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멜로가 체질’ 한지은 “”연기 9년 만의 첫 주연…한주의 매력에 푹 빠졌죠”

[텐아시아=우빈 기자]


지난달 28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황한주 역을 연기한 배우 한지은.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톱스타는 아니지만 차근차근 올라가고 성장하는 배우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요. 이런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 희망적으로 비쳤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은 배우 한지은의 말이다. 한지은은 여덟 살 아들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자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 PD인 황한주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10년 영화 ‘귀’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영화 ‘리얼’ ‘창궐’과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등으로 얼굴을 조금씩 알려왔다. 단역부터 조연, 주연까지 한 계단 한계단 올라온 한지은은 ‘멜로가 체질’을 발판 삼아 더 좋은 배우, 더 좋은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한지은을 텐아시아 인터류 룸에서 만났다.

10. ‘멜로가 체질’이 9년 만에 첫 주연을 맡은 드라마였다. 무사히 잘 끝낸 기분은? 
한지은 : 너무 좋다. 하고 싶었던 작품에 원했던 역할로 연기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너무 좋았다. 오디션을 봤는데 한주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해 참여했다. 시놉시스 내용을 바탕으로 한주를 해석해서 가지고 갔다. 순수하면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이지만 타인의 눈에는 그 부지런함과 열정이 엉뚱하게 느껴지는 포인트라고 생각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

10. 스스로가 느낀 한주의 매력은?
한지은 :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 한주 이야기의 끝이 어떨지 궁금했다. 초반에 대본을 읽는데 다른 인물에 비해 한주만 예측이 안 됐다. 결말을 굉장히 기대하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그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10. 본인의 어떤 점이 이병헌 감독으로 하여금 캐스팅하게 했을까?
한지은 : 왜 나를 선택했는지 물어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팅 때 감독님이 내 연기를 보고 감독님이 생각한 한주와 흡사하게 해석을 잘 해왔다고 하셨다. 복합적인 상황과 감정 선이 있는 인물이라 어렵다고 생각한 캐릭터였는데, 그런 점들을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잘 풀어낸 것 같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10. 황한주는 여덟 살 아들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자 워킹맘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직업과 인물이 아닌데 캐릭터 연구는 어떻게 했나? 
한지은 : 한주가 워킹맘이자 싱글맘이기 때문에 나에게도 큰 숙제였다. 자연스럽게 모성이 묻어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극 중 아들과 비슷한 자녀를 둔 어머니를 수소문해서 많이 여쭤봤다. 이야기를 듣고 지켜본 것들이 감정 선을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실제로 PPL 마케팅을 하시는 분을 만나서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정말 극한 직업이더라. 그분이 ‘우리는 웃으면서 부탁만 해야 하는 직업이에요’라고 하셨는데 굉장히 많은 공감이 가서 그 말을 마음속에 새긴 채 연기를 했다. 특히 아이와 있을 때, 친구들과 있을 때, 일 할 때 모두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을 주려고 스타일링에 신경을 많이 썼다. 수수하고 꾸민 듯 꾸미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10. 캐릭터의 성격, 주변 인물과의 관계 등 여러 방면에서 연구를 철저히 한 모습이다. 한주에 완전히 몰입한 것 같은데.
한지은 : 웬만하면 한주로 살기 위해 노력을 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찍으면서 중간에 허하고 외롭다는 기분을 느꼈다. 나도 모르게 한주에게 빠져든 것 같다. 캐릭터에 너무 빠져들면 연기에 부담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다르게 표현이 될 것 같아 대본에 충실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되더라. (웃음) 알게 모르게 한주가 머리와 마음에 자리 잡았나 보다. 놓은 줄 알았는데 놓지 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지은은 “안마의자 PPL 장면이 SNS에서 큰 화제다. 이쯤 되면 홍보모델을 시켜줘도 잘 할 것 같다”고 웃었다.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10. 드라마와 캐릭터에 애정이 커서 마지막 촬영이 아쉬웠을 것 같다.
한지은 : 내 첫 촬영이 은정(전여빈 분)이가 만든 다큐멘터리가 흥행에 성공해서 진주(천우희 분)와 셋이 극장에 나란히 서서 전광판을 보는 장면이었다. 마지막 촬영 전날인가 거의 마지막 촬영도 은정이가 소민(이주빈 분)을 대상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가 흥행해 극장에 가는 장면이었다. 같은 장소, 같은 자리 서 있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했다. 공기가 다르다고 해야 하나, 묘한 감정이 생겼다. 내가 한주를 정말 많이 좋아했고, 한주의 모습으로 지내려고 했던 걸 깨달으면서 ‘(배우로도 인간으로도) 성장했다’이런 느낌을 받았다.

