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신입사관 구해령’ 신세경 “흙 속의 진주 같은 작품…자부심 느끼죠”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지난 26일 종영한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조선 최초의 여자 사관 구해령을 연기한 배우 신세경./사진제공=나무엑터스

올곧고 정직하면서 할 말은 해야 하는 당찬 면모를 지녔다. 일할 때는 진지한 눈빛을, 사랑을 할 때는 설레는 눈빛을 드리운다. 지난 2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조선 최초의 여자 사관 구해령을 연기한 신세경 이야기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육룡이 나르샤’에 이어 3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온 신세경은 시대의 고정관념을 깨고 일과 사랑 모두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는 구해령의 캐릭터를 몰입도 있게 표현했다. 정극과 코믹, 로맨스를 자유로이 오가며 원톱 주연으로서 저력을 보여줬다. 신세경은 이번 작품을 ‘흙 속의. 진주’라고 표현했다.

10. 드라마를 끝낸 소감이 어때요?
신세경: 만감이 교차해요. 지난주에 촬영을 마쳤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거든요. 보통은 마지막 회 방송 날까지도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 주를 기다리면서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고, 마지막 회를 집에서 모니터링을 하게 되니 진짜 드라마가 끝났구나 하는 기분이 드네요.

10. 촬영 때도 실시간 모니터링을 했나요?
신세경: 촬영할 때는 거의 못했어요. 드라마 하는 시간에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몇 번 챙겨본 적은 있어요. 실시간 반응도 두세 번 확인했고요.

10.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뭐였어요?
신세경: 판타지 요소를 가지고 있는 퓨전 사극이고, 구해령은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주체적 여성 캐릭터였기 때문에 구해령을 응원하고 공감해주는 반응들을 볼 때마다 뿌듯하고 기뻤어요. 표현하고자 했던 것들을 알아봐 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10. ‘육룡이 나르샤’ 이후 3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왔어요.
신세경: 사극이긴 하지만 전에 했던 사극과는 결이 많이 달라요. 조선시대를 살아가는 여자가 관직을 얻고 출퇴근을 하는 상상을 불어넣은 드라마죠. 많이 다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힘들었어요. 해령의 행동 반경이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감이 안 잡혔거든요. 그래서 틈날 때마다 배우들, 감독님들과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작가님도 구해령의 서사를 빈틈없이 훑어주셨죠. 덕분에 극 중반부터는 걱정을 떨쳐내고 자유롭게 연기 할 수 있었습니다.

신세경은 MBC ‘신입사관 구해령’을 “폭력적이지 않고, 억지로 갈등을 만들지 않는 무해한 드라마”라고 정의했다./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작품을 선택할 때 캐릭터를 중요시하나요?
신세경: 캐릭터 하나만 놓고 결정하기는 쉽지 않아요. 정체성이 확실한 캐릭터를 좋아하긴 하지만 캐릭터 외에도 여러 가지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죠. ‘신입사관 구해령’의 경우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색깔이 너무 좋았어요. 폭력적이지 않고 억지로 갈등을 만들지도 않거든요. 전체적인 어우러짐을 생각했을때 무해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죠.

10. 사관을 소재로 한 게 인상적이었어요.
신세경: 어떤 분이 사관을 합법적 스토커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직업 자체가 항상 옆에 붙어서 모든 걸 적어야 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실제로 사관들은 엄청난 엘리트였다고 해요. 극의 재미를 위해 인물을 희화화하기도 했지만, 충분히 드라마로 조명할 만한 직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0. 현재와 비교하자면 비서 같은 느낌일까요?
신세경: 사관은 자신의 견해를 배제한 채 일어난 일만을 적어야 하는 사람이에요. 비서보다는 훨씬 더 차가운 콘크리트 느낌이죠.

10. 차은우와의 러브라인은 한편의 로맨틱 코미디를 보는 듯 했어요.
신세경: 무겁지 않아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따지고 보면 일개 사관이 대군 마마에게 할 말 다 하고 불평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손도 덥석 잡고, 뽀뽀도 먼저 하죠.(웃음) 차은우 씨가 가지고 있는 산뜻함과 젊음이 자칫 무겁고 어색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잘 중화시켜 준 것 같아요.

신세경은 “차은우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화사해졌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차은우를 보고 ‘얼굴 천재’라고 하잖아요. 실제로 같이 촬영해보니 어땠어요?
신세경: 훌륭하죠.(웃음) 은우 씨가 첫 촬영을 마친 날 제가 감독님께 촬영 어땠냐고 물어봤어요. 그때 감독님이 ‘모니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엄청 좋아했다’고 하더라고요. 은우씨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훨씬 화사해졌죠.

10. 촬영 스케줄이 생각보다 여유로웠다고 들었어요.
신세경: 4월부터 촬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밤새 촬영하는 일은 거의 없었어요. 어느 정도의 휴식이 보장됐죠. 타이트하게 찍게 되면 집중이 잘될 수는 있지만 좋은 결과물을 얻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스텝들과 배우들에게서 나오는 건강한 에너지가 좋은 작품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거든요.

10. 이러한 스케줄이 연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나요?
신세경: 사극 대사는 일상적인 대사 톤과 달라서 전날 미리 외워둬야 연기할 때 온전히 감정을 실을 수 있어요. 시간이 촉박해서 대사를 급하게 머릿속에 구겨 넣으면 읊어대기 바빠지죠. 사전 준비를 할 여유가 충분히 있는 스케줄이 연기를 하는 배우입장에서도 훨씬 좋았습니다.

10.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아쉬웠어요.
신세경: 처음부터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어요.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도와 색채를 마지막까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었습니다.

10. 무더운 여름에 사극을 찍었는데, 힘들지는 않았나요?
신세경: 엄청 더웠죠. 앞으로 여름 사극은 안하려고요. 호호. 여름에 사극은 처음 찍어봤는데,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어요. 추우면 핫팩을 붙이거나 옷을 겹겹이 껴입으면 되는데, 더울 때는 방법이 없더라고요.

“선한 작품을 할 때 기쁨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신세경./사진제공=나무엑터스

10. 꾸준히 사극에 출연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신세경: 사극이 가지고 있는 힘이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뭐라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는 없지만요.(웃음)

10. 유독 사극에서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많이 했어요.
신세경: 그런 캐릭터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사극은 판타지적인 요소를 섞지 않고서는 할 수 있는 여성 캐릭터가 많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육룡이 나르샤’에서 개경의 연통조직을 이끌던 분이 역할이나 ‘뿌리깊은 나무’에서 실어증에 걸려 말을 하지 못하는 소이,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시대에 반항하는 여자사관 구해령처럼 캐릭터가 확실한 게 눈에 들어왔죠.

10. ‘신입사관 구해령’을 통해 얻은 건 무엇인가요?
신세경: 선한 작품을 할 때 느끼는 기쁨과 자부심이요. 배우는 대중들 앞에 서야하는 직업이기에 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것도 큰 행운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흙속의 진주 같은 존재에요. 억지스러운 갈등이나 폭력적인 요소가 없고, 그 정체성을 드라마 끝날 때까지 잃지 않으니까요. 이런 작품을 찾기란 정말 쉽지 않아요.

10. 다음 작품은 정해졌나요?
신세경: 당분간은 작품 활동 없이 쉴 예정입니다.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고, 손 놓고 있던 유튜브도 다시 시작할 생각이에요.(웃음)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