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엑스원의 데뷔 강행, Mnet의 자신감인가 무리수인가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그룹 엑스원(X1) / 제공=스윙엔터테인먼트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에서 뽑힌 11인조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의 데뷔가 임박했다. 엑스원은 오는 27일 첫 번째 미니음반 ‘비상 : 퀀텀 리프(QUANTUM LEAP)’를 발표하면서 쇼케이스와 콘서트를 결합한 ‘프리미어 쇼콘(Premier Show-Con)’을 열 예정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11인에 합류한 엑스원의 데뷔는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엇갈린다. ‘프로듀스X101’의 제작진이 시청자 투표를 조작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엑스원으로 활동할 멤버 11인을 뽑는 마지막 회에서의 석연찮은 투표 결과에 대해 시청자들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연습생들 간의 동일한 득표 수 차이, 특정 숫자의 배열,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데뷔 안정권에 들었던 연습생의 탈락 등 시청자들이 제기한 조작의 정황 증거는 여러 가지다.

Mnet 측은 “득표 수로 순위를 집계한 뒤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 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 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면서도 “최종 순위에는 변동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급기야 Mnet은 지난달 26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그러자 260여 명의 시청자들은 의기투합해 ‘프로듀스X101’의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들었고, 이들의 법률대리인 마스트 법률사무소는 ‘프로듀스X101’ 제작진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사기의 공동정범 혐의 및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의 공동정범 혐의다. 경찰은 제작진의 사무실과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처럼 전례 없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엑스원을 예정대로 데뷔시킨다는 소식에 팬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경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제작진의 휴대폰에서 투표조작이 언급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고 알려졌음에도 Mnet은 엑스원의 데뷔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마스트 법률사무소 김태환 변호사는 “데뷔 강행에 대한 우려의 반응이 있어서 별도의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알아보는 중이다.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CJENM의 일정을 막을 수 있는지 등 다방면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팬들의 우려는 하나다. 엑스원의 데뷔를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하면서도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투표 조작’ 꼬리표가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투표 조작이 사실로 드러나고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면, 활동 중인 멤버를 교체할 것인지 복잡한 일들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청자의 문자 투표로만 그룹을 구성하는 ‘프로듀스’ 시리즈는 참가자들의 재능과 끼를 확인할 수 있는 풍성한 볼거리에 시청자 참여로 인기를 끈 프로그램이다. 2016년 ‘프로듀스 101’의 시즌1의 그룹 아이오아이(I.O.I)를 필두로 워너원(‘프로듀스 101’ 시즌2), 아이즈원(‘프로듀스 48’) 등을 배출했다. 방송을 통해 일찌감치 팬덤이 쌓인 만큼 데뷔와 동시에 각 음원차트와 음악방송 1위는 물론 연말 시상식에서도 신인상을 휩쓸며 그해 가장 핫(HOT)한 신인 그룹으로 주목받는다. 활동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팬들의 애정이 더욱 뜨겁다. 활동 기간 내내 기록을 세운다. 내놓은 음반의 판매는 물론 콘서트나 예능 프로그램까지 티켓은 순식간에 동나고 화제의 연속이다.

그러니까 ‘프로듀스’ 시리즈를 통해 데뷔한 그룹은 나오는 순간부터 ‘꽃길’ 예약이다. 하지만 엑스원만큼은 의견이 나뉜다. 열렬히 응원하던 팬들 역시 엑스원의 데뷔를 기다리면서도 한편으론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과 Mnet의 아쉬운 대처로 인해 개운하지 않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프로듀스X101’의 방송 내내 순위를 높이기 위해 땀 흘리며 역량을 발휘한 엑스원의 멤버들은 또 무슨 죄인가.

엑스원의 데뷔 강행이 처음부터 “순위 변동은 없다”고 반박한 Mnet 측의 자신감인지, 아니면 확정된 음반 발매일을 늦추고, 수용인원이 5만 명인 고척 스카이돔의 공연장 대관을 취소하는 게 쉽지 않아서 선택한 무리수인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