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비밀’, 촘촘하게 만들어진 캐릭터의 재미

KBS ‘비밀’ 12회 방송화면 캡쳐

KBS ‘비밀’ 12회 방송화면 캡쳐

KBS2 ‘비밀’ 12회 2013년 10월 31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레스토랑을 지키고 위기에 빠져가는 회사를 구하기 위해 민혁(지성)은 새 투자자를 찾아 나선다. 유정(황정음)은 새로운 소스를 개발하면서 이를 돕는다. 민혁은 도훈(배수빈)이 삭제한 블랙박스 영상을 복구해 사고 당일 유정과 도훈이 함께 있었음을 확인하지만, 더 실질적인 증거를 찾으려 애쓴다. 민혁의 옆에 유정이 있다는 사실에 날이 선 세연(이다희)은 민혁의 생일파티를 빙자해 유정을 부르고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는다.

리뷰
조토커(조민혁의 유정에 대한 집착이 스토커 수준이라고 붙여진 별명)의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예전에는 유정을 괴롭히기 위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면 이제는 그녀가 걱정이 되어 지킨다. 도훈과의 자리를 불편함하게 느끼는 유정을 보며 자리를 피하게 해주려 노력한다. 달라진 마음이다. 그리고 그 자신 외에는 알지 못했던 그 마음이 이제는 타인이 눈치챌 정도가 되었다. 세연이 민혁의 눈빛에서 사랑을 읽어내는 것처럼.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급작스럽게 느껴지지 않는 건, 그 동안 인물들의 감정이 촘촘히 쌓여왔기 때문이다. 한번도 두 계단을 껑충 뛰어오르는 법 없이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이러한 캐릭터 형성 방법은 비밀이 하나 둘씩 밝혀지는 막판까지도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아 둘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진실 자체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 진실에 다가갈수록 변화하는 인물들의 모습,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의 인물들의 반응을 궁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비록 사건을 낸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죄라고 생각하는 유정과, 거짓말에 거짓말을 더해 자신의 죄를 덮으려고만 하는 도훈이 어떤 결말을 도출해낼지 궁금하게 만들기 때 문이다. 비밀이 다 밝혀지고 나면 이야기의 힘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남녀 주인공의 사랑은 시청자들을 애태워 TV앞에 모으려는 수단일 뿐이라는 생각도. 촘촘하게 잘 만들어진 캐릭터 가 마치 튼튼한 마차 바퀴처럼 이야기를 자연스레 끌고 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싶어 하고, 보고 싶어 하는 그 결말을 향해.

수다 포인트
– 은근슬쩍 민혁에게 한 방 날리려다 발각된 광수(최웅). 아, 이 귀여움을 어쩔…
– 민혁에게 율동까지 곁들여 생일축하 노래 불러주는 유정. 옛날 옛적 ‘슈가’의 멤버였다는 잊혀진 전설이 있었으니.
– 서지희 그 여자만 죽으면 되는 줄 알았다는 세연의 말이 왜 이리 섬뜩한 것일까요? 혹시 마지 막 비밀을 쥐고 있는 인물로 등극하는 건가요?

글. 김진희(TV 리뷰어)
사진제공.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