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현장] 악동뮤지션, 새로운 항해 시작…”우리의 성장을 담았어요”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그룹 악동뮤지션 이찬혁(왼쪽), 이수현. / 제공=YG엔터테인먼트

약 2년 만에 새 음반으로 돌아온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악뮤)이 한층 성숙해졌다. 오빠인 이찬혁은 해병대에 자원입대해 지난 5월, 21개월간의 군 복무를 무사히 마쳤고 동생인 이수현은 오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혼자서도 왕성한 활동을 했다. 이찬혁은 “이번에는 ‘성장’에 집중해 음반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악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 씨네시티 더 프라이빗 시네마에서 세 번째 정규 음반 ‘항해’의 발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약 1시간에 걸쳐 오랜만에 컴백하는 소감과 음반 작업 과정,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밝혔다.

이들의 새 음반 발표는 2017년 7월 내놓은 ‘서머 에피소드(SUMMER EPISODE)’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이다. 타이틀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비롯해 ‘뱃노래’ ‘물 만난 물고기’ ‘달’ ‘프리덤(FREEDOM)’ ‘더 사랑해줄걸’ ‘고래’ ‘밤 끝없는 밤’ ‘작별 인사’ ‘시간을 갖자’ 등 다양한 장르와 내용의 10곡을 채웠다.

2017년 이찬혁이 입대 직전에 참여한 음악 축제 ‘썸데이 페스티벌’에서 불러 호응을 얻은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는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 곡으로, 이찬혁은 가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편곡을 거쳐 이번 음반의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이찬혁은 “(이)수현이의 발랄한 면이 악뮤의 노래와 잘 어울렸고, 시너지 효과를 냈다. 지금까지 노래를 만들 때 그런 점을 따라갔다면, 이번에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걸 온전히 담아냈다. 수현이의 입장에서는 불친절 할 수 있었겠지만 잘 따라와줘서 고마웠다. 다양한 모습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수현은 “오빠가 군대에 갈 때부터 다시 만나서 어떤 음악을 하든 성장한 악뮤를 보여주자고 이야기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오빠 없이 혼자 사회를 겪으면서 여러 감정을 배웠다. 작곡 공부도 했고, 악기도 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새 음반은 확실히 오빠의 이야기다. 그동안 나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음악의 갈증을 조금씩 해소했지만 오빠는 군대에서 전혀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음반은 다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음악을 만들면서 점점 나의 것이 됐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악뮤의 것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악뮤의 이찬혁(왼쪽), 이수현. / 제공=YG엔터테인먼트

이찬혁은 지금까지 악동뮤지션의 음반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전곡의 작사·작곡을 맡았다. 음반의 키워드를 ‘떠나다’로 잡았고, ‘이별’을 주제로 한 곡을 엮었다.

더불어 이수현은 ‘작별 인사’의 편곡을 맡으며 성장한 음악 실력을 뽐냈다. 이외에도 이현영·적재·최예근·홍소진·신승익·데니스 서 등 실력파 음악인들이 힘을 보탰다.

이찬혁은 “군대에서 한 달 동안 배를 타면서 노래를 만들었다. 모든 곡이 음반 제목인 ‘항해’와 잘 어울린다. 수첩과 펜만으로 달달 외우는 방식으로 곡을 완성했다”며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했다. 기존 한국 대중음악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그러나 일상에서는 자주 쓰는 소재를 사용하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이왕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면 더 큰 자극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며 “군 복무를 하면서 내가 이상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 안에서 현실적인 이들과 대화를 하면서 ‘너는 꿈을 꾸는 사람이구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타협점을 찾으려는 게 아니라 나와 같이 꿈을 지향하는 사람이 가끔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뭔가를 바꾸려는 게 아니라, 10명 중 한 명인 내가 또 다른 10명 중 한 명이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악뮤는 앞으로의 음악에 제한을 두고 싶지 않아서 활동 이름을 ‘악뮤’로 바꿨다. 이수현은 “‘악뮤’라는 이름을 쓰는 건 악동뮤지션의 한자 의미가 즐거운 락(樂)에 아이 동(童)”이라며 “아이였을 때는 좋았지만 이제는 둘 다 성인이 됐고, 앞으로 할 음악에도 제한을 받을 것 같아서 ‘동’을 빼고 악뮤로 줄여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SBS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K팝 스타’를 거쳐 YG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튼 악뮤는 2014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어느덧 데뷔 5주년을 맞았다.

이찬혁은 지난날을 돌아보며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다 하고 있다. 1집 때는 우리의 힘을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갈수록, 특히 이번 새 음반은 재킷부터 모든 부분에 우리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YG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자, 악뮤의 팬들은 다른 소속사로 옮기라는 반응도 보였다. 이에 이찬혁은 ” 팬들의 걱정을 이해하고 우리도 고민하는 방향이지만, 우리와 같이 일하는 이들이 모두 좋다. 같이 밤을 새면서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며 “당장은 행복하게 좋은 결과물을 보여드리는데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찬혁은 군대에서 노래만 만든 게 아니다. 시간을 쪼개 쓴 소설 ‘물 만난 물고기’를 오는 26일 출간한다. 이번 새 음반 ‘항해’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한다.

이수현은 “방금 책을 다 읽었다. 내용이 무척 재미있고, 울컥해 눈물이 날 뻔하기도 했다”면서 “책은 음반과 같은 세계관이 녹아있다. 실제 가사가 쓰인 부분도 많다. 소설을 읽고 노래를 들으면 장면들이 연상된다”고 귀띔했다.

이번 음반 활동의 목표를 묻자 이찬혁은 “다음 음반에 들어갈 노래를 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수현은 “모순이지만 음반의 성적은 신경 쓰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어주면 좋겠다. 우리가 만든 노래를 듣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 마음으로 들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악뮤의 새 음반 ‘항해’는 이날 오후 6시 각 음악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