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소소하게 웃기고 묵직하게 울리는…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포스터./사진제공=NEW

대복 칼국수집에서 수타면과 비주얼을 담당하고 있는 철수(차승원 분). 그는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정신세계를 가진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잘생기고 착하고 힘도 좋지만 어딘가 부족하다. 손님에게 “밀가루는 몸에 안 좋아요. 살쪄”라고 말할 정도로.

그러던 어느 날, 철수는 길을 알려달라는 의문의 아줌마에게 납치되듯 병원으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존재조차 몰랐던 자신의 딸 샛별(엄채영 분)을 만난다. 샛별이가 백혈병을 앓고 있어 골수 이식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 그가 병원에 온 이유였다. 그렇게 철수는  마른하늘에 ‘딸’벼락을 맞았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병원에 있어야 할 샛별이가 무슨 이유에선지 탈출을 감행한다. 이를 목격한 철수가 따라나서긴 했지만, 영 믿음직스럽지 않다. 이에 철수의 동생 영수(박해준 분)와 샛별이 할머니(김혜옥 분)는 철수가 쓴 카드 내역을 보고 쫓아가기 시작한다. 샛별이와 철수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이 영화는 철없는 아빠와 철든 딸의 여정을 로드무비 형식으로 보여준다. 의도치 않게 짝꿍이 된 두 사람은 어떤 장소와 사람, 물건을 찾아 길을 떠나는 과정을 겪으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 여정에서 두 집안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감춰졌던 반전의 사연까지 자연스럽게 밝혀진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스틸컷./사진제공=NEW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전반부 웃음, 후반부 눈물 코드를 담은 전형적인 한국형 코미디다. 아이 같은 아빠, 어른 같은 아이의 부녀 케미와 예측 불가한 사건, 사고가 웃음을 자아낸다. 후반부에는 철수의 과거와 비밀이 드러나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초반부와 후반부의 결이 달라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캐릭터를 희화화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지적 장애를 가진 철수 캐릭터의 설정과 표현력이 다소 어설프다. 음주운전이나 조폭 미화 등 관객에 따라 불편하게 느껴질 요소들이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추석을 겨냥한 코미디 영화다. 포스터에 ‘코미디 맛집’이라는 문구를 삽입할 정도로 코미디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웃음의 강도는 그리 높지 않다. 차승원의 분량을 빼면 웃기는 장면은 몇 안 되는데 그마저도 약하다.

영화의 진가는 후반부에 드러난다. 폭소를 노린 영화라면 실망하겠지만 가슴 따뜻한 웃음과 감동을 원한다면 제격이다. 평범한 영화 속 인물들은 선하고 유쾌한 행동으로 기분 좋은 웃음을 선사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 코미디인 점도 강점이다.

9월 11일 개봉. 12세 관람가.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