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슈가맨3’를 웃으면서 볼 수 있을까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제공=JTBC ‘슈가맨2’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가수를 찾아 나서며 인기를 끈 JTBC 음악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 2015년 10월 처음 방송을 시작해 지난해 시즌2까지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선한 콘셉트와 반가운 얼굴의 가수들이 대거 등장해 사랑받은 만큼 올해 시즌3로 돌아온다는 소식은 많은 시청자들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19일 ‘슈가맨’ 측이 음원 수익을 가로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들의 시선은 냉랭해졌다.

뮤지션과 음원 제작사 등으로 구성된 ‘공정한 음악생태계 조성을 위한 연대모임'(음악연대)은 이날 서울 수색동 서울음악창작지원센터 리허설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JTBC 측이 음악 프로그램 제작에 든 비용과 음원으로 발생한 수익을 뮤지션과 음원 제작사에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슈가맨’ 측으로부터 음원 제작 및 수익에 대한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한 뮤지션은 남성듀오 멜로망스로 밝혀졌다. 멜로망스는 지난해 1월 21일 방송된 ‘슈가맨2’에서 가수 김상민의 ‘유(You)’를 리메이크했다. 당시 이 곡은 주요 음원차트 실시간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월간차트에서도 1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JTBC 측과 ‘You’를 제작한 레이블 광합성 측은 ‘방송 가창 및 음원 계약’을 완료했으나, 방송 이후 넉 달이 지나도록 음원 제작비와 음원 수익에 대한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광합성 측은 여러 차례 정산을 요청했지만 JTBC 측의 답변은 “음원수익 정산은 제작비 이상의 수익이 발생해야 가능하다. (음원수익은) 해당 음원의 유통을 맡고 있는 인터파크 측으로부터 투자 받은 5억 원 이상이 되지 않으면 정산이 불가하다”고 답했다.

이후 지난 8월 23일,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하기로 했지만 JTBC 측이 음원 수익 배분에 제3자인 인터파크를 끼워 넣으며 계약은 또 한 번 틀어졌다고 한다.

광합성 측의 피해 규모 예상액은 약 10억 원이다. 음악연대는 이 주장에 대한 객관적 증거도 갖고 있는 상태다. 멜로망스 외에도 ‘슈가맨2’에 출연한 다른 가수들도 대부분 음원 수익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에 JTBC 측은 공식 입장을 내고 “지난해 방송된 ‘슈가맨2’를 비롯한 음악 프로그램의 일부 음원 정산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뮤지션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실무 담당자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음원을 제공한 뮤지션과 기획사에 피해가 발생했다. 그 동안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획사와 대화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JTBC의 노력이 충분하지 않았음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JTBC는 또 “이번 사안을 계기로 JTBC는 지금까지 제작한 음악 프로그램의 정산 작업 전반을 점검하겠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면서 “피해를 입은 뮤지션과 기획사에 대해서는 적절히 보상하겠다. 이를 위해 해당 뮤지션 측과 충분히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슈가맨’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었던 가수,  그들의 노래를 통해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여 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선 가수들이 갑자기 사라졌던 이유와 근황 등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무엇보다 현재 인기를 끄는 가수들과 실력파 작곡가 군단의 손을 거쳐 다시 만들어진 ‘추억의 히트송’이 이 프로그램의 백미였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이면에 창작자들의 노고를 철저하게 외면한 방송사의 ‘갑질’이 있었다니···. 시즌3로 돌아오는 ‘슈가맨’을 전처럼 웃으면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