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장우혁 “8년 공백 깬 건 팬들의 힘…신인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오는 4일 새 디지털 싱글 ‘위캔드’를 발표하는 가수 장우혁. / 제공=WH 크리에이티브

1996년 그룹 에이치오티(H.O.T.)로 데뷔해 한 시대를 풍미한 장우혁이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2001년 팀 해체 이후에도 H.O.T.의 멤버 토니, 이재원과 함께 만든 그룹 제이티엘(JTL)과 솔로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왔다. 가수 활동에 공백이 생긴 건 2011년 11월 네 번째 미니음반 ‘백 투더 메모리즈(Back To The Memories)’ 이후부터다. 무려 8년 동안 신곡을 내지 않았다. 지난해 H.O.T.의 재결합에 이어 콘서트까지 열며 장우혁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팬들의 힘찬 응원의 목소리에 한걸음 나아갈 용기를 냈다. 지난달 3일 공백을 깨는 디지털 싱글 ‘스테이(STAY)’를 발표했고, 오는 4일에는 새로운 시도를 담은 힙합 장르의 디지털 싱글 ‘위캔드(WEEKAND)’를 내놓는다. 신곡 발매를 앞두고 텐아시아와 만난 장우혁은 “오직 팬들을 위한 선물이다. 다 내려놓은 신인의 마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10. 신곡 발표가 8년이나 걸린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우혁 : 2011년 5월 발표한 음반 ‘아이엠 더 퓨쳐(I Am The Future)’의 타이틀곡 ‘시간이 멈춘 날’ 이후, 그걸 뛰어넘는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어요. 거기에 빠져서 음반을 만들고 접기를 반복했고, 그러다가 지쳤죠. 지난해 H.OT. 콘서트에서 팬들도 많이 사랑해주고, 본업인 가수 활동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여러 복잡한 상황을 생각하지 말고 우선 나오자고 마음먹었습니다.

10. H.OT. 재결합과 팬들에게 영향을 받았군요.
장우혁 : 팬들은 SBS ‘인가가요’ 같은 음악방송에 나온 저를 응원하는 그림을 상상하고, 그걸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 오빠가 아직도 저렇게 무대 위에서 할 수 있구나’라는 걸 보고 싶었나 봅니다.(웃음) 저도 그러고 싶었고요. 생각이 점점 단순해지면서 성공이나 실패,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후부터는 음악과 의상 등 세부적인 부분도 쉽게 해결됐어요.

10. 어떤 강박이었나요?
장우혁 : 이전 작품의 퍼포먼스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게 가장 컸어요. 장우혁이라고 하면 많은 이들이 춤을 기대하잖아요. ‘시간이 멈춘 날’을 뛰어넘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죠. 그 퍼포먼스는 1년에 걸쳐 만든 작품이었어요. 그만큼 애정과 노력이 들어갔죠. 퍼포먼스의 장르를 바꾸는 건 음악의 장르를 바꾸는 것만큼 어려운 일입니다. 줄곧 록 음악을 고집한 사람이 힙합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그때 애니메이션 팝핍 장르로 바꾸는 새로운 시도를 했는데, 그 이후로 강박이 심해서 뛰어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가볍게 하자, 욕심부리지 말고 성공과 실패에도 연연하지 말자’는 마음이 된 거죠. 보통 오랫동안 활동한 가수들이 갖는 마음과 비슷할 거예요. 오랜만에 나오니까 거창해야 하고 음악은 어때야 한다는, 그런 여러 생각들이죠. 지난해 팬들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10. 8년 만에 무대에 오르고 방송 활동을 시작한 기분은 어때요?
장우혁 :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은 조금 자유로워졌어요. 마음이 편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새 음반을 낸다는 건 (금전적으로) 마이너스잖아요, 하하. 뮤직비디오도 해외에서 찍었고 음반 제작이나 활동 비용이 예전과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싱글 음반이라고 해도 그때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비용이 더 드는 것 같아요. 만만하지 않지만 팬들의 사랑 덕분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것이다’라고 접근하니까 벗어날 수 있었어요. 물론 성적도 잘 나오면 좋지만 새 음반을 발표했다는 것에 의의를 둡니다. 나쁘지 않은 콘텐츠가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고요. 오랜만에 하니까 재미있어요. 아마 복잡하게 생각했다면 못 나왔을 거예요.(웃음)

10. ‘스테이’와 ‘위캔드’는 언제부터 준비했습니까?
장우혁 :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자고 생각했을 때부터 사실 준비를 시작한 거죠. 2년 전부터 여러 곡을 받으면서 최종적으로 선택된 곡이에요. 원래 두 곡으로 활동을 하고, 마무리 지은 다음 H.O.T. 콘서트를 하려고 했는데 해외 촬영 등 일정이 길어지면서 이제 발표한 거죠.

