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정규 8집 내는 넬 “인생에 스며드는 노래 되길”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10일 오후 8시 정규 8집 ‘COLORS IN BLACK’을 발매하는 밴드 넬의 이재경(왼쪽부터), 이정훈, 김종완, 정재원./ 사진제공=스페이스 보헤미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몇 번씩 보던 친구들을 점점 한 달에 한 번씩 보다가 이젠 일 년에 한두 번씩 보게 됐어요. 어렸을 때 스위스에서 살 땐 친구와 만나기 전에 ‘See you in five’라고 말하면서 자주 봤거든요. 지금보다 친구들을 훨씬 자주 봤던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쓰게 된 곡이 ‘오분 뒤에 봐’에요. ‘See you in five’를 한국어로 옮겼을 때 ‘오분 뒤에 봐’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

10일 오후 6시 약 3년만에 새 정규앨범 ‘COLORS IN BLACK(컬러스 인 블랙)’을 발매하는 밴드 넬의 김종완은 정규 8집의 타이틀곡 ‘오분 뒤에 봐’를 만든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넬은 이번 앨범을 만들기 위해 태국의 한 스튜디오를 빌려 음악 작업에만 몰두했다. 앨범 발매를 앞둔 지난 7일 서울 연남동의 한 카페에서 넬의 멤버들을 만났다.

“원래는 굉장히 어두운 앨범을 만들어보자고 1~2년 전쯤 멤버들에게 제안했어요. 저한테 암흑 같은 시기가 찾아왔거든요. 그러다 올 초에 태국의 스튜디오를 빌려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음악만 만들자고 얘기했죠. 작업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났어요. 어두운 감정 속에도 다양한 감정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마냥 어둠 속에 갇혀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나한테 찾아오는 어둠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았어요.”(김종완)

태국에서 순수한 감정이 차오르는 걸 느끼며 앨범 작업에 집중했다는 넬./ 사진제공=스페이스 보헤미안

이번 앨범에는 ‘오분 뒤에 봐’를 비롯해 ‘Cliche’ ‘일기오보’ ‘All This Fxxking Time’ ‘무흥’ ‘Slow Motion’ ‘A to Z’ ‘Love It When It Rains’ ‘꿈을 꾸는 꿈’ 등 아홉 곡이 담겼다. 이 중 ‘Cliche’가 타이틀곡 자리를 두고 ‘오분 뒤에 봐’와 경합했다고 한다. 아홉 곡을 모두 작사·작곡한 김종완은 ‘Cliche’에 대해 많이 아꼈던 곡이라고 털어놓았다.

“‘Cliche’는 쓴 지 오래된 곡이에요. 쉽게 발표하지 못하고 있었던 곡이었죠. 아끼는 곡이 생기면 앨범에 어떤 형태로든 발매하기 두려워지는 때가 있거든요. 제가 갖고 있는 생각만큼 곡이 잘 표현돼야 되는데 안 그러면 무서우니까요. 그래서 꽤 오랜 시간 갖고만 있었어요. 그런데 멤버들한테 들려주니 왜 아직도 안 내고 있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모든 수록곡은 저마다의 색깔을 갖고 있다. 태국에서 스무 곡 넘게 녹음했는데도 겹치는 노래는 넣지 말자고 생각해서였다. 김종완은 “이야기나 사운드가 트랙에서 트랙으로 이어지는 느낌은 예전보다 덜할 수 있다. 반면 듣는 사람에게 누군가 계속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대화체 형식의 가사를 주로 썼다”고 설명했다. 김종완 외에 공동 작곡자로 이름을 올린 멤버는 이정훈이 유일하다. 두 사람은 ‘무흥’을 같이 썼다. 수록된 전곡의 편곡은 다같이 했다.

“정훈이가 만드는 음악을 들어보면 설레는 것을 잘해요. 그걸 뺏아오자는 생각이 들었죠.(웃음) 그래서 정훈이가 갖고 있던 주제를 발전시키면서 멤버들과 함께 편곡했어요.”(이재경)
멤버들은 태국에서 음악 작업만 했던 경험이 신선한 영감을 줬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재경은 “순수한 음악 영감을 얻은 시기였고 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고 했다.

“태국에서 28일 정도 머물렀어요. 하루 정도를 빼고는 매일 최소 6시간씩은 작업했습니다. 다들 몸이 피곤함을 느낄 순 있어도 밝았어요. 작업하고 나선 밤에 맥주를 마시면서 만들었던 노래를 듣고 얘기하는 날들이 이어졌죠. 다들 순수하게 즐겼습니다. 그런 감정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어요.”(김종완)

김종완은 “이번 앨범을 통해 9곡을 듣는 시간 동안 다른 생각 없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기쁠 것 같다”며 “우리가 태국에서 느꼈던 순수한 감정을 듣는 사람들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했다.

넬은 올 연말에는 크리스마스 맞이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이재경은 “올해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방 투어도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누구나 인생에 쏙 들어오는 노래가 있잖아요. 노래가 나온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찾아서 듣게 되는 ‘인생곡’들 말이에요. ‘컬러스 인 블랙’에 실린 곡들도 인생에 스며들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이재경)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