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박주희 “연기 10년…’왓쳐’ 통해 지망생에서 연습생으로 올라섰죠”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박주희 인터뷰,드라마 왓쳐

OCN 토일 오리지널 ‘왓쳐’에서 감찰반 조수연 경장으로 분한 배우 박주희./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한석규, 김현주, 서강준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흔들림 없는 연기로 뚜렷한 존재감을 보인 배우가 있다. 처음엔 다소 낯선 얼굴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해 드라마의 주역으로 당당히 인정 받았다. 인기리에 종영한 OCN 토일 오리지널 ‘왓쳐’에서 감찰반 조수연 경장으로 분한 배우 박주희다.

2009년 ‘영화, 한국을 만나다’ ‘여행’ 등으로 연기를 시작한 박주희는 꽤 오랜시간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키웠다. 2015년부터 OCN ‘실종느와르M’, tvN ‘굿 와이프’ ‘내일 그대와’, KBS2 ‘황금빛 내 인생’ ‘오늘의 탐정’, 영화 ‘인랑’ ‘상류사회’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와 상업영화를 오가며 대중과 더욱 가까워진 그는 ‘왓쳐’를 통해 배우로서 비상을 예고했다. “이제 배우 지망생에서 연습생이 됐다”며 겸손해하는 박주희를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 인터뷰룸에서 만났다.

10. ‘왓쳐’가 역대 OCN 시청률 2위로 종영했다. 이 정도 반응을 예상했나?
박주희: 반반이었다. 항상 흥행에 성공했던 안길호 감독님이 메가폰을 잡았고 한석규, 김현주, 서강준 선배가 캐스팅 됐다. 이런 사실만으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웃음) 무엇보다 대본이 좋았다. 다른 수사물과 달리 개성이 뚜렷한 작품이다. 사실 (시청률을) 더 기대했다. 물론 잘 됐지만 ‘조금 더’라는 욕심이 생기더라.

10. 한석규, 김현주, 서강준 사이에서 당당히 주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박주희: 오디션을 봤다. 내 나이에 잘 할 수 있는 연기라고 생각했고 진작부터 안 감독님 팬이어서 그 어떤 작품보다 간절하게 하고 싶었다. 3차까지 오디션을 보고 역할을 따냈다. 사실 안 감독님 입장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를 쓴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고민을 많이 하셨을 것 같다.

10. 그래도 훌륭하게 해내지 않았나. 감찰반에서 존재감이 확실했다. 처음 등장했을 땐 시청자들도 ‘누구지?’라고 했다가 금세 몰입했다. 감독은 뭐라고 하던가?
박주희: 캐릭터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일이 쉽지 않은데 알아서 잘 해줬다고 하셨다. 눈물날 뻔 했다.

10.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나?
박주희: 항상 만족이라는 걸 할 수 없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과 달리 해보고 싶었던 연기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 전작들은 감정을 절제하거나 숨긴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엔 더 솔직하고 당당하게 내보였다. 또 내가 무언가를 만들어서 덧붙일 수 있는 캐릭터여서 재미있었다.

10. 한석규와의 호흡은 어땠나?
박주희: 같은 회사 선배지만 대본 리딩 때 처음 만났다. 부담이 엄청났다. 내가 못하면 선배까지 안 좋은 소리를 듣지 않을까 싶었다. 폐가 되고 싶지 않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10. 연기할 때 한석규에게 조언을 들었거나 도움을 받은 적은?
박주희: 초반에 캐릭터를 잡는 게 힘들었다. 과거의 사건과 그에 따른 트라우마 등에만 초점을 뒀다. 한석규 선배가 봤을 때 내가 해매고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절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는 분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연이가 이런 느낌이겠지?”라며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해주셨다. 선배가 도치광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걸 이해할 수 있었다. 선배는 촬영하면서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한 번은 대본대로, 또 한 번은 프리스타일로 계속 다르게 하셨다. 도치광이 미치광이를 만드는 걸 직접 눈으로 봤다. ‘아 저렇게 하는 거구나’라고 깨달았다.

‘왓쳐’의 주역인 박주희, 김현주, 한석규, 서강준./ 사진제공=클로버컴퍼니

10. 여배우 선배인 김현주를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았나?
박주희: 태주 역할을 그렇게 해내는 걸 보고 그저 대단하다고 느꼈다. 한편으로는 나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다. 전작 ‘오늘의 탐정’에서 나도 변호사를 연기했기 때문에 더 그랬다. 선배를 보면서 지금은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캐릭터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선배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조용히 지켜봐주고 존중해 주신다. 늘 감사했다.

