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정소민 “추석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역시 가족이죠”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SBS 예능 ‘리틀 포레스트’에서 ‘열정 이모’로 활약 중인 배우 정소민. 그는 “추석 연휴에 잘 충전해서 올해 남은 4개월을 힘내서 달리자”고 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정소민은 요즘 SBS 예능 ‘리틀 포레스트’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열정 이모’로 활약 중이다 .아이들이 말하기도 전에 마음을 척척 알아내는 ‘동심술사’로 통한다. 촬영하며 아이들이 달라진 점이 있느냐고 묻자 정소민은 그걸 바라는 것도 어른의 욕심인 것 같다며 아이들이 그저 마음껏 놀기만을 바란다고 했다. 그의 따뜻하고 고운 마음은 라디오에서도 느낄 수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부터 매일 저녁 8시 SBS 파워FM ‘정소민의 영스트리트’ DJ로 청취자와 만나고 있다. 부모님과 딸의 사연만 나오면 울컥할 정도로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부쩍 애틋해졌다고 한다.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아이들을 통해 엄마, 아빠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됐다는 정소민. 이번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정소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10. ‘리틀 포레스트’를 촬영하며 아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겠네요. 촬영 아닌 날도 생각날 것 같은데요.
정소민: 그래서 제가 찍어둔 사진과 영상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한 번씩 봐요.(웃음)

10. 예전부터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았나요?
정소민: 아이들을 좋아했어요. 제가 친가 쪽에서는 맏이에요. 3살 터울의 동생이 있고 그 밑으로 사촌동생들이 있어요. 어렸을 때 어른들이 신기해 할 정도로 동생들 챙기는 걸 좋아했어요. 연기를 시작한 후에는 아이들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어요. 어떤 인물을 연기한다는 건 저와 다른 한 사람을 알아간다는 것이잖아요. 캐릭터를 탐구하는 과정은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과 비슷해요. 처음엔 이해할 수 없던 캐릭터도 유년기부터 들여다보면 공감할 수 있게 되요. 그런 과정을 반복하니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고 유년기가 인생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알게 됐죠. 그래서 아이들이 자라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10.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자격증도 땄잖아요. 어떤 자격증인가요?
정소민: 아동심리상담사 자격증이에요. 아동 심리에 대한 심리학자별 연구 이론부터 상담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공부하는 거죠. 그런데 이론과 실제는 달라서 좀 당황했어요.(웃음) 실전은 체력전이더라고요.

10. 그렇다면 아이들을 돌볼 때 가장 필요한 건 체력이다?
정소민: 1순위부터 10순위까지 체력이요.(웃음)

10. 아이들의 성장도 실감하나요?
정소민: 아이들이 이곳에 와서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것도 어쩌면 어른의 욕심인 것 같아요.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재밌게 놀다가는 걸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자연 속에 노는 것이 편해진다면 전 그저 고마워요. 아이들은 흡수가 참 빠른 것 같아요. 단체 생활을 통해 양보를 배우고 서로에게 공감할 줄 알게 되고, 또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받죠. 몸에 뭔가 묻는 걸 싫어하던 아이도 ‘괜찮다’는 걸 배우더라고요.

지난 3월에 조카가 태어났다는 정소민. “아직 얼떨떨해요. 엄마, 아빠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것도 신기하고요.”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배우는 점이 있다면요?
정소민: 어른 모드와 아이 눈높이 모드를 잘 오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놀 때는 저도 아이가 돼서 함께 놀고 아이를 돌봐야 할 때는 어른으로서 세심히 신경 써야 하죠. 놀아준다는 것보다도 같이 논다는 게 맞는 것 같고요. 정신없이 아이들을 돌보다가 잠깐 틈이 나면 부모님이 생각나요. 부모님이 저를 키울 때 웃으며 했던 일들이 결코 웃을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았죠.(웃음) 어릴 때 저는 밥을 잘 안 먹어서 쫓아다니면서 먹여야 했대요. 아직도 엄마가 잘 먹는 애를 키워보는 게 소원이라고 할 정도죠. 엄마가 그렇게 애쓰면서 밥을 먹이고 싶어 했던 마음을 아이를 돌보는 입장이 되니 조금은 알게 됐어요.

10.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정소민: 그레이스가 촬영 때마다 엄마에게 주겠다고 꽃을 주우러 다녀요. 제가 그걸 잘 알아서 항상 같이 찾아주거든요. 그레이스가 울다가도 “엄마에게 줄 꽃을 찾으러 가자”고 하면 뚝 그쳐요. 그런데 얼마 전 제작진에게 들은 얘긴데, 그레이스가 집에 가서 산책을 할 때 제게 줄 꽃을 찾으러 다닌다는 거예요. 너무 뭉클한 거 있죠. 아이들이 찍박골에 언제 가느냐고 물어본다는 얘길 전해들을 때도 뭉클해요. 이거 외에도 정말 많아요.

