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검법남녀2’ 노민우 “4년 만의 복귀…연기·노래 모두 전환점 맞았죠”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MBC ‘검법남녀2’에서 다중인격자 장철을 연기한 배우 노민우./사진제공=엠제이드림시스

가수 겸 배우 노민우가 더욱 단단해져 돌아왔다. 지난 29일 종영한 MBC ‘검법남녀2’를 통해서다. 그는 ‘검법남녀2’에서 냉철한 의사 이면에 연쇄살인범 닥터K의 모습을 감추고 있는 다중인격자 장철을 연기했다. 노민우는 입체적인 캐릭터에 특유의 퇴폐미를 덧입혀 극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극의 전반적인 스토리를 좌지우지하며 정재영(백범 역)과 팽팽한 대립구도도 펼쳤다.
2004년 밴드 트렉스의 드러머로 데뷔한 노민우는 이후 솔로 가수로 활동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영화 ‘쌍화점’을 비롯해 드라마 ‘파스타’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검법남녀2’는 노민우가 4년의 공백기를 가진 뒤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이다. 군 전역 후 첫 출연작이기도 하다. 올해는 가수로서 첫 정규 음반 발매도 앞두고 있다. 긴 공백 끝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노민우를 서울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복귀작으로 ‘검법남녀2’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노민우: 대중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갈증이 컸다. 기존에 했던 작품들은 예쁜 꽃미남 역할들이 많아서 좀 더 남자답고 무게감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었다. 음악 하는 꽃미남 역할의 시나리오도 받았지만 고사했다. 주위 선배님과 감독님 모두 ‘검법남녀2’를 하라고  적극 추천했다. 어려운 역할이라 부담은 됐지만, 다시는 이런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아 선택하게 됐다.

10. 다중인격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노민우: 노도철 감독님께서 사이코패스 영화를 많이 봤으면 좋겠다고 해서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하루에 서너 편씩 봤다. 잔인한 장면을 봐도 무감각 해질 정도였다. 메디컬 드라마와 영화도 꾸준히 봤다. 한 번에 두 가지 캐릭터를 준비하려다 보니 2배로 어려웠던 것 같다. 촬영할 때도 모두들 장철 역할이 중요하다고, 잘해야 한다고 해서 압박감과 긴장감이 컸다. 방송을 보기 전까지는 내가 어떻게 나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촬영이 끝날 때까지 잠을 푹 잔 적이 없었다.

10. 장철과 닥터K는 상반된 캐릭터다. 둘 중 어떤 연기가 더 힘들었나?
노민우: 둘 다 힘들었다. 하하. 닥터K는 동선도 과감하고 때리고 죽이는 캐릭터라 체력적인 소모가 컸다. 장철은 비밀을 숨기고 있지만 무기력해 보이고, 수연(노수산나 분)과 사랑인지 뭔지 모를 애매한 감정을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장철이 거울 속 닥터K와 이야기하는 2인극 거울 장면이 가장 힘들었다.

10. 체력적으로도 많이 지쳤을 것 같다.
노민우: 촬영 전부터 엄청난 두통이 왔고, 촬영 후 목도 쉬고 다음날 몸살 기운도 있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도로 치달았다. 원신 원컷이라 연기하면서도 어떻게 나올지 상상이 안 됐는데, 감독님이 멋있게 만들어주셨다.

10. ‘노민우의 재발견’이라는 평이 있다.
노민우: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지금도 울컥울컥 한다. 그만큼 나에겐 뜻깊은 작품이다. 댓글들은 무서워서 잘 안 보는데, 주위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셔서 힘을 얻었다.

10. 본인의 연기를 스스로 평가하자면?
노민우: 아쉬움이 많다. 다시 첫 촬영 때로 돌아간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10. 마지막회 쿠키영상에서 죽은 줄 알았던 장철이 다시 나타났다. 시즌3 출연을 위한 떡밥인지?
노민우: ‘검법남녀’ 시즌3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배우들은 이미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감독님이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해주시는데, 이미 시즌4까지 생각해놓고 여러 장치들을 걸어놨다더라. 아마도 시즌3에서는 장철이 도지한(오만석 분)과 함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하.

