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변신’, 공포물과 가족물의 결합…신선하지만 아쉽다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영화 ‘변신’ 포스터/사진제공=(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마당 있는 2층집으로 이사 온 강구(성동일 분)네 가족. 둘째 현주(조이현 분)는 투정을 부렸지만 엄마 명주(장영남 분)는 싸게 얻은 새집이 썩 마음에 든다. 하지만 설렘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이사 온 첫날 밤, 옆집에서 들려오는 정체불명의 소리 때문이다.

조금 별난 이웃이겠거니 하고 넘겼지만, 옆집은 강구네 창문 앞에 죽은 고양이 사체를 매달아 놓고 막내 우종(김강훈 분)의 의자까지 박살낸다. 참다 못한 강구는 옆집을 찾아가고, 그 안에서 뜻밖의 광경을 마주한다. 온통 동물의 사체로 널부러진 집안과 오싹한 분위기의 집주인. 강구는 따지지도 못한 채 서둘러 자리를 피한다. 악몽과도 같은 일을 겪은 후, 강구네 가족에게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평소와 달리 화가나 보이는 명주는 며칠을 굶주린 짐승마냥 밥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 막내가 반찬 투정을 하자 “어디서 반찬투정이야!”라며 식탁까지 엎어 버린다. 가족 모두가 충격에 빠진 저녁, 명주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기분이 좋아 보인다. 모두가 혼란에 빠진 그때, 강구는 느닷없이 첫째 선우(김혜준 분)와 둘째 현주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자매는 필사적으로 강구를 피해 도망가지만 궁지에 몰린다. 그 순간, 아래층에서 “무슨 소리야?”라는 강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집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어젯밤에 아빠가 2명 이었어요.” 결국 선우는 악령을 쫓는 구마사제인 삼촌 중수(배성우 분)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가족들에게 지금까지의 사정을 들은 중수는 말한다. 우리 말고 이 집에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고. 다음에는 누구의 모습일지 알 수 없으니 믿지도 듣지도 말라고. 악마는 그 누구의 모습으로도 변신할 수 있다고.

영화 ‘변신’ 스틸컷./사진제공=(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변신’은 악령에 빙의되거나 괴수가 등장하는 기존 공포영화들과는 달리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을 교란시킨다는 설정이다. 가장 사랑하는 가족의 모습으로 변한 악마는 서로를 믿어온 이들에게 끔찍한 변화를 가져온다. 끝없는 의심과 공포, 그로 인한 분노와 증오 등이다. 여기에 누가 악마가 될지 모르는 예측 불가한 상황들과 중간 중간 나타나는 정체불명의 P.O.V(1인칭 앵글) 구도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게 한다.

아쉬운 점도 있다. ‘변신’은 오컬트나 공포물보다는 가족물에 가깝다. 악마와 구마의식이라는 설정은 가족을 믿음이라는 시험대에 올리는 도구로 전락한다. 전개와 결말도 예상 가능하다. 극강의 공포나 스릴러를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신파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공포영화를 잘 보지 못하는 관객도 볼 수 있을 정도다.

이런 부족함을 메우는 배우들의 열연은 눈여겨볼 만하다. 광기 어린 눈빛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성동일, 폭력적이고 기괴한 모습으로 변하는 장영남의 연기는 보는 내내 소름을 유발한다. 이들은 미세한 입 꼬리의 변화와 눈빛만으로도 180도 다른 악마를 연기했다.

신예 배우들도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특히 영화 ‘미성년’,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등에서 활약한 김혜준은 ‘변신’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열연을 펼쳤다. 출연 배우를 통틀어 제일 놀라운 변신이라 할 만하다. 조이현도 신선한 마스크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8월 21일 개봉. 15세 관람가.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