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 故 김성재 편 방영하게 해달라”…국민청원 8만, 고인 동생도 나섰다 (종합)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 故 김성재 편 예고./ 사진=SBS

SBS ‘그것이 알고 싶다-고(故) 김성재 사망사건 편’을 방송해달라는 국민청원이 8만 명을 넘어섰다. 고인의 동생인 김성욱 씨도 자신의 SNS를 통해 청원 동참을 독려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고 김성재님의 사망 미스테리를 다룬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하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와서 누구를 처단하자는게 아니다.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24년이다. 그동안 나라는 발전했는데 사법부는 그대로다. 그날의 진실을 국민은 알아야겠다. 방송금지 철회하고 제시간에 ‘그것이 알고싶다 ‘를 꼭 방송하게 해달라. 증거들이 말하고 있다. 증거들이”라며 방영을 요구했다. 해당 청원은 7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8만 213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김성재의 동생 김성욱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에 저보다도 주위 많은 분들이 섭섭해 하고 아쉬워하며 또한 분노해주셨다. 저는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훈훈하다”라며 “저희 가족을 걱정하시는 분들은 그 힘으로 응원을 보내주시면 고맙겠다. 아군이 생긴 것만으로도 매우 든든하다. 제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더디게 한걸음씩이라도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진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진실을 알 권리가 내게도 있고 여러분들에게도 있다. 내 입장에서는, 우리 어머니에게 성재 형에 관한 일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동참해달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성욱은 고인이 소속된 그룹인 ‘듀스’ 글자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고(故) 김성재, 의문의 죽음. 24년 동안 밝히지 못한 죽음의 이유. 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한 5개월간의 추적”이라며, 3일 김성재 편을 방송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김성재의 옛 여자친구 A씨가 채권자의 명예 등 인격권을 이유로 해당 방송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서울남부지법은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2일 “SBS가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방송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방송을 시청해 신청인의 인격과 명예에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 사건 방송 내용의 가치가 신청인의 명예보다 우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3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결방했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과학적 증거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모색해 보자는 공익적 기획 의도가 시청자들에게 검증받지도 못한 채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에 깊은 우려와 좌절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진행자 김상중도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 채널에서 “13년 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혹스럽다”며 “제작진은 계속해서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국PD연합회와 SBS PD 협회도 6일 성명문을 내고 “재판부가 고인의 전 연인 김 모 씨가 제기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건 시청자 권리를 침해하는 사전 검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연합회는 “공익적 보도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사전 검열과 다르지 않다”며 “방송금지 가처분 제도는 어떤 경우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검열의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SBS PD협회도 “전혀 예상치 못한 사전검열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5개월간 취재한 방송이 전파도 타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판 OJ 심슨 사건’이라 불릴 만큼 의혹투성이였던 당시 재판을 언급하는 것조차 원천적으로 막아버린 재판부의 결정에 유감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1990년대 최고 힙합그룹 듀스 멤버인 고 김성재는 1995년 11월 20일 한 호텔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부검 결과 몸에서는 수많은 주삿바늘 자국이 확인됐고, 사인은 동물마취제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됐다.

당시 용의자로 지목된 A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