노민우는 “역할에 대한 압박감과 긴장감으로 잠을 푹 잔 적이 없다”고 말했다./사진제공=엠제이드림시스

10. 최근 MBC ‘복면가왕’에 출연했다. 방송에서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한 말의 뜻은 뭔가?
노민우: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활동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국내에서 활동을 포기할까 생각도 했다. 일을 하고 싶어도 기회를 빼앗기거나 사라지는 경험을 하다 보니 열정이 많이 사그라졌다. 군대에 있는 동안 ‘이 직업이 나한테 안 맞는 건가, 하늘에서 메시지를 주는 건가’ 생각하기도 했다. 전역하고 나서 국내에서 마지막으로 활동해보자고 결정한 작품이 ‘검법남녀2’였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과감히 도전할 수 있었다. ‘복면가왕’도 예전 같았으면 나오기 어려웠을 텐데, 작년에 패소하면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것 같다.

10.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 선곡은 누구의 아이디어였나?
노민우: 방탄소년단 노래 중 ‘페이크 러브’를 가장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록으로 편곡해보고 싶었다. 마침 제작진이 아이돌 노래 아는 거 없냐고 해서 ‘페이크 러브’를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허락했다. 스타일리스트 실장님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인데, 방송을 보고 아미로서 인정했다고 하더라. 하하.

10. 국내에서 음반 발매 계획도 있나?
노민우: 물론이다. 이미 음반 믹싱은 다 끝냈고, 어떤 곡을 타이틀로 할지 정하는 중이다. 올해 안에는 새 음반으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다. 정규 음반은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다른 작곡가에게 곡을 받지 않고 온전히 내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년간 쉬면서 많은 곡들을 만들었고, 생각도 정리돼서 이번에는 첫 정규 음반을 발표할 예정이다.

10. 동생이 JTBC ‘슈퍼밴드’ 우승팀인 호피폴라의 멤버 아일이다. 1등을 예상했나?
노민우: 1등을 할 줄은 몰랐다. 어렸을 때 기저귀 갈아주던 애가 키도 나만해져서 사랑 노래를 하는데, ‘쟤는 사랑을 해본 걸까,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하하. 1등 하고 나니까 괜히 나한테 필요한 거 없냐고 한다. 대견하고 기특하다.

10. 동생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 보인다.
노민우: 어머니와 나, 동생 이렇게 셋이서 살다보니 어렸을 때부터 내가 아빠 역할을 했다. 동생의 인생 설계부터 음악적인 부분들 모두 내가 제시해줬다. 가끔 둘이서 바에 가는데, 내가 몇 잔 마시고 힘들어하면 동생이 나를 번쩍 들어서 집에 데리고 온다. 그때 좀 심쿵한다. 이게 자식 키우는 맛인가 하는 기분도 든다.(웃음)

10. 앞으로 동생과의 협업도 가능하겠다.
노민우: 이번에 ‘검법남녀2’ OST를 같이 했다. 내가 작사·작곡을, 동생이 노래를 불렀다. 이번에 작업 해보면서 가능성을 느꼈다. 동생의 곡을 내 음반에 실을 수도 있고, 내 곡을 동생 음반에 실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아가서는 함께 공연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올해 첫 정규 음반 발매를 앞두고 있는 노민우./사진제공=엠제이드림시스

10. 밴드로 데뷔해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넘었다. 처음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노민우: 개인적으로 조니뎁과 기무라 타쿠야를 좋아하는데, 둘의 공통점이 연기와 음악을 같이 한다는 거였다. 그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나도 록 음악을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어려서 연기를 너무 쉽게 생각한 거다. 덕분에 몇 년 동안 너무 힘들었다. ‘파스타’ 드라마를 계기로 연기에 대해 조금씩 알아갔고,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만나 많은 조언을 얻으면서 성장하게 됐다.

10.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노민우: 판타지 장르도 해보고 싶고, 정반대의 멜로물도 도전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도깨비’ 드라마를 너무 재밌게 봤다. 인간이 아닌 캐릭터도 재밌을 것 같다.

10. 연말 시상식에서 상 욕심도 날 것 같다.
노민우: 워낙 선배님들이 연기를 잘해서 내가 욕심을 내도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주시면 감사히 받겠다. 하하.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