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한보름 “시청률 아쉽지 않아…배우로서 ‘레벨업’ 하는 계기됐죠”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한보름,인터뷰

지난 15일 종영한 MBN 수목드라마 ‘레벨업’에서 게임회사 조이버스터의 기획팀장 신연화를 연기한 배우 한보름. / 이승현 기자 lsh87@

열정과 의지는 넘치지만 허당이다.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성격에 망가짐도 불사한다. 최근 종영한 MBN 수목드라마 ‘레벨업’에서 부도 위기의 게임회사를 살리기 위해 분투한 신연화 이야기다. 드라마 ‘고백부부’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한보름이 신연화 역으로 드라마 첫 주연을 무사히 끝냈다. 한보름은 이전까지의 화려하고 예쁜 모습을 벗어던진 현실 코믹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성훈과의 티격태격 케미도 맛깔나게 표현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레벨업’ 했다는 한보름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첫 주연이었는데, 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었나요?
한보름: 엄청 많았죠. 제가 드라마에 해를 끼치면 안 되니까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압박감이 심했어요. 그만큼 캐릭터에 대한 준비도 많이 했고, 감독님 및 배우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눴죠. 다행히 뒤로 갈수록 점점 좋다고 칭찬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저에게 주연이라는 자리를 맡기기 쉽지 않았을 텐데, 믿어주신 감독님과 작가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10.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뭐였어요?
한보름: 연화라는 역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제 안에 다양한 모습 중 연화와 비슷한 면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연기 연습 외에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어요. 게임도 잘 안하는데, 일부러 깔아서 해보기도 했고요.(웃음)

10. 어떤 점이 비슷하던가요?
한보름: 열정 부자라는 점이요.(웃음) 연화를 보면 회사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사실 회사원이 그러기 쉽지 않잖아요. 그런 무한 열정들이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10. 성훈과의 호흡은 어땠어요?
한보름: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어요. 같이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친해졌는데, 너무 좋은 분이었어요. MBC ‘나 혼자 산다’에서의 모습이랑 거의 비슷한데, 더 인간적이더라고요. 스케줄도 많고 바쁘신데도 현장 분위기를 띄워주려고 노력하고, 상대 배우한테서 마음에 드는 연기가 나올 때까지 이끌어주고 기다려주셨어요. ‘역시 주연배우는 다르구나’ 생각했죠.

10. 성훈이 ‘키스 장인’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실제로 해보니 어떻던가요?
한보름: 이번 드라마가 로맨스 코미디지만 생각보다 로맨스가 많지 않았어요. 키스신도 마지막 회 가서야 딱 한번 나와요. 그 전까지는 계속 미묘한 관계였고요. 그게 아쉽긴 해요. 지금까지 매번 버림받고 죽는 역할만 하다가 사랑하는 역할이라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키스 장인’을 느낄 정도의 애정 신이 없었기 때문에 실감하진 못했네요. 호호.

10. 차선우와 성훈 사이의 삼각관계도 있었어요. 두 캐릭터가 상반된 성격인데, 실제로는 어떤 스타일이 더 끌리나요?
한보름: 극중 성훈 선배님은 너무 까칠하고, 차선우 씨는 너무 착해요. 저는 남자다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까칠한 건 남자다움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자상한 게 좋지 않을까요?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요.(웃음)

10. 원수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경험은 없나요?
한보름: 없어요. 저는 친구면 친구, 연인이면 연인이에요. 선을 분명히 하는 성격입니다.

한보름을 등장시킨 ‘레벨업’의 캐릭터 포스터./사진제공=MBN

10. 노력한 데 비해 시청률은 다소 아쉬워요.
한보름: 다들 고생하셨는데 그만큼의 시청률이 안 나와서 아쉽긴 했죠. 그래도 바라던 건 이뤘어요. 배우와 스텝 모두 드라마 제목처럼 이 드라마를 통해 ‘레벨업’ 하는 게 목표였거든요. 감독님도 이번이 첫 드라마였고, 저도 첫 주연이었고, 성훈 선배님도 새로운 연기 도전이었으니까요. 시청률보단 모두들 한 단계 레벨업 했다는 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0. 다음 작품에서는 다시 한 번 주연을 하고 싶은가요, 부담을 내려놓고 조연을 하고 싶나요?
한보름: 주연이라는 자리에 욕심은 없어요. 오랫동안 연기하는 것이 제 목표거든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도 딱 한 단계만 레벨업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지 다음에 또 주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아니었어요. 앞으로의 작품들은 주·조연 상관없이 연기로 더 단단해질 수 있는 역할들을 하고 싶습니다.

