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미스터 기간제’ 병헌 “지치다뇨? 작품마다 새 역할이 너무 재밌어요”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OCN 드라마 ‘미스터 기간제’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안병호를 연기한 배우 병헌./ 사진제공=더킴컴퍼니

늘 고개를 들지 못하고 동급생 친구들의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 많은 학생들이 둘러싸고 있는 옥상 한가운데서 무자비하게 얻어터지지만 담임 선생님 등 어떤 어른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최근 종영한 OCN 수목 오리지널 ‘미스터 기간제’에서 학교폭력에 시달리는 안병호의 모습은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자아냈다. 학폭 피해자를 실감나게 연기한 병헌을 서울 중림동 한경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2010년 아이돌 그룹 틴탑으로 데뷔한 병헌은 2015년부터 연기를 시작했다. 드라마 ‘요술병’ ‘딴따라’ ‘식샤를 합시다3’ ‘신과의 약속’ ‘녹두꽃’ ‘미스터 기간제’ 등에 출연했고 연극 ‘스페셜 라이어’ ‘은밀하게 위대하게’ ‘S 다이어리’ ‘그 여름, 동물원’ ‘여도’ 등의 무대에도 섰다. 2017년 틴탑 탈퇴 후 배우로 전향해 연기에 전념하면서 더욱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녹두꽃’과 ‘미스터 기간제’에 연이어 출연하며 연기력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병헌은 “또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며 지치지 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10. ‘미스터 기간제’가 OCN 역대 수목 오리지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작품을 마친 소감은?
병헌: 처음부터 시청률과 상관없이 활기차게 촬영을 시작했다. 그 어떤 현장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시청률이 높아지면서 모두 다 기분 좋게 일했다. 배우, 제작진들과 헤어진 게 아직 실감이 안 난다.

10. 극 중 병호는 괴롭힘을 당한다. 늘 힘이 없고 지쳐있다. 쉽지 않은 역할인데 캐스팅됐을 때 고민은 없었나?
병헌: 사실 처음에는 기훈 역할을 준비했다. 오디션 이후에 감독님께서 내가 병호 역할과 더 잘 어울린다고 해서 연기하게 된 것이다. 연기가 어렵겠다는 생각보다 마음이 무거웠다. 병호와 같은 인물이 실제 현실에서도 존재할 테고, 더 심할 수도 있고 덜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병호 같은 친구들에 대해 보여드리고 싶었다. 시청자들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으로 더 무게감 있게 임했다.

10. 안타까울 만큼 병호를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연기가 매우 자연스러웠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병헌: 대본 리딩 때부터 괴롭히는 친구들과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내가 편하게 해야 상대 배우들이 불편함 없이 연기할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호흡도 잘 맞았고 연기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괴롭힘을 당할 땐 아무리 연기라지만 기분이 좋진 않았다. ‘이게 진짜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마음이 아플까?’라고 생각했다. 그 감정을 유지하면서 연기를 했다. 일부러 감정을 잡으려고 하지 않아도 슛만 들어가면 저절로 몰입됐다.

10. 극 초반에 두들겨 맞는 장면이 많았는데 다치진 않았나?
병헌: 가볍게 멍 정도는 들었지만 크게 다치진 않았다. 카메라 기술이 좋아 더 생생하게 표현된 것 같다.

OCN 수목 오리지널 ‘미스터 기간제’의 한 장면./ 사진제공=더킴컴퍼니

10. 시청자들에겐 호평을 받았지만 연기에 대해 아쉬움은 없었나?
병헌: 병호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이를 점점 극복해 나간다. 유범진(이준영), 이태석(전석호), 김한수(장동주) 등과 관련해 비밀에 둘러싸여 있을 때도 그렇고, 학교폭력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감정 연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감정 연기) 경험이 많지 않아서 쉽지 않았다. 모니터할 때마다 아쉬움이 많았다. 그럴 때일수록 더 몰입하려고 노력했다.

10. 주연배우인 윤균상, 금새록과는 어땠나? 연기하는 데 도움을 주고받았나?
병헌: 두 배우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내가 감정을 잘 잡을 수 있게 정말 열심히 리액션 해주셨다. 감동받았다. 새록 누나와 겹치는 장면이 많았는데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면서 더 가까워졌고, 덕분에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10. 보이그룹 출신으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이준영과는 어땠나?
병헌: 2년 전부터 같은 샵을 다녀서 얼굴을 알고 지냈다. 이번에 함께 연기하면서 더 많이 친해졌다. 준영이는 장난꾸러기다. 애교도 많아서 함께하면 즐거웠다.

