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실의 어장관리 vs 은성의 어장관리

미실의 어장관리
애인은 호다함, 아니 사다함이었다. 그러나 혼인은 세종과 했고 모신 것은 진흥대제였으며 정부는 설원랑, 어쩌다보니 진지왕의 아이도 낳았다. 아들인 하종과 보종, 남동생 미생, 조카 대남보까지 잠시라도 틈을 주면 잔머리 굴리고 사고나 치는 사내들을 다스리기 위해 미실이 택한 것은 채찍과 당근 작전. 눈물 쏙 빠지게 다그친 뒤에는 따로따로 찾아가 우쭈쭈쭈해주며 오히려 상대가 자책하게 하거나 더욱 굳은 충성을 다짐하게 만드는 스킬은 진정한 고수만이 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무차별적으로 유혹하는 살인 윙크 기술을 더해 어장관리의 새 역사를 쓰고 있으니 어긔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

은성의 어장관리
치어는 취급하지 않는다. 오로지 대어만을 관리한다. ‘키다리 아저씨’ 준세에게는 “고마워요. 미안해요. 괜찮아요”라는 마법의 세 마디로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받은 뒤 아름답게 정리하고, ‘진성식품 구준표’ 선우환에게는 “용서 못해! 돈 갚아요. 할머니는?” 이라는 애증의 3주제로 붙들어 놓았다가 결정적인 순간 낚아챈다. 한번 어장에 들어온 고기에게는 겨우 목숨을 부지할 정도의 사료만을 주며 희망고문으로 조련하는 것이 은성의 작전으로, 그 결과 낚은 것이 8년간 승미를 어장관리해온 선우환이라는 사실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인생의 평범한 진리를 보여준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