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박태환은 물에서 날고 우리는 하늘을 난다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만나 티격태격하지만 결국은 동료애로 뭉쳐 그 목표를 이룬다는 이야기. 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면 필시 가족사와 얽혀 들어가 관객들을 웃기다가 결국엔 울릴 것이다. 22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공개된 <국가대표> (KM컬쳐 제작, 김용화 감독)는 그런 감독의 특기가 십분 발휘되었다.

자신을 미국으로 입양시킨 어머니를 찾기 위해, 군 입대 면제를 위해 혹은 그저 멋있어보여서 모인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키 점프 선수들. 그들을 이끄는 코치(성동일)는 스키의 스펠링도 제대로 모르고, 훈련장은 고깃집 뒷마당이나 문 닫은 놀이공원의 ‘후름 라이드’, 가진 장비는 공사장 안전모에 수경과 해진 트레이닝복이 전부다. 그러나 흡사 <무한도전>의 봅슬레이 특집을 연상시키는 오합지졸들의 훈련은 쉴 새 없이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여주다가도 보는 이를 찡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하늘을 나는 순간만은 자신을 버린 어머니도, 지독한 가난도, 무서운 아버지도 잊고 가장 자유로운 진짜 스키 점프 선수가 된다.

<미녀는 괴로워>를 재미있게 봤다면

성동일, 하정우, 김동욱 등 베테랑 배우들의 착 붙는 연기도 흠잡을 데 없고, 실제 시사회 현장에서도 서로 눈만 마주쳐도 깔깔거리던 배우들의 팀웍도 잘 살아있다. 또 잘 몰랐던 스키 점프의 매력을 한껏 살려낸 영상도 시원하다. 그러나 끊임없이 등장하는 태극기의 이미지와 애국가가 호소하는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참을 수 없는 관객이라면 힘들 수도 있겠다. 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녀는 괴로워> ‘마리아’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듯 영화는 주제가를 비롯해 대사가 나오는 순간을 제외하면 갖가지 노래들로 꽉 차있다.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 10분간 단 1초도 음악이 쉬지 않고 감정을 끌려 올렸으면 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관객의 벅차서 눈물을 흘릴” 때까지 음악은 끊임없이 울린다. 그러나 OST의 과잉은 오히려 영화 군데 군데에서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키점프를 향한 청년들의 건강한 열정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는 여름이면 찾아오는 공포영화들 보다 신선하다.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사진. 이진혁 (el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