10. 엄마가 된다는 건 어떤 걸까요.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정소민: 아, 진짜 모르겠어요. 한 사람을 책임져야 한다는 무게감이 너무 커요. (엄마가 된다는 건) 너무 큰일 같아요.

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느냐고 묻자 “여섯 살 때 중학생 오빠들에게 내 동생을 괴롭히지 말라고 쏘아붙였을 만큼 골목대장이었다”며 웃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라디오 ‘정소민의 영스트리트’를 진행하고 있잖아요. 라디오는 거의 생방송으로 진행되니 꼬박꼬박 스케줄에 맞춰 가는 일이 어려울 것 같아요.
정소민: 쉽지 않은 일은 맞아요. 정해진 시간에 꾸준히 출퇴근하는 일을 하는 게 오랜만이에요. 하지만 그게 장점이기도 하죠. 작품을 할 땐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 들만큼 나를 불태웠다가도 쉴 때는 너무 아무 것도 없어서 마음이 휑할 정도에요. 이런 생활을 몇 년간 반복하다 보니 같은 시간에 어떤 일을 규칙적으로 한다는 데서 오는 안정감이 있어요.

10. 라디오만의 매력은 뭔가요?
정소민: 예전처럼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감성과 복고에 대한 향수가 있어요. 그 갈증을 충족시켜주는 매체가 라디오 같아요. 요즘은 저와 애청자들 간의 거리감도 좁아졌다는 걸 느껴요.

10.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나요?
정소민: 라디오 4부에서 ‘남의 사랑이야기’라는 코너를 해요. 청취자들이 본인이나 주위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보내면 제가 이야기처럼 들려주죠. 기억나는 게 많은데 그 중에서도 반려동물 이야기와 부모님 이야기는 제게 눈물버튼 같은 소재에요. 특히 아빠와 딸, 아빠와 엄마 사연은 꼭 제 얘기 같아요. 한 청취자는 아버지와의 사이가 무척 돈독하다는 거예요. 아버지와의 좋은 기억에 대해 쭉 이야기하곤 마지막에 아버지가 치매라고 하더라고요. 내내 밝은 사연이라 더 마음이 아팠죠. 그 사연을 읽은 날 하필 아빠가 제게 아침을 차려준 거예요. 그런 이야기에는 감정 컨트롤이 잘 안 돼요.(웃음)

10.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더 애틋해지는 게 맞나 봐요.
정소민: 그러게 말이에요. 20대 후반부터 감정의 변화가 심해진 것 같아요. TV를 보다가도 그래요. 마음속으로 ‘너 너무 주책이야’ 할 때도 많아요.(웃음)

정소민 인터뷰,

조만간 새로운 작품으로 인사드리겠다는 정소민. /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라디오를 진행하다 보면 노래도 많이 듣게 되잖아요. 귀향길에 들으면 좋을 것 같은 곡을 추천해줄 수 있을까요?
정소민: 귀향길이라고 하니 쿵쾅쿵쾅하는 리듬으로 잠을 깨게 만들어서 안전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노래여야 할 거 같네요.(웃음) 음… 제가 요즘 자주 듣는 노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러버(Lover)’에요. 세련됐는데 복고 느낌도 나는 곡이죠.

10. 추석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요?
정소민: 저희 집은 제사를 지내진 않지만 음식을 풍성하게 해요. 친척들과 모여서 다 같이 음식을 만들고 먹으려고요.

10. 이번 추석에 보름달을 보며 빌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요?
정소민: 판타지스러워도 되나요? 된다면 좋은 체력을 가진 몸으로 바꿔달라는 거요.(웃음) 현실적으로는 좀 더 건강해지게 해달라는 거요. 요즘 건강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어요. 옷이나 액세서리보다 건강식품 사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영양제도 챙겨먹고 에센셜 오일도 퓨어 100%짜리로 엄청 사 모아요.(웃음)

10. 추석을 맞아 독자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드려요.
정소민: 명절 하면 역시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이 가장 먼저 떠오르네요. 새해 소망을 얘기하던 것도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9월이네요. 열심히 달려왔으니 기운이 빠지기도 할 거 같아요. 요일로 따지자면 목요일이랄까요?(웃음) 이렇게 휴식이 필요할 때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탈나지 않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기운을 충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남은 4개월을 더 힘내서 달릴 수 있게 말입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