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빅뱅에서도 솔로에서도 나 자신일 수 있다”(인터뷰)

SSJ_8606-1

태양을 단지 빅뱅의 멤버로만 규정지을 수 있을까? 그룹 안에서 똑같은 동작을 해도 유난히 돋보이는 멤버가 있다. 태양이 그랬다. 태양은 2008년 첫 솔로앨범 ‘핫(Hot)’을통해 빅뱅과 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소화해내며 일찌감치 솔로가수로서 면모를 보였다. 리드보컬이면서 동시에 출중한 댄스를 구사한 태양은 빅뱅에서 솔로가수로 가장 뚜렷한 재능을 보여준 존재였다. 혼자서도 무대를 꽉 차게 하는 파워풀한 노래와 퍼포먼스는 유승준, 비 등 남성 솔로가수 계보를 잇기에 충분했고, 동시대 팝의 트렌드를 소화해내는 것에 있어서는 선배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태양에게 있어서 빅뱅과 솔로의 차이점은 뭘까? 태양은 “빅뱅에서도 솔로에서도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차이점을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내년 정규 2집 발매를 앞두고 최근 선공개곡 ‘링가링가’를 발표한 태양과 11일 가진 라운드인터뷰에서 오고 간 이야기를 옮겼다.

Q. 약 3년 만에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태양: 이제는 결승선을 거의 코앞에 두고 있는 것 같다. ‘링가링가’를 기점으로 앨범 나올 시기가 임박을 했다. 정말 오랜 시간 준비를 해서 새 앨범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고지를 앞두고 있어서 속이 시원하다.

Q. 올해는 승리, 지드래곤의 솔로앨범이 차례로 나왔다. 태양의 솔로앨범이 제일 먼저 기획됐는데 결과적으로 가장 늦게 앨범이 나오게 됐다.
태양: 새 앨범 공개의 적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사실 앨범을 낼 준비는 오래 전에 끝났다. 하지만 나와 양현석 사장님, 그리고 회사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곡을 기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하고자 하는 음악에 대한 의지가 세지더라. ‘링가링가’가 앨범 발매의 물꼬를 터준 곡이다. 한 달 반쯤 전에 녹음을 한 곡이다. 이 곡을 들었을 때 드디어 앨범 발매 시기가 왔음을 느꼈다. 가장 마지막에 녹음된 곡이다.

Q. 승리, 지드래곤의 솔로앨범이 좋은 결과를 냈다. 선의의 경쟁 심리도 있을 것 같다.
태양: 바로 전 지용이 같은 경우 솔로앨범으로 너무 좋은 성과를 냈는데 그런 것이 나한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솔로활동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빅뱅이 아닌 다른 모습을 통해서 더 많은 팬들과 만나기 위함이다. 경쟁보다는 나의 활동이 빅뱅에게 득이 됐으면 바람이 크다.

Q. 솔로앨범이 처음이 아니다. 처음이 아니라 더 편한 것도 있고, 처음이 아니라 더 부담스러운 점도 있을 것 같다.
태양: 처음이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 처음이 아니라 부담이 되는 그 두 가지가 다른 것 같다. 첫 솔로앨범은 그것이 내 첫인상이기 때문에 그저 최선을 다 하면 됐는데, 그 다음부터는 이제껏 보여드린 음악이 있기 때문에 더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 앨범들과 이번 앨범이 음악적으로 너무 달라서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 결국에는 내가 지금 가장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드리는 것이 답인 것 같다.

UMJ_2766

Q. 현재 신곡은 ‘링가링가’ 한 곡이 공개가 됐는데 정규 1집 때와 또 다른 모습이다. 이전 앨범이 R&B에 충실했다면 신곡은 강렬한 힙합 비트, 특히 ‘트랩(Trap)’이 강조됐다. 어떻게 변신을 꾀했나?
태양: 시간이 흐르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고, 특히 음악적 테이스트가 전보다 넓어졌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동안의 모습과 조금 다른 음악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물론 내가 가지고 있던 색을 더 업그레이드시킨 음악도 들어있다. 지금은 나의 여러 가지 모습을 최대한 보여드리는 단계인 것 같다.

