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왕가네 식구들’, 남편은 ‘남의 편’이지만 식구는 ‘내 편’

왕가네
KBS2 ‘왕가네 식구들’ 17, 18회 2013년 10월 26일, 27일 오후 7시 55분

다섯 줄 요약
민중(조성하)은 순정(김희정)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 과거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는다. 세달(오만석)은 미란(김윤경)과 놀러 가기 위해 호박(이태란)에게 도시락을 준비하라고 하고, 호박은 세달에게 몰래 설사약을 먹여 세달을 곤경에 빠뜨린다. 세달과 미란의 관계를 들은 수박(오현경)은 미란을 찾아가 경고한다. 한편, 광박(이윤지)이 다른 남자와 있는 것을 본 상남(한주완)은 질투에 어쩔 줄 몰라 한다.

리뷰
남편은 ‘남의 편’이지만 식구는 역시 ‘내 편’인가 보다. 호박에게 늘 쌍심지를 켜던 수박이었지만, 동생 호박의 사정을 듣자 미란을 찾아가 가차 없이 물따귀를 날리는 것을 보니. 한솥밥 먹으며 쌓은 정은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앙금(이해숙)도 그렇다. 호박에게 모진 말을 해 가며 독하게 굴지만, 발길을 뚝 끊은 호박이 못내 섭섭하고, 언니라고 늘 좋겠냐는 광박의 얼버무리는 말에 호박에게 무슨 일 있냐고 놀라 묻는다.

‘왕가네 식구들’은 극 초반에 다소 센 캐릭터와 과장된 상황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그 안의 큰 얼개를 보면 늘 티격태격하다가도 어느 순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같이 밥 먹고 같은 공간에서 자는 우리네 식구들의 모습이 보인다. 너무 가까이 있어 서로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너무 편하게 대해 사회에서 차리는 격식과 예의가 없다 보니 더 심하게 부딪히는 식구.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와 위로해 주고, 때로는 나를 대신해 시원하게 복수해 주는 식구. 그런 식구들의 모습을 보며 새삼스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존재감을 확인하게 된다. 한 밥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얼굴을 찬찬히 다시 보게 된다.

‘왕가네 식구들’에는 여전히 센 캐릭터와 과장된 상황 설정이 있다. 하지만 호박을 위해 속이 뻥 뚫리는 복수를 해 준 수박과, 문득 문득 호박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앙금의 모습을 보며, 조금씩 달라지는 그들에게 기대를 걸어 본다. 지금 펼쳐져 있는 문제들도 언젠가는 잘 봉합되겠지, ‘식구’라는 이름으로.

수다 포인트
– “우리가 먹은 거 하고 똑 같은 거 먹어”. 아이들의 눈썰미란 캬~ 감탄을 자아내는 군요.
– 시리우스의 서준영이 까메오로?! 주인공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저 뒤쪽 식당 안에서 끝까지 주인공들을 빼꼼 바라보는 연기. 과연 명품 까메오이십니다.

글. 김진희(TV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