가수 장우혁. / 제공=WH 크리에이티브

10. 여러 곡 중 두 곡을 선택한 이유는요?
장우혁 : 제가 듣고 마음이 움직인 곡을 택한 거예요. 두 곡 모두 장르를 선택해서 고른 게 아니라 제가 들었을 때 좋고, ‘이거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선택했죠. 곡을 고른 다음 거기에 맞는 퍼포먼스를 구상했어요. ‘WEEKAND’의 제목은 원래 주말이란 뜻의 ‘WEEKEND’에서 ‘END(끝)’가 아니라 이어진다는 의미로 ‘AND(계속)’를 붙였어요. 끝난 사랑이 아니라 영원한 사랑을 의미하죠. 더불어 저의 마음가짐이나 다짐도 ‘AND’라는 뜻이기도 하고요.

10. H.O.T. 콘서트에서 ‘위캔드’를 불러서 팬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힘을 얻었을 것 같아요.
장우혁 : 지난해 콘서트를 하고 소속사에 다음에는 무조건 (옷을) 벗어야겠다고 얘기했어요. 공연의 퍼포먼스로 뭔가 새로운 연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죠. 다음 콘서트, 게다가 40대에 하면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웃음) 그게 개인 솔로 무대가 될 줄은 몰랐는데, ‘위캔드’를 부르면서 혼자 노래와 연기를 모두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했습니다. 반응도 좋았고 만족했어요.

10. 이번 신곡의 콘셉트는 뭔가요?
장우혁 :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예요. 재킷 사진이나 뮤직비디오에 나온 의상도 모두 제 옷이에요. 입고 싶은 걸 입었고 뮤직비디오도 감독과 두 명만 미국에 가서 자유롭게 찍었죠. 틀에 얽매이지 말고 재미있게 하자고 했는데, 그게 콘셉트라면 콘셉트입니다.

10.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인터랙티브 퍼포먼스 ‘푸에르자 부르타 웨이라 인 서울'(이하 푸에르자 부르타) 공연에 참여했어요.
장우혁 : 정말 좋아하는 공연이었고, 좋은 기회를 얻어 참여했습니다. 극중 러닝머신에서 끊임없이 장애물을 넘고 뛰는 장면을 펼치는 꼬레도르 역할인데, 2년간 50회를 출연하면서 계속 달렸어요. 디키 제임스라는 세계적인 연출가를 좋아하는데, 같이 할 수 있어서 더 기뻤죠. 지난해에는 같이 밥을 못 먹었는데 이번에는 근사한 곳에서 식사도 같이 해서 영광이었고요.(웃음) 그분이 인정해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10. 달리는 역할이 왜 좋았죠?
장우혁 : 뭔가 제 인생 같았어요. 모든 사람들이 그 장면을 보면 자신의 삶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해요. 저 역시 그런 느낌을 받았죠. 계속 달리니까 체력적으로는 정말 힘들어요. 몇 개월 동안 트레이닝을 받은 뒤 참여할 정도였죠. 처음에는 KBS2 ‘출발 드림팀’도 했고,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웃음) 같은 역할을 맡은 친구들은 기계체조 선수 출신에 20대예요. 그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지만 역할이 좋았고, 이후 뭔가를 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오는 11월에 단독 콘서트를 열거든요.

10. 약 13년 만의 단독 콘서트군요.
장우혁 : 퍼포먼스가 가득한 공연을 만들고 싶어요. ‘푸에르자 부르타’를 하면서 더더욱 퍼포먼스가 강력한 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현재 가요계에 퍼포먼스형 가수가 많지 않은 것 같아서 더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10.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합니까?
장우혁 :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워요. 매일 운동하고요. 살이 쉽게 찌는 체질이어서 다이어트는 습관이 됐죠. 익숙해서 많이 어렵진 않습니다. 체력적으로 확연하게 다르다는 건 최근에서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 관리를 열심히 합니다.(웃음) 나이가 저에게 단점일 수도 있지만 ‘저 나이에 어떻게 저렇게 하지?’라면서 제 퍼포먼스의 가치를 더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아서 오히려 장점이기도 해요.

10. H.O.T의 향후 활동은 어떻게 되나요?
장우혁 :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어요. 내년이 돼봐야 나올 것 같아요. 모두가 신곡을 원하는데 어렵네요. 같은 기획사가 아니어서 음반으로 뭔가를 하려면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콘서트도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고요.

