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이슈] 유승준의 착각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유승준. / 사진=유승준 SNS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븐 승준 유)이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활동을 한 건 2002년이 마지막이었다. 17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그는 ‘핫한’ 스타다. 남자 연예인들에게 위기와 같았던 군 복무를 기회로 바꿔놓은 것도 유승준의 공이다. 지난 8일 유승준은 서연미 CBS 아나운서가 인터넷 방송에서 자신의 병역 기피와 비자 발급 신청 문제를 두고 비판한 발언에 대해 강하게 맞설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유승준은 지난 8일 자신의 SNS에 짧은 영상과 글을 올렸다. 영상은 지난 7월 8일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CBS ‘댓꿀쇼PLUS’ 151회 내용이다.

영상에서 서연미 아나운서는 “유승준이 저한테 괘씸죄가 있다”며 “완벽한 사람이었고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 내가 어린 시절 본 방송에서 해변을 뛰면서 해병대를 자원입대하겠다고 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아나운서는 유승준의 F4비자 신청을 언급하며 “유승준은 중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수익을 낸다”며 “한국에서는 외국에서 번 돈에 대해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유승준은 미국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서 아나운서는 어릴 적 유승준에 대한 팬심이 깊었던 탓인지 실망감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방송임에도 유승준을 ‘얘’라고 표현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에 유승준은 “유언비어와 거짓 루머들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며 “나보다 어려도 한참 어린 거 같은데 나를 보고 ‘얘’라고 하시더라. 용감하신 건지 아니면 멍청하신 건지 그때 똑같은 망언 다시 한 번 제 면상 앞에서 하실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처벌 아니면 사과 둘 중에 하나는 꼭 받아야 되겠다.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섹션TV’에서 병역기피에 대해 해명하는 유승준./ 사진=MBC 방송화면

유승준은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파워풀한 퍼포먼스에 올바른 이미지로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2002년 1월, 군 입대를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유승준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시민권을 획득해 병역을 면제 받았다. 이후 법무부는 유승준이 출입국관리법이 정한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며 유승준의 입국을 막았다. 해외에서 활동을 이어가던 유승준은 2015년 9월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인 ‘F-4’ 비자의 발급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했고, 이에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냈다.

1·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연예 활동을 할 경우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국군장병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병역 의무 이행 의지를 약화해, 병역기피 풍조를 낳게 할 우려가 있다”며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2년 4개월 만에 진행된 최종심에서 대법원은 “원심 파기, 고등법원 환송” 판결을 내리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오는 20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 환송 이유를 분석, 재심리 과정을 거쳐 최종 판결을 내릴 전망이다.

유승준은 활동 당시 청소년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 받아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스타였다. “대한의 남아로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던 그의 뻔뻔한 거짓말과 행동에 전 국민은 분노했다. 그는 전 국민을 기만했고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아니 스스로 무덤을 팠다.

서 아나운서가 유승준을 비판하면서 그를 ‘얘’라고 표현한 것은 방송에 적합하지 않았다. 하지만 TV방송보다 자유로운 인터넷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못할 것도 없는 표현이다. 게다가 서 아나운서의 말은 틀린 게 없다. 그도 한 때는 유승준의 팬으로서 그를 동경했을 것이다. 유승준에게 배신 당한 팬은 서 아나운서뿐만 아니다. 전 국민을 배신한 유승준이기에 서 아나운서의 다소 선을 넘는 분노 표출에도 대중들은 지적이나 비판보다 응원을 보내고 있다.

서 아나운서의 “사과 아니면 처벌”을 원한다는 유승준. 그가 대국민에게 해야 할 일이 바로 진정한 사과와 쓰디쓴 처벌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이젠 국민도 그와 대거리하기에 지쳤다. 외국인으로서 한국이 아닌 곳에서 원하는 대로 활동하길 바랄 뿐이다. 그가 거대한 착각에서 헤어나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