자]

가수 겸 배우 아이유(왼쪽)와 고(故) 설리. / 사진=텐아시아DB

가수 겸 배우 설리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가수 아이유의 노래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아이유의 음악 중 설리가 뮤즈가 된 노래가 여러 곡이기 때문이다. 설리와 아이유는 두 사람의 팬이라면 모두가 아는 절친이지만, 아이유의 가사를 보면 두 사람은 우정 이상의 마음을 나누며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고 이해해준 애틋한 사이였음을 알 수 있다.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와 공유했던 마음을 다 알 순 없지만, 고(故) 설리를 추모하며 아이유의 가사 속 설리를 찾아봤다.

아이유의 노래 중 ‘설리 헌정곡’으로 가장 유명한 노래는 ‘복숭아’다. ‘복숭아’는 아이유가 2012년 발매한 싱글 ‘스무살의 봄’에 수록됐다. 이 곡은 아이유가 ‘설리를 생각하며 만든 곡’으로 널리 알려졌다. 하얀 얼굴과 분홍빛 볼, 사랑스러운 미모의 설리는 2008년 그룹 에프엑스(f(x))로 데뷔한 후 ‘복숭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사진=아이유의 ‘복숭아’ 티저 영상

아이유는 인터뷰를 통해 “다시 태어난다면 되고 싶은 사람은 설리다. 컴퓨터에 예쁜 연예인 폴더가 있는데 거기에 제일 많은 사진이 설리다. 우리나라 여자 연예인 중 설리가 가장 예쁘다”며 설리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냈다. 설리에 대한 아이유의 애정은 ‘복숭아’ 가사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꾸 눈이 가네 하얀 그 얼굴에/ 질리지도 않아 넌 왜’ ‘슬쩍 웃어줄 땐 나 정말 미치겠네/ 어쩜 그리 예뻐 babe’ ‘뭐랄까 이 기분/ 널 보면 마음이 저려오네 뻐근하게’ ‘오 어떤 단어로 널 설명할 수 있을까/ 아마 이 세상 말론 모자라’ ‘가만 서 있기만 해도 예쁜 그 다리로/ 내게로 걸어와 안아주는 너는너는너’

설리 역시 아이유가 써준 노래를 방송에서 언급했다. 설리는 “아이유가 내게 ‘널 위한 곡이 나올 거야’라고 예고했는데 ‘복숭아’였다. 가사에 내 칭찬밖에 없더라”고 자랑했다. 어린 나이의 설리가 악성 댓글로 고통받을 때도 아이유는 예쁜 가사로 그를 위로했다.

사진=아이유와 설리의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유의 눈에는 설리의 예쁨만 들어온 게 아니었다. 아이유는 설리의 아름다움 속 고통도 들여다보고 만져줬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노래는 아이유가 2015년 발매한 네 번째 미니앨범 ‘챗-샤이어(CHAT-SHIRE)’에 수록된 ‘레드퀸’이다.

아이유는 “‘레드퀸’은 모두가 미워하는 그 여자에 대한 곡이다. 근데 우리 모두가 미워하는 그 여자의 예뻤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다. 사람이 처음부터 그걸 가지고 태어나지 않잖아. 살면서 변하는 거지”라며 “다 결국에 이렇게 부딪혀 만들어져 ‘나’라는 게 있는 거다. 붉은 여왕이 진짜 나쁘다면 그건 또 그렇게 만든 사람도 분명히 있을 거다. 그 사람 혼자서 그렇게 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래서 쓴 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 하는 이야긴데 이 곡의 모티브가 된 그림이 있다. 그 그림은 아직 공개되진 않았고 앨범에 들어가 있는 곡인데 벽에 그림 붙여놓고 내가 입술을 맞대고 있는 사진이 있다. 그 그림은 내 친구 설리가 그려준 그림이다. 그냥 설리 집에 놀러갔다가 ‘우와, 이 그림 좋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가사가 있는데 그 가사의 그 여자 같아’라고 해서 그 그림을 빌려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레드퀸’의 모티브가 된 그림은 설리가 직접 그린 것으로, 제목은 ‘자화상’이다.

‘오 가엾어라 그 여자/ 모두가 무서워해 그 여자/ 당신이 아는 그 여자/ 모두가 미워하는 그 여자’ ‘그 여자의 붉은 머리/ 그보다 붉어 생채기 난 어디/ 눈에 가늘게 선 핏발이/ 누가 그 이유를 물어 주려나/ 저기 왜 화를 내나요/ 저기요 왜 악을 쓰나요/ 슬픈 그 여자의 붉은 머리/ 그 보다 더 더 더 더 더 더 붉은 어디’ ‘웃음이 예쁜 그 여자/ 모두가 예뻐라 해 그 여자/ 당신도 알지 그 여자/ 모두가 사랑하는 그 여자’

사진=설리 인스타그램

설리는 아이유의 ‘레드퀸’을 사랑했다. 설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도저히 안 사랑할 수 없다. 아이유 사랑해요. 나는 모든 곡 다 좋지만 ‘레드퀸’이 제일 좋다. 어쩔 수 없다. 그녀를 사랑해야 한다”고 콕 집어 말하기도 했다.

설리의 팬들은 ‘복숭아’를 들으며 설리를 추모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복숭아’에도 설리를 애도하는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국내 여러 차트에도 ‘복숭아’가 재진입했다. 박명수도 오늘(15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설리를 추모하며 ‘복숭아’를 선곡했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며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했던 아이유와 설리. 이제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팬들의 기억 속에는 풍부한 감수성과 또렷한 색깔을 가진 재능 있는 아티스트 조합으로 뚜렷이 남을 것이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