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초점] 마동석, 마블리부터 마블히어로까지…독보적 액션이 通했다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마블 코믹콘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제공=마블 스튜디오

배우 마동석의 매력이라면 묵직한 펀치로 타격감 넘치는 액션, 예상치 못한 순간 틈새를 비집고 훅 들어오는 유머, 우락부락한 외모 및 덩치와는 반전되는 귀여움일 것이다. 자신만의 액션을 구축하며 사랑 받아온 배우 마동석이 한국계 남자 배우 최초로 마블 스튜디오에 입성했다. 영화 ‘이터널스’에 출연을 확정한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각) 열린 ‘2019 코믹콘’ 행사에 참석한 마동석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라인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영화 ‘이터널스’에 길가메시 역을 맡는다고 소개됐다.

이날 행사에서 마동석은 유창한 영어로 관객들에게 직접 자신의 이름과 배역을 소개했다. 그는 “이 영화에 출연하게 돼 영광이다. 빨리 길가메시의 힘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헐크와 길가메시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는 “여기 마크 러팔로가 있느냐”고 물은 뒤 “길가메시에 한 표 주겠다”고 유쾌하게 답했다.

‘이터널스’는 수백만년 전 인류를 실험하기 위해 지구로 온 셀레스티얼이 만든, 우주 에너지를 정식으로 조종할 수 있는 초인적인 힘을 지닌 불사의 종족 이터널스가 빌런 데비안츠와 맞서 싸우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MCU의 페이즈1~3에 해당하는 ‘인피니티 사가’를 마치고 마블스튜디오가 그 후속으로 이어가는 페이즈4에 해당되는 작품이다. 잭 커비가 1976년 발표한 동명의 코믹 북을 바탕으로 한다. 마동석이 연기하는 길가메시는 ‘이터널스’의 주연 캐릭터 10명 중 1명으로, 원작에서 토르와 쌍벽을 이루는 영웅이다. 헤라클레스, 삼손과 같이 초인적 힘을 가진 캐릭터로, 인류는 그를 헤라클레스와 같은 영웅의 이름을 붙이고 찬양한다. ‘이터널스’는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가 제작, 클로이 자오 감독이 연출, 매튜·라이언 퍼포 형제가 각본을 맡았다.

영화 ‘이터널스’ 캐스팅. /사진제공=마블 스튜디오

마동석은 영화에 대한 애정이 진한 배우다. 최근 ‘악인전’ 인터뷰로 만난 그는 “단역을 하던 시절, 한 해 영화 10편을 찍었는데 촬영한 날은 보름밖에 안 됐다”고 말할 정도로, 지금의 위치에 오기까지 역경도 많았다. 그는 1989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중학생 때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를 보고 액션배우의 꿈을 키웠고 권투를 시작했다. 콜럼버스 주립대에서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하고 전 UFC 챔피언 마크 콜먼 등의 스포츠 스타들의 트레이너로 일하다가 2004년 한국으로 돌아와 ‘바람의 전설’로 데뷔했다. 이후 한참 뒤인 2012년 개봉한 영화 ‘이웃사람’으로 마동석은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영화로 그는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 부일영화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마동석은 영화 ‘베테랑'(2015)에서 아트박스 사장님 역으로 짧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뽐내며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2016년에는 칸 영화제에 초청 받은 ‘부산행’으로 전 세계로부터 맨주먹 액션에 대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마동석은 기획자로서 의욕도 상당하다. 그는 콘텐츠 제작회사 ‘팀 고릴라’의 대표를 맡고 있다. 작가와 감독들이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시나리오를 쓰면, 마동석은 이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다. ‘팀 고릴라’의 일원으로 선보인 첫 영화는 ‘범죄도시'(2017)로, 형사 영화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던 그가 절친한 강윤성 감독과 함께 수년 간 이 영화에 공을 들였다. 688만명을 모으며 흥행한 이 영화에서 마동석은 리얼한 맨주먹 액션으로 ‘마동석표 액션’을 구축하며 액션배우로서 입지를 굳혔다. 그는 ‘범죄도시2’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 출연한 영화 ‘악인전’은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악인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도 결정됐는데, 무엇보다 마동석의 우상인 실베스터 스탤론이 이 영화의 공동 프로듀서를 맡게 되면서 그에게는 더욱 뜻깊은 작업이 됐다.

배우 마동석. /텐아시아DB

늘 똑같은 액션 장르만 한다는 비판에 마동석이 강조하는 것은 매번 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로 자신의 장점을 계속 연마해 나간다는 점이다. 지난해 영화 ‘성난황소’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액션에 걸맞은 스토리와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는 9월에는 드라마 ‘나쁜 녀석들’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개봉한다. 이번 영화로는 어떤 캐릭터와 스토리로 또 다른 액션 영화를 선보일지 기대된다.

지난해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세계적인 영화 제작자 제이슨 블룸은 마동석에게 “아시아의 드웨인 존슨”이라고 극찬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한국어로 된 한국영화가 외국 박스오피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꿈”이라는 마동석. 이제 마동석은 할리우드에서 안젤리나 졸리, 셀마 헤이엑, 리차드 매든,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 쿠마일 난지아니, 로렌 리들로프 등과 함께 마블 히어로로 거듭나며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독보적인 자신만의 액션을 구축해온 마동석이 이번 영화에서 할리우드 배우들과 어떤 액션으로 전 세계를 매료시킬지 기대를 모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