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기황후’, 오늘(28일) 첫방…과연 어떤 여인으로 그려질까?

 

드라마 '기황후' 스틸

역사왜곡 논란으로 출발하게 된 드라마 ‘기황후’ 스틸 속 하지원과 지창욱(왼쪽부터)

방영 전부터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MBC 새 월화드라마 ‘기황후’가 28일 오후 첫 선을 보인다.

‘기황후’는 공녀로 끌려간 고려의 여인이 원나라의 황후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문제는 드라마에서는 이 여인이 따뜻한 여인으로 그려질 예정이지만, 우리 역사는 기황후를 고려의 침략자로 기억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이런 기황후의 인생이 드라마를 통해 미화되는 것은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다.

심지어 주진모가 연기하기로 한 고려 28대 왕 충혜 역시도 극악무도한 악행을 저지른 왕이라는 역사의 기록과는 달리, 기황후를 향한 연심을 품은 로맨티스트로 그려질 예정이었다. 논란이 뜨거워지자 제작진은 급히 충혜를 가상의 인물인 왕유로 변경해야 했다.

지난 24일 열린 ‘기황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는 역사 왜곡과 관련된 질문이 줄을 이었고, 작가를 비롯한 제작진은 이를 허둥지둥 변명하기 바빴다. 하지원, 주진모, 지창욱 등 배우들도 이와 관련된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땀을 빼야했다.

이들의 주장을 하나로 요약하면, “드라마 ‘기황후’는 팩션(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장르)이다. 핵심적인 이야기는 거의 다 창작이고, 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힐 것이다”라는 것.

그러나 굳이 가상의 이야기를 다룬다면, 실존 인물 그것도 국민적 정서가 좋지 않은 인물을 타이틀롤로 내세웠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 이에 대해 장영철 작가는 “드라마를 처음 기획한 것은 2008년이었고, 당시 색다른 소재의 사극에 관심을 갖던 차에 역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황후를 알게 됐다. 쇠락해가는 나라의 백성이었던 한 여인이 외국에 공녀로 끌려가 그 나라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이 작가로서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해외 이민자 700만 시대인 오늘날의 글로벌한 부분들을 염두를 하고 기획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여인의 굽이치는 삶은 창작자의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 드라마 ‘기황후’가 나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여인의 비극적인 젊은 시절이 훗날 조국인 고려에 씻지 못할 아픔을 던져준 악행으로 이어진 과정에 집중한다면 이 드라마는 나름의 가치를 지닐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익숙한 사극의 감동적인 성공스토리 식의 전개 속에서 기황후가 이야기된다면, 그녀의 역사적 발자취를 기억하고 있는 대중과의 소통은 실패할 확률이 크다.

기황후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대본을 10부까지 봤는데 기황후는 굉장히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원나라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남장을 하고 살고, 엄마에 대한 복수심 속에 살고, 그러다 결국 끌려가 아픔과 시련을 겪고 결국 황후 자리에 까지 오르게 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라는 생각에 울컥하기도 했다”며 “37년동안 황후 자리에 있던 여인이라면 긍정적인 측면도 부정적인 측면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37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나라를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여인이 많은 사람을 품을 수 있는 깊은 여인이었기 때문 아니었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라고 전했다. 아직 뚜껑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제작진이 기황후를 어떤 여인으로 그려나갈지에 대한 충분한 힌트가 되는 말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