Q. 심경의 변화라면?
태양: 데뷔 후 쉴 틈이 없었다. 일이 끊이질 않더라. 난 단 한 번도 음악을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음악이 일이 돼버리더라. 그러다보니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잘 해나가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다 빅뱅 월드투어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씩 깨어지는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음악을 정말 좋아하는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찾아온 것 같다. 대중의 이목을 신경 쓰기보다는 자유롭게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Q. 새 앨범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스타일을 하고 싶었나?
태양: 장르로 놓고 보자면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예전에는 내가 잘 하는 흑인음악 R&B를 기본으로 잡았다면, 지금은 내 취향이 넓어지면서 자연스레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나오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장르에 집착하기보다는 음악 자체가 가지는 느낌, 사운드, 분위기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부분이 점점 확고해지는 것 같다. R&B 외에 발라드, 록 성향의 곡들도 새 앨범에 있다. 1집을 작업할 때 콘셉트를 정하고 출발했다면 2집은 내가 그때그때 끌렸던 음악을 하나하나 모아나갔다.

Q. 앨범을 만들면서 양현석 대표가 가장 강조한 것은 무엇인가?
태양: 사장님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다. 기존의 내 모습에서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 스타일적인 면에 있어서도 새로운 모습을 어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가장 큰 주문이었다.

SSJ_7777

Q. ‘링가링가’는 지드래곤이 가사를 쓰고 작곡에 참여한 곡이다.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을 받았나?
태양: 이 곡은 트랙을 먼저 받았다. 트랙만 들으면 굉장히 힙합인데, 내가 지금 가장 하고 음악이었다. 사장님이 “네가 가지고 나와서 멋지게 퍼포먼스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셔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스튜디오에 항상 지용이와 테디 형이 있다. 지용이가 밤에 스튜디오에 와 트랙을 듣더니 ‘링가링가’라는 옛날 우리 동요를 가져와서 콘셉트를 잡으면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용이에게 “네가 전체적인 어레인지를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이틀 만에 녹음까지 마쳤다.

Q. 시간을 많이 들인 만큼 이번 앨범이 본인에게 의미가 클 것 같다.
태양: 이번 앨범은 이제껏 앨범 중 나의 참여도가 가장 높은 앨범이다. 동시에 내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 또 잘 할 수 있는지 보여준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가수로서, 그리고 앨범을 만들어가는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이번 앨범 작업이 내 미래의 기본 바탕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Q. 태양은 국내 아이돌그룹 출신 중에서도 가장 ‘간지’나는 무대를 꾸민다는 말을 듣는다. 이번 퍼포먼스의 특징이라면?
태양: 예전 퍼포먼스를 보면 매우 디테일하고, 가사에 맞춰서 섬세하게 안무를 짰다. 그때는 ‘퍼포먼스는 이래야 한다’는 어떤 고정관념이 있어서 오히려 부담이 컸다. 이번에는 퍼포먼스가 비교적 자유분방한 편이다. 물론 그 안에서 섬세하게 맞추는 부분들이 있지만 말이다. 이번 퍼포먼스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미국에 가서 직접 안무가(리퀘스트 크루의 리더 패리스 고블)를 만나서 같이 춤의 콘셉트를 짜고 완성해나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퍼포먼스를 만드는데 있어서 억지스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Q. 무대 위를 종횡무진 하는 편이다. 혹시 무대가 좁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나?
태양: 좁으면 좁은 대로 좋다. 좁은 무대일수록 팬들과 가깝게 호흡할 수 있으니까. 솔직히 큰 무대가 좋지만, 돔 공연 같은 경우는 너무 크기 때문에 관객 반응이 피부로 잘 안 느껴지기도 한다. 난 사실 어떤 무대든지 좋다. ‘무대’면 된다. 당장이라도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이면 된다.

shot03-043 copy 복사본 2

Q. 이전 앨범이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음악이란 무엇일까?
태양: 말로 정의하긴 어렵다. 좋은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악만큼 직접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개체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진실 돼야 하는 것 같다. 진실 되려면 자기 안에 있는 음악, 가장 자기다운 것을 솔직히 표현해야 한다.

Q. 본인은 그런 음악을 해왔다고 생각하나?
태양: 아직은 그런 음악을 해왔다고 말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이제 조금 하는 정도?

Q. 예전에 박진영 JYP 대표 프로듀서가 가장 제작해보고 싶은 한국 남자가수가 태양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태양: 영광이다. 난 사실 박진영 선배님이 그동안 해왔던 음악들을 정말 좋아한다. ‘난 여자가 있는데’와 같은 솔로 곡, 그리고 그 전에 프로듀싱하셨던 곡들. 가령 박지윤 선배와 같은 음악들도 너무 좋게 들었다. ‘한국에서 이런 음악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Q. 빅뱅의 멤버들은 팀으로서도, 솔로에서도 제 역할을 다 해나가고 있다.
태양: 빅뱅이라는 버팀목이 있기 솔로도 잘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빅뱅으로 그동안 쌓아온 히스토리가 있고, 빅뱅을 좋아해주는 팬들이 있다. 만약 우리가 솔로로만 활동한다면 정말 부담이 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빅뱅이라고 하는 돌아갈 집이 있기 때문에 더 솔로 활동을 자신감 있게 해나갈 수 있다. 그것이 큰 힘인 것 같다. 또 반면에 빅뱅이 일군 성과가 있어서 솔로활동이 그것에 해가 되지 않게끔 하려고 한다.

