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발견한 하루’ 첫방] 유치하지만 빠져드는 ‘김혜윤표 판타지’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사진=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 방송화면 캡처

MBC 새 수목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이하 ‘어하루’)가 만화 속 세계라는 신선한 소재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첫 회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혜윤은 발랄하고 통통 튀는 은단오로 분해 완벽에 가까운 캐릭터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유치하고 뻔하지만 묘하게 빠져든 데에는 김혜윤의 공이 컸다.

지난 2일 방송된 ‘어하루’ 첫 회에서 은단오(김혜윤 분)는 자신이 만화 속 캐릭터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스리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은단오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부잣집 외동딸이다. 백경(이재욱 분)을 짝사랑하고 있고, 오남주(김영대 분)의 사랑을 받는 삼각관계의 주인공이며 왕따 당하는 전학생 여주다(이나은 분)를 도와주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그러던 중 은단오는 갑자기 기억이 사라지고 헛것이 보이고 순간이동을 하는 등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들을 연달아 겪으며 혼란스러워했다. 이에 은단오는 “내가 미쳤나보다”라면서 자신이 기억장애에 걸렸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무슨 병에 걸린 건지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간 은단오는 우연히 만화책 ‘비밀’을 집어 들었고, 앞날이 보이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놀란 은단오는 “이건 단순한 기억상실이 아니다. 내가 미래를 보는 건가?”라며 놀라워했다.

이어 은단오는 진미채 반찬이 나올 때만 배식을 하는 진미채 요정(이태리 분)과 엮이며 정체불명의 검은 구멍을 보게 됐고, 진미채 요정이 가지고 있던 ‘비밀’ 만화책을 펼쳤다. 그 안에는 은단오가 지금까지 겪었던 일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었다. 결국 진미채는 은단오에게 “우린 인간이 아니다. 여긴 만화 속 세상이다. 은단오 너는 만화책에 등장하는 캐릭터다. 자아가 있으면 기억하고 자아가 없으면 기억을 못하는 것”이라고 알렸다.

자신이 만화 속 캐릭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은단오는 ‘순정만화 여주인공’으로서 새 삶을 살아갈 결심을 했다. 이전까지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변신한 은단오는 백경에 대한 일편단심을 거두고 새로운 남친 후보들을 꼽는 등 적극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반전이 펼쳐졌다. 학교 최고의 인기남인 오남주가 여주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 만화 속 주인공이 여주다와 오남주임을 알게 된 은단오는 당황했다. 같은 시각, 교복을 입은 누군가가 은단오의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보이며 새로운 인연을 예고했다.

사진=MBC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배우 이재욱(위부터), 이태리, 김영대, 이나은.

‘어하루’는 자신이 만화 캐릭터라는 걸 깨달은 여고생 은단오가 정해진 결말이 아니라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학원 로맨스물이다. 다음에서 연재된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이 원작이다.

베일을 벗은 ‘어하루’ 첫 회는 유치함과 오글거림의 연속이었다. 은단오는 처음부터 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만화 속 주인공처럼 등장했고, 스리고 최고의 인기남 ‘A3’ 설정은 2009년 방송된 KBS2 ‘꽃보다 남자’에서의 ‘F4’를 연상시켰다. 갑작스러운 판타지 CG들과 반복되는 화면들, 요정이라는 존재도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았다.

그러나 극을 끌고 가는 김혜윤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그는 전작 드라마 ‘SKY 캐슬’에서 의대 진학에 집착하는 강예서 캐릭터를 벗어 던지고 사랑스럽고 밝은 은단오로 변신했다. 김혜윤은 혼자만의 상상을 펼치는 모습부터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까지 만화스러운 장면과 과장된 몸짓도 코믹하고 능청맞게 잘 소화했다.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신예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던 이재욱도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는 이렇다 할 존재감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에 많은 비중이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어하루’는 방송 전부터 라인업이 약하다는 우려를 샀다.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공효진, 강하늘, 김지석에 비하면 다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신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세대 청춘 배우들이 선사할 색다른 케미스트리도 ‘어하루’가 가지고 있는 기대 요소 중 하나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뜬금없는데 재미있다” “보다 보니 빠져든다” “원작과 다르지만 드라마만의 매력이 있다” “김혜윤 연기 진짜 잘한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8시 55분 방송된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