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의 인간美”…‘런닝맨’이 9년간 사랑 받은 원동력(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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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런닝맨’은 9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6일 팬미팅 ‘런닝구’를 열었다. 사진은 행사에 참석한 유재석(왼쪽 뒷줄부터 시계 방향), 지석진, 이광수, 송지효, 전소민, 김종국, 양세찬, 하하. /서예진 기자 yejin@

SBS 대표 예능 ‘런닝맨’이 9주년을 맞았다. 2010년 7월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로 시작해 2017년 독립 편성된 ‘런닝맨’은 매주 일요일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있다. ‘런닝맨’에는 현재 유재석, 지석진, 김종국, 송지효, 하하, 이광수, 양세찬, 전소민이 출연 중이다. 메인 연출을 맡고 있는 정철민 PD는 4일 오전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런닝맨’ 9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랜 시간 사랑받은 비결로 ‘멤버들의 인간미’를 꼽았다. 그는 앞으로 ‘런닝맨’의 특성을 잘 살려 기존 팬층을 유지하되 보다 확장된 아이템으로 새로운 시청층을 끌어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런닝맨’은 국내에서 ‘런닝구’ 팬미팅을 열었다. 해외에서 팬미팅은 여러 차례 열었지만 국내 팬미팅은 처음이다. 팬미팅을 기획한 이유에 대해 정 PD는 “모두 힘을 합쳐서 뭔가 만들어본 적이 있는가 생각해봤다. 그러던 중 해외 팬미팅 영상을 보게 됐고 멤버들끼리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 좋아보였다”며 “팬들과 시간을 공유하고 멤버들끼리도 더 친해지고 진솔한 사이가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SBS 역사상 9주년을 넘어간 예능이 없더라. 프로그램이 영원할 것 같다가도 갑자기 사라지기도 한다. 제가 ‘런닝맨’을 맡고 있는 이 순간 (팬미팅을)하고 싶었다. 10년을 넘기길 바라며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정 PD는 “팬미팅 마지막 무대 전에 멤버들과 ‘이것만 끝나면 홀가분할 것 같다’고 했는데 끝나고 나니 허무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해낼 줄 몰랐다. 석진 형이 54살이다. 20대도 소화하기 힘든 안무를 소화해냈다. 지금도 여운이 남아있다. 힘든 걸 꾹꾹 참고 했다. 멤버들과 지나고 나면 추억할 거리가 있을 거라는 얘길 했다”고 전했다.

팬미팅 무대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안무 선생님인 리아킴이 포기할 뻔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춤을 잘 추는 분들이 있는 반면 태생적으로 못 추는 사람도 있었다”며 “송지효는 취약하고 지석진은 나이가 있어 힘들어했다. 죽겠다고 하면서도 개인 연습을 꾸준히 했고 송지효는 안무 선생님에게 영상을 받아 연습하기도 했다. 송지효 춤의 발전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런닝맨’ 연출을 맡고 있는 정철민 PD. /사진제공=SBS

2010년 ‘런닝맨’의 제작진으로 합류한 정 PD는 2015년 메인 연출이 됐다. 그는 “‘런닝맨’은 게임 버라이어티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확장성에 한계를 느낀다. 누군가는 트렌디하지 않다고도 얘기한다”며 “예전에는 스토리텔링 위주여서 극적으로 끝나는 내용에 조작 이야기도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유재석이 ‘유르스윌리스’ ‘유임스본드’ 같은 별명을 얻은 것처럼 이전에는 멤버들의 캐릭터적인 면이 컸다. 이제는 인간 유재석, 인간 송지효, 인간 김종국 등 인간적인 면모가 보이길 바랐다”며 “멤버들의 모습을 리얼하게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고 달라진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정 PD는 개리가 ‘런닝맨’을 나갔을 때가 가장 위기였다고 꼽았다. 그는 “1명의 멤버가 이탈하면서 다른 멤버들의 사기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이대로 끝나겠다 생각했는데 유재석이 많이 도와줬다. 전소민과 양세찬을 영입할 때도 멤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줬다”고 밝혔다. 2017년 합류한 둘에 대해서는 “전소민은 실제와 같다. 막내딸 같다. 양세찬은 철든 동생”이라며 “둘이 합류하고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런닝맨’ 방송 화면. /사진제공=SBS

정 PD는 ‘런닝맨’이 사랑 받는 비결로 “멤버들의 성품과 인품, 열심히 하려는 프로페셔널한 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템이 별로이고 방송이 실망스럽더라도 코어팬층은 멤버들에 대한 호감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런닝맨’이 해외에서 상을 받는 이유는 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 외국의 한 PD는 ‘런닝맨’ 콘텐츠는 언어가 다른 사람이 봐도 딱히 어렵지 않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정 PD는 앞으로의 방향성을 두고 ‘런닝맨’스러운 것과 ‘런닝맨’스럽지 않은 것의 적절한 배합을 강조했다. 그는 “아이템을 잡을 때 최대한 ‘런닝맨’스러운 걸 녹여내려고 한다. ‘런닝맨’을 전혀 보지 않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런닝맨’스럽지 않은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끔은 끔찍한 혼종을 만들기도 하지만 제작진이 바뀌더라도 후배들이 ‘런닝맨’스러운 것과 ‘런닝맨’스럽지 않은 것의 배합에 대해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찰예능이 부쩍 많아졌지만 후배들이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를 놓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