Q. 빅뱅 멤버로서의 자아가 있고, 솔로로서의 자아가 있을 텐데 각각의 음악적 성취의 차이는 없나?
태양: 예전에 한 4~5년 전에는 그런 것이 있었다. 내 솔로 음악이 빅뱅과는 달랐고, 빅뱅에서 하지 못했던 것을 솔로에서 마음껏 뽐낼 수 있기 때문에 욕심이 많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구분이 아예 없어졌다. 빅뱅과 솔로 어느 곳에서도 난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시간을 통해서 배웠다. 이제는 어떤 음악을 하든지 내 색을 입힐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그래서 지금은 빅뱅과 솔로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못 느낀다.

SSJ_9384

Q. 지드래곤과 승리의 새 앨범을 모두 들어 봤을 텐데, 혹시 욕심나는 곡은 없던가? 본인이 참여한 곡도 있다.
태양: 많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웃음) 내가 참여한 곡들은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힘들지 않나? 그래서 내가 참여하지 않은 곡 중에 오히려 탐나는 곡이 있다. 지용이 곡 중에는 예전 미니앨범의 ‘결국’이 좋더라. 이번 앨범에서는 ‘윈도우’가 맘에 들었다. 승리 곡 중에는 ‘Let’s Talk About Love’.

Q. ‘링가링가’로 가요 프로그램 1위 욕심이 나겠다.
태양: 솔직히 말하면 나이를 먹다보니 꼭 1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줄어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1위는 나에게 별 메리트가 없다. 1위를 한다고 다 좋은 음악은 아니니까. 내가 좋아하는 음악, 멋진 음악을 하는 것 자체로 충분히 만족한다.

Q. 혹시 슬럼프는 없었나?
태양: 내 가장 큰 장점이라면 장점인데, 그런 것이 전혀 없다. 내가 이끌리는 것을 실행하고, 그것을 즐길 뿐이다.

Q.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타입 같다.
태양: 스트레스를 받으면 엄청 받는 스타일이라서(웃음) 안 받으려고 노력한다.

Q. 현재로써 목표는?
태양: 예전에는 음악만 바라보고 음악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가장 소중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나를 둘러싼 상황은 빅뱅과 내 주변인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들 모두가 참으로 소중하다. 그들에게 좋은 영감을 불어넣어주고 싶은 것이 지금 목표다.

201309_태양_shot04-063 복사본

Q. 혹시 지금 연애 중인가?
태양: 앨범이 나오면 바로 사랑에 빠질 준비가 돼 있다.(웃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이 두 가지다. 사랑에 빠지는 것과 여행. 앨범이 계속 딜레이 됐는데, 중간에 비는 시간에도 앨범에 대한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더라. 계속 준비를 하는 과정이라 다른 것을 할 여유가 없었다.

Q.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태양: 올해다 이제 한 달 남았다. 원래대로라면 올해 안에 앨범이 나왔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일단은 ‘링가링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싶다. 크리스마스에 의미부여를 안 하는 편이라 거의 혼자 지냈는데…. 이번에는 적어도 빅뱅 멤버들과 함께 지낸다던지 하는 소박한 바람?

Q. 멤버들이 싫어하면?
태양: 좋아할 수도 있다!

Q. 이제 곧 있으면 20대가 꺾인다. 내년의 태양은 전과 뭐가 달라질까?
태양: 20대 초반과 지금 느끼는 것이 많이 다르다. 내년에는 인간적으로 더욱 성장을 하고 노련미가 더욱 생길 거라 믿는다. 내 느낌이 맞는다면, 서른 초반쯤에는 뮤지션으로서 내 전성기가 오지 않을까 예상한다. 물론 지금도 지금대로 좋지만 5년쯤 뒤에는 여러모로 더 좋아질 것이다.

Q. ‘태양스럽다’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태양: 따뜻하고, ‘핫’한 음악.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