10. ‘녹두꽃’부터 ‘미스터 기간제’까지 연이어 출연한 작품이 다 잘 됐다. 극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맡으면서 배우로서 존재감도 각인시켰다. 기분이 어떤가?
병헌: 5년째 연기하고 있다. 내 필모그래피에 공백이 많았는데 점점 채워가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작품이 잘 됐지만 늘 고민하고 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통해서 내가 성장해 나가는 현실이 재미있다. 무엇보다 ‘연기’ 자체가 재미있다. 역할이 바뀌고, 새로운 상황이 주어지는데 그런 걸 표현하는 게 너무 신난다.

10 쉼 없이 작품을 했는데 체력은 괜찮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병헌: 사실 내가 그렇게 바쁘게 지내진 않았다. MBC ‘신과의 약속’ 후반부에는 분량이 적어져서 나름대로 충전하며 ‘녹두꽃’을 준비했다. 액션스쿨 가서 열심히 연습하다가 ‘녹두꽃’ 촬영을 하고, 또 시간이 좀 남아서 충분히 쉬며 ‘미스터 기간제’를 준비했다. 중간중간 여유가 있어서 그때그때 잘 쉬었다. 관리는 따로 안 한다. 잘 먹고 잘 잔다. (웃음)

10. 쉴 땐 주로 뭘 하나?
병헌: 게임도 하고 영화도 본다. ‘사자’ ‘봉오동 전투’ ‘변신’ ‘타짜: 원 아이드 잭’ 등 최근 영화도 대부분 봤다.

배우 병헌은 “필모그래피에 공백이 많았는데 점점 채워가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더킴컴퍼니

10. 가수로서 무대에 서고 싶은 생각은?
병헌: 가수 활동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무대 자체가 좋아서 연극으로 빠지게 된 것이다. 연극을 통해서 무대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계속해서 연극에 도전할 생각이다.

10. 아이돌 출신인데도 영상 매체뿐 아니라 연극 무대에 과감하게 선 것이 놀랍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력이 더욱 좋아졌다고 생각하는가?
병헌: 연극을 시작하기 전까지 달랑 두 편의 작품을 본 게 다였다. 내가 알아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선배들과 술자리를 갖고 많이 이야기했다.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다. 연극을 하면서 연기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고 더 진지해졌다.

10. 연극, 영화, 드라마 어디에서든 연기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나?
병헌: 운이 좋게도 지금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했다. 안 해본 역할에 계속해서 도전해보고 싶다. 꼭 어떤 배역을 하겠다며 가둬두고 생각하진 않는다. 나를 찾아준다면 뭐든 흔쾌히 할 것이다.

10. 호흡을 맞춰보고 싶은 배우는?
병헌: 많은 선배 배우들을 좋아한다. 그때그때 한 배우에 빠져서 그분이 출연하는 작품을 다 찾아보는 편이다. 최근에는 김래원 선배에게 빠졌다. 드라마 ‘펀치’ 때부터 좋아했지만 올해 개봉한 ‘롱 리브 더 킹’을 보고 더 팬이 됐다. 곧 개봉하는 ‘가장 보통의 연애’도 꼭 볼 생각이다. ‘롱 리브 더 킹’에서 김래원 선배님이 걸어가는 장면이 있다. 뒷모습이 나오는 데 너무 멋있다. 내가 꽂히는 포인트가 좀 특이한 편이다. 하하.

10. 틴탑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해주는 팬들이 있다던데.
병헌: 맞다. 너무 감사한 분들이다. 그들과 더욱 열심히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연극을 할 때 소통할 기회가 많았다. 공연 끝나고 30분씩 대화도 했다. SNS를 통해서도 계속 소통하고 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고맙다.

10. 연예계에 사건·사고가 유난히 많았다. 그 어느 때 보다 시끄러웠다. 어느덧 데뷔한 지 9년이 됐는데, 자기 관리를 위해 연예인으로서 어떤 마인드를 갖고 있나?
병헌: 나는 살아 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빨리 명예와 인기를 얻는 것보다 조용하게 오랫동안 길게 가고 싶다.

10. 벌써 9월이다.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병헌: 배우로서 작품을 시작하고 이제야 조금씩 적응을 하는 것 같다. 또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래도 가능하다면 올해 안에 휴가는 꼭 한번 가고 싶다. (웃음)

10. 배우로서 꿈은 뭔가?
병헌: 어머니께서 성공하게 되면 봉사도 많이 하고 후원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하셨다. 그런 꿈을 이룰 수 있는 영향력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