가수 장우혁. / 제공=WH 크리에이티브

10. 솔로 음반 활동은 공백기 없이 이어지나요? ‘위캔드’ 이후 또 8년을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죠?
장우혁 : 그렇게 될까 봐 너무 무서운데(웃음) 사실 다음 곡은 계속 만들고 있어요. 지금처럼 음악 방송 활동을 할 수 있고, 또 그냥 음원만 내기도 할 거예요. 새로운 곡을 계속 낼 계획입니다. 춤이나 음악의 장르를 구분 짓지는 않지만, ‘정통 댄스 가수’라는 카테고리는 벗어나지 않으려고 해요.

10. 정통 댄스 가수가 뭐죠?
장우혁 : 댄스 가수에 계보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지금은 ‘아이돌’로 편입이 된 상황이죠. 저는 음악이나 춤, 비주얼 등 요즘의 것들을 택하고 있지만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명맥을 이어가잖아요. 아이돌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기에는 어색한 면이 있어서 스스로를 ‘정통 댄스 가수’라고 소개해요.

10. 후배 중에 눈여겨보는 댄스 가수가 있습니까?
장우혁 : 모두 실력이 뛰어나지만 ‘정통 댄스 가수’ 범주에 들어오는 이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없어서 아쉽냐고요? 전혀요, 없었으면 좋겠어요. 하하. 여기는 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10. 자신이 생각하는 정통 댄스 가수는 누구인가요?
장우혁 : 박남정과 현진영?

10. 국내 활동의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가 있습니까?
장우혁 : ‘시간이 멈춘 날’ 이후로 음반을 못 내면서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행복하게 사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요가를 배웠고,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스스로를 찾고, 또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려고 한 것 같아요. 심취했죠. 모든 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진실하면 다 돌아온다는 큰 가르침과 교훈을 얻었어요. 이후 MBC ‘무한도전-토토가3’로 H.O.T.가 뭉치게 됐죠. 오랫동안 러브콜을 해주셨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더 많은 것들이 달라졌습니다. 흐름에 맡겨야 할 것 같아서 여기까지 오게 됐고요. 팬들에게도, 저에게도 큰 힘이 됐어요.

10. 연애나 결혼에 대한 생각은 있나요?
장우혁 : 결혼해야죠, 안 할 수 없죠. 장우혁의 아기가 있다고 상상하면 ‘잘 보살필 수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다가오면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어요. 노력도 해야겠죠.(웃음)

10. 공개 열애를 할 생각도 있습니까?
장우혁 : 남녀가 만나는 건 자연스러운 거니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공개 열애는 안 할 겁니다. 최대한 아무도 모르게 해야죠, 하하.

10. 이번 신곡으로 듣고 싶은 평가가 있나요?
장우혁 : 지금도 충분히 만족해요. 팬들이 좋아하고 최근 아리랑TV의 음악 프로그램 사전 녹화를 마쳤는데 팬들이 좋아하는 게 느껴져서 충분한 것 같아요. 음악 방송을 2주 정도 돌기로 했으니까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가수 장우혁. / 제공=WH 크리에이티브

10. 기대하는 성적은요?
장우혁 : 내려놨습니다.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팬들이 좋아하니까 만족하고 있어요. ‘장우혁의 팬인데, 장우혁이 음악방송에 나오고 내가 거기에 갔다’고 좋아하는 팬들의 반응만으로도 충분해요.

10. 기-승-전-팬이군요. 자신의 만족도는 어떻습니까?
장우혁 : 팬들이 좋아해 주면 그걸로 됐어요. 물론 음원이 차트 순위권에 올라가고 많은 사람들이 듣고, 더 다양한 팬들이 모여 응원해주시면 좋죠. 11월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가 잘 되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새 음원을 내고, 또 콘서트도 잘되고 그렇게 이어지길 바랍니다.

10. 후배들과의 협업은 어때요?
장우혁 : 협업에는 제한을 두지 않아요. 이것저것 다 하고 싶습니다. 청하가 춤을 잘 추더라고요. 같이 협업해서 무대를 꾸민다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10. 후배 양성에도 관심이 있나요?
장우혁 : 안 할래요.(웃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요. 좋은 아티스트가 있어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같이 시너지를 내겠지만, 누군가를 키우는 건 생각이 없습니다.

10. 팬들의 응원과 사랑 외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장우혁 : 공백기 동안 제가 하고 싶은 걸 많이 했어요. 화단 가꾸는 것도 좋아하고, 장난감부터 집까지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요. 집도 꾸미는 게 아니라 직접 (작업) 반장이 돼 아침 7시부터 인테리어에 동참했어요. 하염없이 바쁘게, 재미있게 뭔가를 하는 게 저의 행복인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인테리어도 음반을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더군요. 이번에 음반의 제작을 맡아서 해보니까 집을 만들 때와 모든 게 비슷하게 돌아간다는 걸 알았어요. 춤도 그렇게 만들어지죠. 그렇게 하나씩 짜고 만들면서 행복을 느낍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