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왜곡 NO”…유해진·류준열·조우진 ‘봉오동 전투’, 뜨거운 첫 승리의 역사(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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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우진(왼쪽부터),유해진,류준열이 29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봉오동 전투’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조준원 기자 wizard333@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상처, 슬픔의 기억보다 첫 승리의 기분을 극장에서 만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29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봉오동 전투’ 언론시사회에서 배우 류준열이 이렇게 말했다. 이날 시사회에는 원신연 감독과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이 참석했다.

1920년 6월 펼쳐진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 연합 부대가 중국 지린성의 봉오동 계곡에서 일본 정규군과 싸워 크게 승리한 싸움이다. 이 기세로 독립군은 청산리 대첩까지 승리를 이어간다. 골짜기에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달리는 평범한 독립군들의 모습이 심장을 뜨겁게 울린다.

‘봉오동 전투’를 연출한 원신연 감독. /조준원 기자 wizard333@

원 감독은 반일 감정이 커진 가운데 시의적절하게 이 영화가 나오는 데 대해 “부담감이 있다. 말씀 드리기 조심스럽다”며 “시나리오 단계부터 (영화가) 기획된 게 5~6년이 넘어간다. 당시에는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다만 일제강점기에 저항의 역사, 승리의 역사가 있었다는 걸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이 영화의 시작점을 유심히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봉오동 골짜기까지 유인해가는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에 (이 작전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봉오동까지 유인해가는 무명의 독립군에 집중해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영화 ‘나랏말싸미’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뭇매를 맡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가 얼마나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는지도 관객들의 선택 기준이 될 전망이다. 원 감독은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하는 영화를 만들 때는 다른 영화를 만들 때보다 훨씬 공을 들이고 자료를 수집한다”면서도 고증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털어놓았다. 원 감독은 “봉오동 전투는 독립투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폈던 일이기에 일제 입장에서는 축소시켜야 했다. 영화 대사에도 ‘기록돼선 안 된다’고 할 정도로 (일제가) 숨겼고 자료도 왜곡돼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독립신문에 봉오동 전투의 성과, 과정이 기록돼 있다. 독립신문 제 88호의 기록을 바탕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봉오동 전투에 관련해서는 역사 왜곡이라는 얘길 듣지 않을 만큼 많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료들이 많지 않지만 할 수 있는 고증이라면 다 했다”고 강조했다.

대한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유해진은 검을 잘 다루는 대한독립군 황해철 역을 맡았다. 그는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게 숙제였다”고 털어놓았다. 또한 “’어제 농민이었던 이들이 오늘 독립군이 될 수 있다’고 하며 뛰어나가는 게 영화가 얘기하려는 부분인 것 같다. 그 부분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극 중 황해철의 주무기는 ‘항일대도’라는 검이다. 유해진은 “사실 되게 무겁다”며 “기술을 익히진 않았다. 기교나 테크닉을 보여주는 움직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신 어떻게 감정을 실을지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한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을 맡은 배우 류준열. /조준원 기자 wizard333@

류준열은 사격에 능한 대한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로 분했다. 그는 “두 캐릭터(황해철, 마병두)와는 다르게 정규 군인으로 훈련 받은 인물이어서 조금 구별되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다. 좀 더 우직하게 묘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실제 독립군들이 열약한 환경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구나 하고 조금이나마 느꼈다. 숙연해지는 순간이 많았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독립군이) 밥을 먹고 잠을 자는 등 일상적 시간을 보내는 부분이 더 와 닿았다.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는, 편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나라를 되찾으려고 했다는 의지가 촬영 중간 중간 새삼 떠올랐다. 울컥했다”고 밝혔다.

대한독립군 저격수 마병구 역을 맡은 배우 조우진. /조준원 기자 wizard333@

조우진은 마적 출신의 날쌘 저격수 마병구를 연기했다. 그는 “역사 속 잊혀져간 이름들, 이들의 진정성을 작품에 담기 위해선 노력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한뜻으로 모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서 제작보고회에서 유해진 선배가 영화에 대해 단단한 돌멩이 같다고 표현했는데 거기에 부연하고 싶다”며 “세공이 잘 된 돌이 아니라 마구 짓밟히고 던져져 묵직하면서도 뾰족한, 치명적인 , 그러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돌멩이다. 역사물로서 묵직함, 무게감을 담고 있으면서 영화적 재미도 제공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조우진은 “매 회차가 감동적이었다”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4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 오름을 너나할 것 없이 땀 흘리면서 장비를 서로 나눠 갖고 올라갔다. 한 번 오르내리기도 힘든 곳을 서너 번씩 오르내리는 제작부 스태프들의 이마와 턱에 땀이 송골송글 맺혀있었는데, 항상 웃고 있었다”며 “눈물이 핑 돌아 고개를 숙였다”고 밝혔다.

조우진은 “어제 곡갱이를 들었고 옥수수밭을 일궜던 사람들이 어떻게 총을 들었는지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뜻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봉오동 전투’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