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세젤예’ 유선 “500개 넘는 공감 댓글에 제가 위로 받았죠”

[텐아시아=우빈 기자]

지난 22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설렁탕집 맏딸 강미선을 연기한 배우 유선. / 사진제공=블레스 이엔티

“상 욕심이요? 그런 건 완전히 내려놨죠. 영화는 흥행이 큰 선물이고 드라마는 시청률과 시청자 반응이 제일 큰 선물이에요. 시청률이 잘 나온 드라마도 오랜만이라 전 이미 큰 선물을 받았다는 생각에 감사해요. 또 워킹맘의 지지와 공감도 많이 받았고, 저로 인해 울고 웃었다는 반응이 힘이 됐기에 제가 얻은 게 많아요.”

배우 유선이 지난 22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통해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그지만 이번에는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면서 공감과 위로를 선물했다. 드라마에서 직장 일과 육아, 가사까지 도맡은 워킹맘 강미선을 연기한 유선은 엄마들의 공감을 물론 엄마 박선자(김해숙 분)와의 관계를 통해 딸들에게서도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을 마친 유선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2009년 ‘솔약국집 아들들’ 이후로 10년 만에 KBS 주말극으로 돌아왔다. 강미선 역으로 맹활약한 기분이 어떤가?
유선 : 내가 맹활약을 했나. (웃음) ‘솔약국집 아들들’이후 정확히 10년 만에 주말극을 했다. 당시 복실이 캐릭터는 나도 체감할 정도로 놀라운 사랑을 받아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기사 댓글을 보면 아직 복실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였다. 그 드라마가 인생작 중 하나인데, 같은 작가님(조정선)의 작품으로 시작해 감회가 남달랐다. 또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로 잘 돼서 시청자와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

10. 조정선 작가와는 ‘솔약국집 아들들’에 이어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로 두 번째 인연이다. 조정선 작가의 작품이라서 출연했을 것 같기도 한데?
유선 : 작가님이 시놉시스가 나오기 전에 연락을 주셨는데, 김해숙 선생님이 캐스팅 되시고 첫째 딸부터 캐스팅을 한다고 했다. 작가님은 ‘엄마와 딸의 이야기다’ ‘미선이가 많이 웃고 울 거다’라는 말만 해주셨다. 그것만 가지고 출연을 결정을 했다. 눈물과 웃음을 오가는 연기를 많이 하게 될 거라고 하셨는데 특별한 코멘트보다는 작가님에 대한 전적인 신뢰였다.

10. 드라마 속 강미선처럼 실제로도 워킹맘이다. 캐릭터 몰입이 더 잘 됐을 것 같기도 하고 공감 가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유선 : 미선이 상황이 나와 비슷하더라. 아이 옷만 챙겨놓고 정신없이 등원을 돕고 머리를 급하게 묶고 간식을 챙기러 뛰어다니기 바쁜 상황이 똑 닮았다. 일이 끝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야 하는 것도 같았다. 딸을 친정 어머니가 봐주고 계신데, 어머니가 잔소리하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싸우는 모습도 미선이와 선자(김해숙 분)의 상황과 같아서 실제로도 공감이 많이 됐다.

KBS2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의 유선(왼쪽)과 김해숙 스틸컷. / 사진제공=지앤지프로덕션, 테이크투

10. 강미선은 아내이자 엄마이며, 직장에서 일하는 평범하고 일반적인 여성이다.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연기 했을 것 같다.
유선 : 그렇다. 공감을 줘야 하고 현실을 많이 반영하고 있는 역할이기 때문에 옷차림도 수수하게 했고 메이크업도 자연스럽게 했다. 나는 아이 앞에서 부모가 싸우는 걸 보여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지만, 대부분의 가정이 아이가 있건 없건 감정의 충돌이 있지 않나. ‘내 이야기다’ 혹은 ‘우리 집 모습이네’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키게끔 보이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

10. 전업주부, 워킹맘 등 많은 여성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은 캐릭터라 응원 댓글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유선 : 드라마를 보고 정말 공감하신 분들은 개인 SNS에 댓글을 달아주시더라. ‘폭풍 눈물을 흘렸다’ ‘오래 잊지 못할 드라마일 것 같다’ 등 500개가 넘는 공감 댓글이 왔는데, 공개적인 기사의 댓글이나 방송국 시청자 게시판에 써주셨으면 좋겠다고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의 감사 인사를 받았다. (웃음)

10. 특별히 마음에 와 닿았던 댓글이나 쪽지의 내용이 있다면?
유선 : 미선이가 극 중에서 직장을 관뒀을 때 기사에는 아이 하나 키우면서 앓는 소리를 하느냐고, 유치원 종일반을 보내라는 댓글이 있는데 사실 이런 일은 경험하지 못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개인 SNS에는 미선이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아이를 돌보지 못해 일을 관두신 분들이 ‘눈물로 방송을 봤다’ ‘내 이야기 같아서 오열했다’는 내용의 쪽지를 보내주셨다. 가슴이 정말 아팠지만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분들의 댓글과 쪽지로 감사와 위로를 느꼈기 때문에 나 역시 마음이 따뜻해졌다.

