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다시 ‘프로듀스’ 시리즈를 볼 수 있을까?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프로듀스 X101’ 포스터. / 제공=Mnet

이대로라면 Mnet의 대표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시리즈는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의 파장이 경찰 수사와 CJENM에 있는 제작진 사무실 압수수색으로 번졌고, 내일(1일)은 고소·고발도 이어질 전망이다.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프로듀스X101’의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을 조사하기 위해 프로그램의 제작진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대상에는 문자투표 데이터 보관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실제 투표 결과 및 조작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프로듀스X101’ 종영 이후 꾸준히 제기된 투표 조작 의혹이 속시원히 풀릴지 경찰의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의혹이 제기된 건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으로 활동할 멤버 11인을 뽑는 마지막회에서의 석연찮은 투표 결과 때문이다. 일부 연습생들의 동일한 득표 수 차이, 특정 숫자의 배열,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데뷔 안정권에 들었던 연습생의 탈락 등 여러 이유로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투표를 조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Mnet 측은 입장 발표를 차일피일 미루다 5일 만에 공식 입장을 내고 “득표 수로 순위를 집계한 뒤 각 연습생의 득표율도 계산해 최종 순위를 복수의 방법으로 검증했다. 제작진이 순위를 재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득표율을 소수점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고, 득표율로 환산된 득표 수가 생방송 현장에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득표 수를 집계 및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순위에는 변동이 없다”고 강조했다.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는 해명이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문자 투표 데이터의 원본 공개를 요구했지만 Mnet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Mnet 측은 자체 조사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 26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압수수색’이라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프로듀스X101’이 끝난지 2주도 안 됐지만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으로 Mnet에 대한 시청자들의 믿음은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2016년 ‘프로듀스 101 시즌1’부터 ‘프로듀스 101 시즌2’와 ‘프로듀스 48’, 이번 ‘프로듀스X101’까지 4년간 쌓아온 팬들의 절대적 지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오직 ‘시청자 투표로만 뽑는다’는 취지에서 시청자들에게 ‘국민 프로듀서’라는 애칭을 붙여주고, ‘내 손으로 직접 뽑는 아이돌’이라는 방식으로 뜨거운 인기를 끈 ‘프로듀스’ 시리즈. 연습생들을 상품화한다는 논란과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난에도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땀 흘려 애쓰는 101명의 연습생들의 분투기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렇게 세상에 나와 빛을 본 그룹이 아이오아이(I.O.I), 워너원, 아이즈원이다. 하지만 조작 논란에 휩싸이면서 네 번째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X1)은 출발도 하기 전에 휘청거리고 있다.

‘프로듀스X101’의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진 것만으로도 ‘서바이벌 명가’로 불리던 Mnet은 치명타를 입었다. 이미 앞선 시리즈까지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품는 팬들이 적지 않다.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에서 ‘취업 사기’ ‘채용 비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기까지는 일주일도 안 걸렸다. Mnet은 오명을 씻기 위해 조작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해야 하고, 이미지 쇄신이라는 숙제도 떠안았다. 지금의 상태라면 ‘프로듀스’ 시리즈의 다음 주자가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