10. 해보고 싶은 역할은요?
한보름: 전문직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의사나 변호사 같이 멋있는 역할로요.(웃음)

10. 2011년에 데뷔해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보름: 연기를 처음 시작한 건 2004년 18살 때 부터에요. 대학도 연극영화과로 갔고, 아이돌 준비도 했죠. 그때도 꿈은 연기자였어요. 어떤 길로 가도 연기자만 되면 꿈을 이루는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데뷔도 몇 번 엎어지게 됐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기였는데, 이제와 생각하면 그 시간이 지금의 저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 것 같아요. 배우는 작품을 기다려야 하는 직업이고, 몇 개월 동안 안 들어올 수도 있잖아요. 저는 워낙 많이 넘어져 봤기 때문에 기다리는 건 아무것도 아니거든요.(웃음)

10. 데뷔하기까지의 길이 순탄치 만은 않았네요.
한보름: 정말 힘들었어요. 당시에는 원형탈모도 생겼을 정도로요. 2011년에 드라마 ‘드림하이’로 데뷔했지만, 다음해에도 또 다시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하다 엎어졌거든요. 이게 내 길이 아닌가 싶고, 좌절도 하면서 맨날 술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그러다 점점 어두워지는 제 모습을 보면서 이러다가는 못 버티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는 술 약속을 일체 잡지 않았어요. 스스로에게 다짐했죠. 절대 힘들 때 술 마시지 않기로, 행복할 때 좋은 자리에서만 기분 좋게 먹기로요. 그때부터 운동과 취미활동을 늘렸어요. 작품을 기다리는 시간들을 불행하게 보내지 않기 위해 삶을 변화시켰죠.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모르니까 애견 미용사 자격증,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어요. 지금도 작품이 끝나면 시간을 내서 한 가지씩 배우려고 노력합니다.

10. 최근 가장 배우고 싶은 건 뭐에요?
한보름: 프리 다이빙을 배워보고 싶어요. 제가 워낙 물을 좋아하거든요. 수영을 따로 배워본 적은 없는데, 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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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보름은 “내후년 결혼이 목표”라고 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10. 올해 33살인데, 여배우로서 나이에 대한 압박은 없나요?
한보름: 예전에는 나이에 비해 어린 역할만 하는 것에 고민이 있었어요. 드라마 ‘주군의 태양’ 에서도 아역으로 나왔는데, 10년 후에 내 역할이 저와 한 살 차이였거든요. 이런 역할들만 하게 되면 어떡하지 고민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런 건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됐어요, 저는 ‘빨리 성공해서 결혼한 뒤 그만둬야지’가 아니라 오래 연기하는 배우로 남고 싶으니까요. 나이에 대한 압박은 전혀 없어요.

10. 결혼 생각은 없는 건가요?
한보름: 아뇨, 아주 많아요. 호호. 제가 최근에 신점을 봤는데, 내년 여름에 인연을 만나서 내후년에 결혼한다고 하더라고요. 요즘 제 최대 관심사가 결혼이에요. 내년 여름에 꼭 결혼할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공개 구혼 중입니다.(웃음)

10. 결혼상대로 생각한 이상형이 있나요?
한보름: 인간적이고 남자다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왕이면 평범했으면 해요. 유별난 사람은 별로거든요. 너무 멋 부리고, 굶어서 살만 빼는 사람들을 보면 호감이 잘 안가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10. 배우 한보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한보름: 엄청 부자가 되거나 유명해지는 걸 바라지 않아요. 지금처럼 저를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분들께 하나씩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줄 겁니다. 열심히, 오랫동안, 행복하게요.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