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결혼의 여신’ 결혼의 실체는 빠져버린 그림같은 결말

SBS '결혼의 여신'

SBS ‘결혼의 여신’

SBS 주말특별기획 ‘결혼의 여신’ 마지막회 2013년 10월 27일 오후 9시 50분

다섯 줄 요약
강태욱(김지훈)과 이혼한 송지혜(남상미)는 네 여자의 결혼 이야기를 담은 ‘결혼의 여신’이라는 책을 출판한다. 태욱은 지혜에게 재결합 의사가 있음을 밝히지만 지혜는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 지혜의 언니 송지선(조민수)은 뉴욕 연수를 위해 미국행을 택하고, 권은희(장영남)와 노승수(장현성)는 재결합해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한세경(고나은)과 결별한 김현우(이상우)는 제주도에서 우연히 지혜를 만나고, 두 사람은 재회의 기쁨을 느낀다.

리뷰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커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결혼의 가치관과 현실상을 고찰해보겠다는 애초의 기획 의도에서 현실감은 어디론가 사라진 채 드라마는 끝이 났다. 사랑보다 조건과 환경이 앞섰던 결혼은 실패하고 서로 영혼의 교감을 느꼈던 두 사람이 결국 재회한다는 설정은 ‘진실은 승리한다’는 식의 교훈적인 면은 있지만 어쩐지 현실성과는 영 동떨어져 보인다.

두 사람이 함께 손잡고 걸어가는 결말은 그림처럼 아름다웠으나 마음에 와 닿는 설득력은 느껴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런 점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 각 커플을 둘러싼 갈등 구조 속에서도 보여졌다. 도무지 정당한 이유 없이 며느리를 몸종 취급하며 학대하는 시어머니(윤소정)나 끊임없이 사고를 치는 그의 아들 김태진(김정태), 그들을 향한 복수의 칼날을 가는 홍혜정(이태란)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납득하고 극을 따라갈 만한 개연성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극적 재미를 위한 장치인 듯 느껴지기도 했다.

결국 ‘결혼의 여신’은 제목처럼 20~40대들의 현실적인 결혼 고민을 담아내기에는 여러모로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벌가와 결혼한 방송작가, 아나운서-국회의원 쇼윈도 부부, 불륜 커플 등 캐릭터 설정 자체가 현실감있는 결혼을 얘기하기에는 동떨어진 부분이 많았다. 여기에 재벌가와의 혼사 속에 시종일관 수동적인 태도를 보이는 여주인공의 모습도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아쉬운 극 전개 속에 빛난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철없고 안하무인인 태진 역을 코믹하면서도 때론 강렬하게 소화한 김정태나 ‘독한 시어머니’ 윤소정, 남편의 외도로 고민하는 권은희 역의 장영남 등 배우들의 연기는 대부분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작품의 엔딩 타이틀을 보면서 이 시대 20~40대들이 실제로 고민하는 결혼의 환상과 현실에 대한 작품이 문득 보고 싶어진 시청자들이 적지는 않을 듯하다.

수다포인트
– 마지막까지 악다구니 쓰느라 에너지 소모 크셨을 윤소정 씨, 악역하느라 고생많으셨습니다.
– 지혜와 현우, 두 사람의 갈대밭 재회는 왠지 영화 ‘오만과 편견’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나게합니다만.
– 드라마의 연장으로 예기치 않게 겹치기 출연한 이태란 씨도 마음고생 벗으시길요.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