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회 맞은 ‘열린 음악회’, “열린 음악과 열린 관객이 만든 천 번의 만남”

KBS1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녹화 현장

KBS1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녹화 현장

1993년 5월 9일 첫 방송 된 이래 20년. 1,000회를 맞는 KBS1 ‘열린 음악회’가 뚜벅뚜벅 걸어온 시간이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몇몇 음악방송과 가요순위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점차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사라져가는 요즘이기에 ‘1000’이라는 숫자의 울림이 더욱 커다랗게 느껴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초대 MC 윤형주부터 한선교, 이지연, 유정현, 김경란 등 수많은 진행자가 ‘열린 음악회’를 거쳤다. 무대에 선 뮤지션들의 수는 더 많고, 장르도 다양했다. 총 1만 6,311명의 출연자가 무대에 섰고, 총 524만 8,800명의 관객이 ‘열린음악회’와 함께 했다. ‘한국 대중가요계의 거장’ 이미자부터 밴드 자우림, 걸그룹 소녀시대까지 다양한 뮤지션들이 한데 모일 수 있었던 것은 대중과 뮤지션들을 잇는 ‘음악’의 힘과 그 힘을 믿고 지켜온 ‘열린 음악회’의 공이 컸다.

오는 11월 10일 방송되는 ‘열린 음악회’는 ‘1,000회 특집 천 번의 만남’이라는 타이틀로 이미자, 조영남, 인순이, 주현미 등 기성 가수들은 물론 밴드 자우림, 걸그룹 소녀시대와 투애니원, 소프라노 김영미, 바리톤 김동규, 특별 무대를 꾸미는 김태우, 소냐, 알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특히 이번 1,000회 특집 방송에서는 15년간 ‘열린 음악회’의 진행을 맡아온 황수경 아나운서와 신동엽이 함께 호흡을 맞출 것으로 알려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는 1,000회 특집 방송 녹화 전에 주요 출연진과 연출을 맡은 김종윤 PD, KBS 장성환 TV본부장, KBS 박태호 예능 국장이 자리한 가운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장성환 TV본부장은 “‘열린 음악회’는 그 타이틀처럼 모든 장르를 초월한 음악들이 열린 객석과 소통을 나누는 무대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젊은 가수부터 노장 가수까지 모두가 힘을 합친 결과”라고 말했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미자, 인순이, 주현미, 조영남(왼쪽부터). 특히 이미자와 조영남은 1,000회 특집을 위해 28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미자, 인순이, 주현미, 조영남(왼쪽부터). 특히 이미자와 조영남은 1,000회 특집을 위해 28일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어 마이크를 건네받은 이미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찾는 방송 프로그램이 1,000회까지 온 것은 정말 감명 깊은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열린음악회’ 초창기 때부터 출연을 해왔기에 굉장한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다. 앞으로 더 알찬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후원하고 돕겠다”고 축사를 전했고, 인순이는 “‘열린음악회’는 나를 재조명해준 무대라 항상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무대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열린 음악회’ 최다 출연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주현미는 “오늘 알게 된 사실인데, 내가 1,000회 중 81회를 출연했다고 하더라. 감격스럽다”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또 조영남은 “이미자 선배와 나는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을 위해 28일 독일에서 들어왔다”고 말해 간담회에 자리한 후배 가수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김대우 KBS 관현악단 단장, 소프라노 김영미, 바리톤 김동규(왼쪽부터). 조영남은 김대우 단장의 1,000회 특집 소감 뒤 간담회장에 자리한 가수들의 기립박수를 유도해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김대우 KBS 관현악단 단장, 소프라노 김영미, 바리톤 김동규(왼쪽부터). 조영남은 김대우 단장의 1,000회 특집 소감 뒤 간담회장에 자리한 가수들의 기립박수를 유도해 훈훈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열린 음악회’만의 차별화된 무대라고 할 수 있는 클래식 음악 무대를 꾸미기 위해 참석한 소프라노 김영미는 “1993년에 ‘열린 음악회’에 처음 출연했다. ‘1,000’이라는 숫자는 정말 아름다운 숫자라고 생각한다”며 “특히 성악가들에게 이렇게 설 수 있는 무대가 또 어디 있겠느냐. 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좀 더 클래식 음악계의 비중이 증가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진심 어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바리톤 김동규는 “가끔 ‘열린 음악회’가 없었다면 내가 어떻게 성악가로서 이렇게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빈에서 섰던 무대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클래식과 대중이 소통할 기회를 열어준 ‘열린 음악회’에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왼쪽), 걸그룹 투애니원(위쪽), 소녀시대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왼쪽), 걸그룹 투애니원(위쪽), 소녀시대

얼마 전 9집 ‘굿바이, 그리프’로 돌아온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는 “존경하는 선배들, 아름다운 후배들과 함께 무대를 꾸밀 수 있어서 영광이다”며 “오늘 이 자리를 찾으니 마치 고향 집을 찾은 듯한 따뜻한 느낌이 있다. 앞으로도 ‘열린 음악회’가 건승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또 소녀시대의 서현은 “‘열린 음악회’는 어린 시절 가수를 꿈꿀 때부터 동경해온 무대였다”고 말했고, 뒤이어 투애니원의 산다라박은 “1993년에 탄생한 ‘열린 음악회’가 1994년에 태어난 멤버 중 막내 민지보다 나이가 많다. ‘열린 음악회’와 함께 커온 만큼 이번 1,000회 무대가 더 뜻깊다”는 애교 섞인 소감을 전해 간담회장에 자리한 가수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덥혔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김태우, 소냐, 알리(왼쪽부터)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김태우, 소냐, 알리(왼쪽부터)

1,000회 특집 무대에서 ‘열린 음악회’ 역대 애창곡 퍼레이드 무대를 꾸밀 것으로 알려진 김태우, 소냐, 알리도 각각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우는 “데뷔한 지 15년 됐다. 나를 여기에 부른 이유를 생각해 보니, 이 자리에 모이신 선배와 후배들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선배들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냐는 “1999년에 신인일 때 ‘열린 음악회’ 무대에 처음 섰다. 그때 선배의 노래를 부르고 인생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던 것 같다”며 “‘열린 음악회’에서 많은 실수를 했지만, 그럼에도 항상 다시 찾고 싶은 무대가 이곳이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알리 또한 “데뷔 후 타이틀곡 ‘365일’을 들고 나왔을 때, ‘열린 음악회’ 무대에서 처음으로 대중가요 가수로서 KBS 관현악단과 함께 무대를 꾸밀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황수경 아나운서

‘열린 음악회’ 1000회 특집 기자간담회 현장의 황수경 아나운서

마지막으로는 ‘열린 음악회’의 안방마님 황수경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건네받았다. 15년간 ‘열린 음악회’의 진행을 맡아온 그녀는 단상에 올라서자 지난 기억이 떠오른 듯 금세 눈가가 촉촉해졌다. 황수경 아나운서는 “얼마 전부터 ‘열린 음악회’ 축하 인사를 받으면서 가슴 울컥한 순간이 많았다. 이렇게 1,000회 무대까지 설 수 있을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항상 모든 무대에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신 청중 여러분과 시청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워낙 야외공연을 많이 하다 보니 몇 년 전 청송에서 진행된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폭우로 4시간 정도 공연이 지연됐는데도 청송 어르신들께서는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려주셨다. 이런 애정을 보내주시는 분들을 위해 항상 최고의 무대를 꾸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