10. 서강준과는 어땠나? 비슷한 나이대여서 선배들보다는 편했겠다.
박주희: 오히려 나이대가 비슷해서 더 조심스러웠다. 둘 다 말이 없는 편인데 신기하게도 촬영만 시작하면 너무 잘 맞춰줘서 호흡이 좋았다. 서강준 씨는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굉장히 집중했다. 대본을 파고들며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10. 조수연이 반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끝까지 도움을 주는 착한 인물로 남았다. 이에 대해 조금 더 임팩트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없나?
박주희: 저도 뭔가 있을 줄 알았다. (웃음) 나쁜 쪽에 가까운 인물이라면 더 임팩트가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좋았다. 시청자들도 조수현마저 배신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 시청자들이 헷갈리지 않게 선한 인물로 잡아서 끝까지 갔다.

10. 심리스릴러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 촬영에 들어가기 전 어떻게 준비했나?
박주희: 첫 촬영을 하기 전 한 달 동안 수사물의 정석이라 불리는 ‘양들의 침묵’부터 여성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 미드 등을 열심히 봤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수연이 점점 밝아지지 않나. KBS2 드라마 ‘프로듀사’를 봤다. 신입사원으로 나오는 김수현 씨를 참고했다. 하하.

10. 이번 작품을 하면서 얻은 것이 있다면?
박주희: 모든 게 다 새로웠다. 내가 밝은 캐릭터의 연기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한 것만으로 영광이었다. 그들이 현장에서 하는 연기,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하나 배우려고 노력했다. 쉴 땐 뭘 하는지도 관찰했다. 내겐 충분히 훌륭한 배우들인데 늘 열심히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때론 충격이었다. 이 모든 걸 즐겼다. 촬영장 가는 게 재미있었다.

10. 아쉬움은 없나?
박주희: 초반에 캐릭터를 못잡고 해맸던 건 아쉽다. 앞부분에서의 연기가 조금은 후회로 남는다. 다시 하면 좋겠다.(웃음) 선배들에게 조금 더 물어볼 걸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박주희 인터뷰,드라마 왓쳐

OCN 토일 오리지널 ‘왓쳐’의 박주희. 그는 한석규, 김현주, 서강준 등과 호흡한 것에 대해 “내겐 충분히 훌륭한 배우들인데 늘 열심히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때론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왓쳐’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보였지만 데뷔한 지 벌써 10년이다.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다고 생각하나?
박주희: 사석에서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했는데 ‘왓쳐’를 하고 나서 배우 지망생에서 연습생으로 올라온 것 같다.

10. 슬럼프는 없었나?
박주희: 단편영화, 독립 영화에서 주로 연기 하다가 3년 전에 회사에 들어가면서 드라마를 시작했다. 드라마를 하면서 자주 좌절했다. 모자란 게 참 많다고 생각했다. 소극적이고, 빠른 시스템을 따라가지 못하고, 나이에 맞지 않는 캐릭터를 봤고…변명거리는 많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다 핑계다. 노력을 덜 했다.

10. 연기하는 데 영향을 끼친 배우는?
박주희: 사람보다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 고등학교 때 ‘파이란’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꼭 연기가 아니라 이런 영화와 관련한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때 아주 많은 영화와 미드 등을 보면서 꿈을 키웠고, 영화과에 들어가게 됐다. 학교 다닐 때 단편을 여럿 찍으면서 배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10. 왜 진작 소속사에 들어가지 않았나?
박주희: 나를 증명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소속사에 무턱대고 들어가기보다 좋은 작품을 하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했다.

10. 꼭 한 번 호흡해보고 싶은 배우는?
박주희: 염정아 선배랑 같이 해보고 싶다.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신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다. 그분이 연기할 때의 성향이 왠지 나랑 잘 맞을 것 같다고 느껴진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박주희: 다른 배우들과 어울림이 좋은 사람. 불편한 연기를 안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언제까지 연기를 할 생각인가?
박주희: 사실 ‘왓쳐’는 다른 작품과는 임하는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이 역할마저 잘 해내지 못하면 연기를 계속 해야할지 고민해봐야겠다고도 생각할 만큼 절박했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다짐으로 임했다. 작품이 끝나고 조금 더 용기를 얻었다. 할 수만 있다면 나문희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연기하고 싶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전화를 받으면서 마른 걸레질 하는 그 디테일한 연기를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나도 꼭 그렇게 하고 싶다.

10. 배우로서 꿈은?
박주희: ‘연기’에 대해 계속해서 호기심이 생긴다. 어떤 작품을 만날 , 어떤 상대와 연기를 하게 될지 궁금하다. 나는 계속 궁금한 걸 해소하면서 재미있게 연기하고 싶다. 또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 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