배우 유선은 “강미선을 연기하면서 ‘나는 엄마에게 의지처가 되는 딸인가?’라고 돌아보게 됐다”고 고백했다. / 사진제공=블레스 이엔티

10. 마지막 회를 함께 모여서 봤다. 현장이 눈물바다가 됐다고 들었다.
유선 : 김해숙 선생님이 제일 많이 우셨다. 입관식 촬영할 때는 눈을 감고 계시니까 우리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모르시지 않나. 우리가 연기할 때 눈물이 선생님의 손과 얼굴에 떨어졌는데 그걸로도 가슴이 아프셔서 감독님이 컷 하자마자 눈물을 닦으시더라. 방송을 볼 때도 입관식 장면에서 많이 우셨다. 어떻게 당사자가 더 우시냐고 했다. (웃음) 김해숙 선생님이 ‘너네가 연기한 거 보니까 가슴이 너무 아파’라고 하셨다. 연기할 때도 우리의 감정을 같이 느껴주시는 게 감사했는데, 종방연에서도 많이 우시니 그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10. 강미리 역의 김소연, 강미혜 역의 김하경 등 두 동생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유선 : (김)소연이와는 드라마 ‘그 햇살이 나에게’와 영화 ‘가비’에 이어 세 번째 인연이라 시작부터 편했다. (김)하경이도 신인이지만 착하고 심성도 여려서 처음부터 ‘언니~’하면서 잘 따라왔다. 잘 안아주고 끌어주며 자매애(愛)를 잘 쌓은 것 같다.

10. 마지막 회에서 입관을 포함해 장례 장면만 30분 정도였다. 눈물 나고 가슴 아팠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너무 길어서 보기 불편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선 : 방송이 나간 후 굳이 이렇게까지 보여줘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세세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실제로 장례를 치르는 것처럼 아픔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는 분들도 계셨다. 사실 입관 장면을 보여주는 건 방송 최초였다. 이렇게까지 보여주는 드라마는 없었다. 감독님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최대한 아름답고 찍고 싶다고 하셨다. 나와 (김)소연, (김)하경도 엄마를 곱게 치장해서 하늘나라로 보내고 싶은 딸들의 애틋함이 전해지도록 연기에 집중했다. 입관이 드라마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장면이라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저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어머니를 대표하는 박선자를 하늘로 보내는 아픔에 동참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배우 유선은 “많은 워킹맘들의 지지를 받았다.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고 동질감을 형성할 수 있어 감사했다”고 말했다. / 사진제공=블레스 이엔티

10. 개인 SNS 댓글과 쪽지는 물론 기사의 댓글도 꼼꼼하게 본 것 같다. 선(善)플이 있으면 악(惡)플도 있기 마련인데, 시청자들의 여러 의견을 보니 기분이 어땠나?
유선 : 사실 전작인 ‘하나뿐인 내편’의 시청률이 50%에 육박해서 그런 드라마의 뒤를 받아야 하는 부담 때문에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 ‘하나뿐인 내편’에도 굉장한 의견들이 있더라. (웃음) 댓글이 시청자들의 관심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악플의 내용보다는 댓글의 수를 봤다. 댓글 수가 많으면 시청률이 오르더라. (웃음) 앞서 말했지만 드라마를 정말 잘 보신 분들은 댓글과 쪽지로 반응을 주신다.

10. 박선자 역을 맡은 ‘국민 엄마’ 김해숙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엄마와 딸들에게 깊은 공감을 끌어내며 연기했기에 올해 연기대상도 점쳐볼 수 있을 것 같다.
유선 : 김해숙 선생님이 한 번도 대상을 받으신 적이 없다고 해서 너무 놀랐다. 명작에 명품 연기를 보여주셨는데 수상을 하지 않으신 게 믿기지가 않았다. 이번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박선자라는 인물에 대해 공감하고 눈물을 흘리셨다. 만약 대상을 받으신다면 정말 큰 기쁨일 거다. 세 자매가 진심으로 축하해드릴 것 같다.

10. 어느덧 40대로 접어들었다.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고 남고 싶은가?
유선 : 김해숙 선생님이 ‘우리는 토끼가 아니다. 거북이처럼 꾸준히 천천히 가야  한다. 지치지 않고 가다 보면 네가 원하는 자리까지 오래갈 수 있을 거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다. 나만의 존재감으로 뭔가를 해내고자 하는 욕심보다 꾸준히 오래 하고 싶다. 늘 필요한 배우, 보고 싶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자 앞으로 내가 나아갈 방향이라 생각한다. 나는 잊히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시간의 흐름을 같이하고 함께 늙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