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리듬파워 “뭉치면 죽는 팀? 이번 앨범 듣고 평가해주세요”

[텐아시아=우빈 기자]

24일 오후 6시 첫 번째 정규앨범 ‘프로젝트 A(Project A)’를 발표하는 힙합 그룹 리듬파워의 보이비(왼쪽부터), 지구인, 행주.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힙합 그룹 리듬파워(보이비, 지구인, 행주)는 힙합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시도하는 팀이다. 흥겨운 사운드와 가끔 유치한 말장난 같은 익살스러운 가사,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개성은 있지만 대중성은 약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래서인지 리듬파워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멤버들이 Mnet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고, 멤버 행주가 시즌 우승자가 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난해 축구, 영화, 드라이브라는 다른 콘셉트로 솔로 앨범을 내면서 이들의 음악에 ‘느낌’이 생겼다. 리듬파워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누구나 신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완성했다. 대중성과 개성의 접점을 찾은 듯했다.

리듬파워가 24일 오후 6시 데뷔 9년 만에 첫 번째 정규앨범 ‘프로젝트 A(Project A)’를 발표한다. 타이틀곡 ‘6am’을 비롯해 ‘될놈될 : 될 놈은 되고, 안될 놈은 안돼’ ‘예비군 : Gunshot’ ‘KiWi : KiWi is KiWi’ ‘Elavator : Rhythm Power’s Love Number’ ‘Project A’ ‘바보언덕 : 인하부고 제 31회 졸업생 김성경, 이상운, 윤형준’ 등 7곡이 수록됐다. ‘6am’은 깨어있는 도시 속에서 방황하는 청춘을 위한 노래로, 새벽까지 고군분투했지만 달콤한 소득 없이 클럽을 나와 소주잔을 기울이는 씁쓸한 감성을 담아냈다. 앨범 발표를 앞둔 리듬파워를 지난 20일 서울 서교동에서 만났다.

10. 2010년 ‘리듬파워’로 데뷔한 후 9년 만에 발매하는 첫 정규앨범이다. 기분이 어떤가?
행주 : 당연히 기분이 좋다. 사실 정규앨범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았다. 요즘 음악시장에서 정규나 미니나 앨범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하고 싶은 음악, 재밌는 음악을 부담 없이 세 친구가 만들었다. 앨범을 만들고 나서 ‘정규앨범 할까?’라고 해서 정규가 된 거다. 그냥 즐겁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10. 타이틀곡 ‘6am’은 어떤 노래인가?
보이비 : 가사가 직관적인 노래다. 아침 6시까지 놀고 있는 걸 묘사한 곡이다. 자메이카 리듬에 영국 특유의 바운스가 섞인 비트인데, 우리가 몇 년 전부터 영국 랩과 래퍼를 좋아하고 빠져서 지냈다. 영국 래퍼들이 많이 하고 있는 장르이고 힙합계에서도 많이 하려고 한다. 정확히 알진 못 하지만 국내에서는 우리가 처음 시도한 장르로 알고 있다.
지구인 : 클럽에서 열심히 논다고 해야 하나, 아침 6시까지 뭔가를 끊임없이 시도한다고 해야 하나. ‘파이팅’을 담은 노래다.
행주 : 쉽게 말하면 클럽 파티 송이다. 큰 의미를 두고 쓴 가사는 아니다. 꼭 클럽이 아니어도 아침 해가 뜰 때까지 놀고 나면 공허한 마음이 있지 않나. 친구들끼리 놀고 나왔는데 열심히 출근하는 또래를 보면서 ‘난 오늘 뭐 하는 거지?’라는 마음이 들지만 결국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청춘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거다.

10. 하고 싶은 음악이라고 했는데, 지금 하고 싶은 음악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보이비 : ‘우리 지금부터 뭘 하자’ 하고 상의하고 작업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상의하고 곡 작업하는 게 어렵더라. 리듬파워의 음악, 솔로로서 음악은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음악들의 모음집이다. 이번 앨범 역시 그렇다. 훗날을 예측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리듬파워의 다음 작업물도 이런 식일 거다.

10. 소속사 아메바컬쳐의 대표이자 선배인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 최자가 이번 앨범에 관여했거나 조언해준 부분이 있나?
보이비 : 개코, 최자는 정말 친한 형이다. 근데 서로 모니터 정도만 하는 사이다. 우리는 형들을 존경하고 존중하고 형들도 우리를 존중해 준다. 선을 절대 넘지 않고 서로 조심한다.
지구인 : 아메바컬쳐에 8년 있었다.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지만 형들이 곡 작업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적 없다. 오히려 (음악작업이) 잘 안 풀릴 때 개입하지 않아서 섭섭한 적도 있다.