10. 동료인 추재훈(공명 분)과 관계가 참 묘했다. 썸인듯 아닌듯 로맨스인듯 아닌듯 긴장감과 설렘이 공존했다. 결국 두 사람의 연애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
한지은 : 저도 진짜 궁금했다. 한주가 어느 순간부터 일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연애를 하긴 할까?’하는 생각을 했다. 재훈이와 중간 중간 미묘한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면 재훈이와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결국 두 사람의 로맨스가 이뤄지지 않아서 나도 시청자와 같이 아쉬웠다. 끝나고 돌아보니 그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엔딩이다. (웃음)

10. 천우희, 전여빈과 호흡은 어땠나?
한지은 : 진짜 최고다. 호흡은 완벽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사실 내가 배우를 하면서부터 마음이 잘 맞는 배우 친구를 얻고 싶다는 작은 소원이 있었다. 근데 이번에 소원이 이루어졌다. 셋이 색이 다 다른데 조화가 잘 된다. 서로 배려도 많이 하고 말하지 않아도 아껴주고 공감하는 마음이 있다. 현장에서도 함께 찍는 장면이 행복했다. ‘컷’하는 순간에도 계속 떠들 만큼 기분도 좋고 에너지도 좋았다. 원래 천우희, 전여빈 배우의 팬이었는데 친구로 함께 연기할 기회가 있고, 실제로 좋은 친구가 됐다는 게 정말 좋은 선물인 것 같다.

한지은은 “천우희, 전여빈과 자주 만나 공연도 보고 맛있는 것도 보고 이야기도 많이 나눈다. 한 번 만나면 집을 잘 안 간다”고 밝혔다. /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10. 시청자들에게 ‘청춘 공감 드라마의 탄생’이라는 호평을 얻었지만, 시청률은 1%로 저조했다. 
한지은 :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 시청률이다. 하지만 낮은 수치가 무색할 만큼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던 작품이다.  어딘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을 캐릭터들로 공감을 주고 위로를 준 작품이라 애정이 크다.

10. ‘멜로가 체질’ 시즌2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한지은 : 드라마 기사에 응원 댓글이나 개인 SNS로 따로 보내주신 메시지들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다 챙겨봤다. ‘이렇게 못 보내’라는 말들이 진짜 힘이 됐다. 배우들도 희망을 갖게 된다고 해야 하나. 사실 배우들은 시즌2를 원하고 있다. 같은 멤버들로 찍고 싶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웃음)

10. 2010년 공포영화 ‘귀’로 데뷔 후 단역에서 조연, 주연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올라온 경우다. 많은 무명 연기자와 연기 지망생들의 희망이 될 것 같은데.
한지은 : 배우 지망생 혹은 연기를 혼자 하고 계신 분들에게 저라는 존재가 힘이 되고 희망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저도 가진 것 없고 주변에 아무도 없이 계속 연기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를 보고 악착같이 버텨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감히 품고 있다. ‘멜로가 체질’ 이후에 제게 연기를 어떻게 시작했는지, 회사는 어떻게 들어갔는지, 단역에서 조연은 어떻게 맡았는지 등을 물어보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정답이 없는 일이지만 나도 그 간절함을 알기 때문에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10. 앞으로 계힉은?
한지은 :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다. 한주와 비슷한 캐릭터일지 아니면 다른 역일지는 모르겠다. 열심히 놀았으니 열심히 일 해야 한다. 지금 에너지 완충(완전 충전) 상태다. (웃음)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