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리드 타계, 그 없었다면 팝은 지루한 기득권 세력의 영구집권이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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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설적인 뮤지션 루 리드가 향년 71세로 세상을 떠나 전 세계 음악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롤링스톤 등 미국 주요 언론은 루 리드가 2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젊은 시절 폭음과 마약 복용 등으로 건강을 해친 리드는 올해 초 간 이식 수술을 받았다. 건강이 악화되면서 지난 4월 예정됐던 5개의 캘리포니아 콘서트도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 리드는 팝 음악에 있어 언더그라운드의 하위문화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록 어법에 혁신을 가져온 파이오니아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42년 뉴욕에서 태어난 고인은 존 케일 등과 함께 1964년에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결성했다.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아방가르드 요소를 록에 접목하고 간단한 코드 진행을 통해 세련된 느낌을 선사하는 등 신선한 음악을 선보였다.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 등 예술가들의 큰 지지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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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lvet Underground & Nico

명반으로 회자되는 데뷔앨범 ‘더 벨벳 언더그라운드 앤 니코(The Velvet Underground & Nico)’는 발매 당시 빌보드앨범차트 171위까지 올라 상업적으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후대에 펑크록, 모던록 계열을 비롯해 커다란 영향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3집 ‘더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에 실린 ‘페일 블루 아이즈(Pale Blue Eyes)’는 영화 ‘접속’에 삽입돼 국내에서도 인기를 누렸다.

루 리드는 솔로활동에서도 뚜렷한 음악적 성과를 선보였다. 1972년에 발표한 솔로 2집 ‘트랜스포머(Transformer)’는 ‘퍼펙트 데이(Perfect Day)’, ‘워크 온 더 와일드 사이드(Walk on The Wild Side)’, ‘세터라이트 오브 러브(Satellite of Love)’ 등의 명곡을 남기며 빌보드앨범차트 29위까지 올랐다. ‘퍼펙트 데이’는 1996년에 영화 ‘트래인스포팅’에 삽입되며 다시 히트했으며 이듬해 BBC의 아동을 위한 자선 행사를 위해 엘튼 존, 데이빗 보위, 보노, 수잔 베가 등 수십 명의 가수가 함께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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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former

루 리드는 밴드와 솔로 등을 포함해 약 서른 장의 앨범을 남겼으며 몇편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2011년의 문제작으로 꼽히기도 하는 메탈리카와의 협연앨범 ‘루루(Lulu)’가 마지막 앨범이 됐다. 90년대 초반 BMG 재적 시절 ‘트랜스포머’를 국내에 들여온 음악평론가 정원석 씨는 “회사에서는 팔리지 않을 판이라며 탐탁지 않게 생각했지만 팔리지 않아도 내야 될 음반은 있는 것이다. 사실 반품량이 꽤 됐다”고 회상하며 “펑크, 뉴웨이브, 얼터너티브 록, 인디 록, 칼리지 록, 로 파이 등 기존 주류와 상업적 노선에 반하는 흐름의 시초가 바로 루 리드다. 그가 없었다면 대중음악은 지루한 기득권 세력의 영구집권이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루 리드의 음악적 지우였던 데이빗 보위는 페이스북을 통해 “루 리드의 죽음은 거대한 슬픔이다. 그는 명인이었다(He was a master)”라고 전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