힙합 그룹 리듬파워의 보이비(왼쪽부터), 지구인, 행주는 “모든 수록곡에 애정이 가지만 의미를 부여하기 좋은 곡은 ‘바보언덕'”이라고 밝혔다.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10. 행주가 ‘쇼미더머니6’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인지도가 높아졌다. 우승을 계기로 개인 활동을 많이 했는데, 다른 두 멤버의 시기와 질투는 없었나? 
행주 : 우리가 슈퍼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 인지도로 화력은 없다. (웃음) 누구 한 명이 잘 되거나 좋은 기회를 얻으면 ‘너라도 빨리 앞서 나가라. 따라갈게’ 하는 마음이다. 리듬파워의 보이비, 리듬파워의 지구인, 리듬파워의 행주이기 때문에 응원할 뿐 시기와 질투할 시간은 없다.
보이비 : 우리는 경쟁과 분열이 아니라 사랑과 평화다.
지구인 : ‘쇼미더머니’로 이름을 알리긴 했지만, 팀이 최우선이다. 개인 활동은 리듬파워의 공백을 채우는 수단이다.

10. 고등학교 3년 내내 같은 반 친구였고, 팀을 결성해 힙합을 하고 있다. 10년이 넘게 분열 없이 팀을 유지한 비결이 있다면?
지구인 : 그냥 친구라서. 우리는 음악을 하기 위해 모인 애들이 아니라 친구들끼리 음악을 해보자고 모인 팀이다. 어렸을 때는 치고받고 싸우기도 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그 자체를 받아들이면서 편해졌다. 우리끼리 암묵적인 규칙인데 싸우더라도 상스러운 욕은 하지 않는다. 존댓말까진 하지 않지만 절대로 욕은 안 한다. 그게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도. 하하.

10. 행주와 보이비는 ‘고등래퍼’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제작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쇼미더머니9’의 프로듀서 제안이 오면 어떨 것 같은가? 
보이비 : (프로듀서 제안은) 이번 앨범의 성패에 달렸다.
행주 : 우리가 ‘쇼미더머니6’에 참가자로 나갔다. 프로듀서 제안을 해주신다는 건 아티스트로 인정받은 것 같아 일단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굉장히 의미 있는 제안이라 생각한다. ‘고등래퍼’ 프로듀서 제안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우리는 ‘고등래퍼’ 출신이 아니라 ‘쇼미더머니’에 참가했기 때문에 느낌은 조금 다를 것 같다.

10. 2017년 ‘쇼미더니6’ 출연 후 리듬파워라는 팀을 알렸다. 그 후 솔로로만 활동하다보니 리듬파워에 대해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말이 있다. 솔로 활동을 할 때는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지만, 셋이 뭉치면 시너지가 덜 난다는 평이다. 본인들이 봤을 땐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지구인 : 그 말이 나올 즈음이 ‘쇼미더머니6’에 출연했을 때라 리듬파워의 공백기였다. 그때는 ‘뭉치면 죽는다’는 말을 확인할 활동도 안 했고, 결과물(앨범)도 내지 못 했다. 이 앨범을 듣고 다시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
보이비 : 그거 말고도 김피탕(김치피자탕수육)이라는 말도 들었다. (웃음) 팀을 알린 후 리듬파워로서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대중들의 입장에선 당연한 평가라 생각한다. 이제 리듬파워의 앨범이 나왔으니 이 이후의 수식어는 우리의 몫이다.

10. 리듬파워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리듬파워의 음악들을 어떻게 들었으면 좋겠는지?
보이비 : 뭉치면 죽는다, 김치피자탕수육이라는 말에 대한 리듬파워의 답장이라고 생각해달라.
행주 : 사실 디지털 싱글로 노래를 내는 이유는 앨범으로 내면 많이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수록곡 전곡을 다 들어주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곡의 스토리가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흐름을 생각하고 곡의 순서를 짰으니 이왕이면 순서에 맞게 쭉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다 듣고 취향에 맞는 곡을 반복해서 들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힙합 그룹 리듬파워의 보이비(왼쪽부터), 지구인, 행주는 “2년 전 인천 홍보대사를 맡았는데 기간이 곧 끝난다. 홍보대사를 더 하고 싶다”고 했다.  / 사진제공=아메바컬쳐

10. 리듬파워의 정의를 내린다면?
보이비 : 리듬파워 2019.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은 이것뿐이다.
지구인 : 리듬파워는 그냥 시너지다.
행주 : 딱히 생각한 적은 없다. 근데 이번 앨범명을 ‘프로젝트A’라고 한 것도 개개인의 캐릭터가 다른데 셋이 합쳤을 때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해서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우리는 완벽한 3인조 혹은 완벽하지 않은 3인조다.

10. 이번 앨범으로 대중에게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보이비 : 앨범으로 나온 게 2014년 ‘월미도의 개들’ 이후 처음이다. 우리가 뭔가를 얻는 게 아니라 오히려 드려야 하는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지구인 : 리듬파워라는 팀으로 조금 더 인식됐으면 한다.

10.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행주 : 음원 성적이 높으면 높을수록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음원 성적에 기준을 두지 않기로 했다. 대신 공연에 대한 욕심은 크다. 냈다 하면 음원차트를 휩쓸 수 있는 팀이라는 자신감은 없지만, 공연을 했을 때 인정받을 수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1등이다. 그래서 셋이서 공연 계획을 세심하게 짜고 있다. ‘이거다!’ 싶은 게 나올 때까지 회의를 할 생각이다.
보이비 : 우리의 목표는 특정한 숫자가 아니라 생존과 발전이다.
지구인 : 보이비의 말에 동의한다. 살아남고 싶다.

우빈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