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줌인, ‘그래비티’가 선사한 우주체험에 빠졌다…하정우의 감독 데뷔는?

그래비티
미국산 중력의 힘은 막강했고, 대중은 우주체험에 환호했다. 2013년 42주차(10월 18~20일) 극장가는 ‘그래비티’ 차지였다. 개봉 전부터 ‘올해 최고의 작품’이란 평가가 퍼졌다. 좀처럼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던 한국영화도 ‘그래비티’의 위력을 막을 수 없었다. 이준익 감독의 ‘소원’은 입소문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당분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관객수가 벌써 200만이다. 하정우는 비교적 안정적인 감독 데뷔식을 마쳤다. 애니메이션은 ‘슈퍼배드2’만이 10위권 내에 살아남으며 잠시 쉬어갔다.

42주차 박스오피스

2013년 42주차(10월 18일~20일) 박스오피스 순위.

21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그래비티’는 636개(상영횟수 1만 1,665회) 상영관에서 71만 4,419명(누적 82만 8,036명)을 동원했다. 2위와 2배 격차를 낼 만큼 압도적인 관객 동원이다. 상영횟수도 절대적이다. 좌석점유율은 35.3%(19일), 32.4%(20일)로 최근 1위에 오른 작품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3주 연속 1위, 역대 10월 오프닝 주말 1위 등을 차지한 북미 극장가에 비해 폭발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비수기 극장가임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성적이다. 특히 오전 10시 통합전산망 기준, 52.1%의 예매율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42주차 극장가에서 눈 여겨 볼 작품은 3위에 오른 ‘소원’이다. 이 작품은 469개(6,087회) 상영관에서 31만 7,637명(누적 228만 257명)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전주 보다 1계단 순위가 하락했다. 그런데 왜 눈에 띄는 작품이냐고? ‘소원’의 관객 감소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낸 ‘소원’은 2주차 주말(8,777회)보다 2,700회 가량 상영횟수가 빠져나갔다. 그럼에도 28.6%(12만 6,951명) 관객 감소에 머물렀다. 특히 ‘소원’의 좌석점유율은 19일 38.5%, 20일 34.2%로 대규모로 개봉 중인 상업영화 중에선 1위다. ‘그래비티’ 보다 더 높은 좌석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누적 200만을 넘어선데 이어 현재 분위기라면 300만 이상도 노려볼 만하다. 자극적이지 않고, 진정성 있게 성폭행 피해자를 다룬 점이 대중의 마음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이준익 감독의 복귀, 굉장히 성공적이다.

장준환 감독의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역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남기고 있다. 552개(7,301회) 상영관에서 36만 5,176명을 더해 누적 191만 8,473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 주(1만 2,152회)에 비해 5,000회 가량 상영횟수가 줄었고, 관객은 49.2%(35만 4,259명) 감소했다. 누적 200만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으며, 250만 이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장준환 감독의 복귀 역시 성공적이다.

롤러코스터, 밤의 여왕
배우 하정우의 감독 데뷔는 비교적 성공적이다. 하정우 감독의 ‘롤러코스터’는 374개(5,551회) 상영관에서 15만 891명(누적 18만 2,549명)을 불러 모아 개봉 첫 주 4위로 데뷔했다. 당초 ‘롤러코스터’의 개봉 규모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으나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분위기를 끌어 올리면서 제법 큰 규모로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하정우만의 독특한 색깔이 영화에 잘 묻어난다는 평가를 받으며 순항 중이다. 100만 이상의 흥행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하정우의 차기작을 기대할만큼의 성과로서는 충분하다. ‘허삼관 매혈기’가 이미 하정우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결정된 상황이다.

21일 오전 천정명과 김민정이 열애설로 인터넷을 달궜다. 하지만 두 배우가 주연한 ‘밤의 여왕’은 주말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지 못했다. ‘밤의 여왕’은 333개(5,249회) 상영관에서 13만 6,726명(누적 17만 1,728명)을 동원해 개봉 첫 주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4일 개봉을 앞둔 톰 행크스 주연의 ‘캡틴 필립스’는 대규모 유료 시사회로 관객을 모았다. 이 작품은 169개(558회) 상영관에서 1만 590명을 동원했다. 그다지 눈에 띌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개봉을 앞두고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했다.

42주차 극장가의 특징은 애니메이션이 사라졌다는 점. 98개(299회) 상영관에서 1만 788명(누적 95만 3,779명)으로 8위에 오른 ‘슈퍼배드2’가 유일하게 순위권을 지켰다. 개봉을 앞두거나 관심을 끄는 애니메이션 작품도 보이지 않는다. ‘슈퍼배드2’ 역시 다음주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 방학 시즌이 오기 전까지 잠시 쉬어갈 전망이다.

‘배우는 배우다’ ‘톱스타’ ‘공범’ 그리고 ‘그래비티’, 43주차 극장가의 주인은?

배우는 배우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 ‘톱스타’, ‘캡틴 필립스’, ‘공범’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43주차 극장가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기덕 감독이 제작하고, 엠블랙 이준이 주연한 ‘배우는 배우다’,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 손예진 김갑수 주연의 ‘공범’까지 한국 영화 3편이 동시에 개봉된다. 개봉 2주차를 맞이하는 ‘그래비티’의 영향력도 여전하다. 상영관 및 상영횟수 확보 싸움이다. 아직 예매율에선 ‘그래비티’가 월등히 앞서 있지만 개봉일이 다가올 수록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실화를 그린 ‘캡틴 필립스’도 호시탐탐 선두권을 노린다. 어떤 작품이 43주차 극장가의 주인이 될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수기인 극장가도 활기찰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작품 외에 ‘말하는 건축 시티:홀’, ‘어떤 시선’, ‘코알라’ 등 작은 영화들은 상업영화에 지친 관객들을 불러 들인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