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마왕의 딸 이리샤’ 개성 넘치는 캐릭터…짜임새가 아쉽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애니메이션 영화 ‘마왕의 딸 이리샤’ 포스터./사진제공=싸이더스

가수를 꿈꾸는 평범한 여고생 이리샤(천우희 분)는 친구 진석이가 자신을 좋아하는 걸 알고부터 슬금슬금 피하기 시작한다. 어딘가 불편하고 어색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이리샤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가장 아끼던 기타를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울며 절망하고 있는 이리샤에게 진석은 모아둔 돈을 내밀고, 자존심이 상한 이리샤는 그의 돈을 뿌리친다. 그리고 그 돈을 줍던 진석은 달리는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다.

인간의 영혼을 빼앗아 젊음을 유지하는 마왕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던 진석이의 영혼을 훔쳐간다. 이를 본 이리샤는 진석이의 영혼을 따라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달리고 달려 요정세계 입구에 도착한 이리샤는 말하는 개구리(심희섭 분)와 마주친다. 이리샤는 자신을 보고 다짜고짜 “공주님”이라고 하는 개구리의 말에 혼란에 빠지지만, 진석이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개구리와 함께 요정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이리샤는 자신이 진짜 마왕의 딸이며, 마법에 걸려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짜 마왕으로 인해 요정 세계가 위험에 빠졌다는 걸 깨달은 이리샤는 그곳에서 만난 개구리와 기타요정 로비(김일우 분), 고슴도치 등과 힘을 합쳐 자신에게 걸린 마법을 풀고 친구의 영혼을 구하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애니메이션 영화 ‘마왕의 딸 이리샤’ 스틸./사진제공=싸이더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마왕의 딸 이리샤’는 장형윤 감독이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2014)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83분 길이의 작품이다. 지난해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44회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됐다.

중세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요정세계의 아름다운 풍경과 감성적인 OST는 신비롭고 이색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개구리와 고슴도치, 거미, 올빼미 등 동물의 모습을 한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이야기를 풍성하게 하고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리샤를 연기한 배우 천우희의 목소리도 인상적이다. 과하거나 부족함 없이 극에 잘 녹아든다. 특히 슬픔을 토해내며 오열하는 장면에서는 이리샤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을 아릿하게 만든다. 인디밴드 굿나인 스탠드가 직접 작사·작곡한 OST ‘I LIKE YOU’(아이 라이크 유)와 ‘잘자요 굿나잇’를 부를 때는 감성적인 가사와 아름다운 기타 선율에 어우러지는 달콤한 목소리로 귓가를 사로잡는다.

캐릭터는 개성 넘치지만 이야기의 전체적인 개연성은 부족하고 짜임새도 허술하다. 전체 관람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설명이 요구되는 지점들이 많이 생략되어 있다. 화면 동작도 부자연스럽다. 더빙과 입모양이 맞지 않는 부분도 많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장면의 경우 눈에 띄게 동작이 끊기는 듯한 느낌이다.

만듦새는 아쉽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향연과 잔잔한 감동, 진정한 사랑에 대한 메시지는 가슴 깊이 파고든다.

전체 관람가. 오는 26일 개봉.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