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응답하라 1994’, 신인류의 사랑은 삐삐를 타고

'응답하라 1994' 방송화면

‘응답하라 1994’ 방송화면

tvN  ‘응답하라 1994’ 3회 10월 25일 오후 8시 40분

다섯줄요약
나정(고아라)은 쓰레기(정우)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이후 계속되는 체기에 고통스러워한다. 강촌으로 생애 첫 MT를 가게 된 나정과 친구들은 서울 출신과 지방 출신들로 파가 갈리어 입씨름을 벌이기 시작한다. 그러다 전남 최고의 도시가 어디냐를 두고 순천 출신의 해태와 목포 출신의 여학생 간의 자존심 대결이 이어진다. 남다른 승부욕으로 모든 종류의 게임에서 승리한 나정은 늦은 시각 쓰레기에게 메시지를 남기지만, 같은 시각 다른 MT에 가 있었던 쓰레기는 이를 알지 못한다. 한편 동일(성동일)은 외식을 하기 위해 일화(이일화)와 함께 집을 나서고, 어머니의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칠봉의 말에 놀라는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화이트데이라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던 쓰레기가 집에 일찍 들어오자 나정은 화색을 감추지 못하고, 쓰레기가 여자친구와 이별했음을 직감한 후 이를 확인하고자 쓰레기의 삐삐 메시지를 몰래 청취한다.

리뷰
1994년의 ‘신인류’의 사랑은 삐삐를 타고 찾아왔다. 어린 시절 잃은 친오빠대신 항상 나정의 곁에 함께 해 주었던 쓰레기에게 나정은 이성로서의 감정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직 쓰레기의 태도는 알쏭달쏭하다. 특히 나정의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짓궂은 장난을 서슴치 않을 때면 나정 스스로도 쓰레기를 이성으로 보는 자신을 질타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한 마음을 멈출 수는 없나보다. 난생 처음 강촌으로 MT를 떠난 나정은 남들이 모두 잠든 시각 홀로 남아 체기가 있는 자신을 다독인다. 그러다 쓰레기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자신의 삐삐로 연락을 달라고 부탁하지만, 야속한 그녀의 삐삐는 밤새 울리지 않는다.

늘 밝기만 해보이던 칠봉이의 마음에도 한 번도 울려보지 못한 삐삐가 있다. 유명한 미술사 전공 교수님인 어머니가 재혼을 하는 날, 데려다 주겠다던 동일과의 해프닝으로 칠봉은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다. 어머니에게 한 번도 삐삐를 쳐 본적 없다던 그가 일화의 성화에 못이겨 공중전화를 향한다. 어머니의 삐삐에선 ‘사랑하는 아들’을 향한 애정어린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집에 가면 밥이나 좀 해줘”라며 어머니의 ‘깍두기’가 먹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는 칠봉의 음성메시지는 끝이 날 줄 모른다.

수 초 이내에 인스턴트 메시지가 오지 않으면 “씹냐?”고 묻는 게 당연해진 세상에서 이제는 기억 속에 잊혀진, 아직까지도 아련하나마 ‘신인류적’으로 느껴졌던 삐삐를 생각한다. 삐삐의 시간대엔 바로바로 주고 받는 ‘쌍방향성’은 없었지만, 상대방이 언젠가는 듣게 될 메시지를 몇 번이나 되내어가며 녹음하던 모습과 녹음된 목소리를 통해서 대화 이상의 의미를 느끼던 모습이 있었다. ‘응답하라 1994’가 보여준 ‘신인류’의 삐삐와 그를 통해 전해졌던 수많은 목소리들은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지나쳐온 감정의 결을 아스라이 비추어주고 있다. 너무나도 은은하게.

수다포인트
:나정의 ‘날개죽지 춤’, 새로운 유형의 코믹댄스인데요?

:성동일 코치님, 아무리 막힌 데라도 공중전화부스에서 노상방뇨는 ㅠㅠ

:아,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정말 방송 말미에 광고 퍼레이드는 산통을 깨네요.

글. 톨리(TV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