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왕가네 식구들’, 허세달은 반성하시오!


KBS2 ‘왕가네 식구들’ 15, 16회 2013년 10월 19일, 20일 오후 7시 55분

다섯 줄 요약
홀대당하는 것이 서러웠던 민중(조성하)은 술김에 속마음을 털어놓고, 이에 가족들은 그가 퇴근할 때까지 모두 깨어 기다렸다가 맞아준다. 세달(오만석)은 호박(이태란)에게 자신을 놓아달라 하고, 미란(김윤경)과 세달의 관계를 알게 된 호박은 미란을 찾아가지만, 수모를 당한 채 돌아 나온다. 상남(한주완)에 대한 오해가 풀린 광박(이윤지)과, 광박이 선을 보러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남은 서로를 향해 달려간다.

리뷰
세달이 바람을 피운다. 이를 알게 된 돈(최대철)은 말한다. 돈을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수 있다는 거 이해하지만, 너는 그러면 안 된다고. 왜? 너에게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세달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은 친구 돈뿐이다. 대박(최원홍)은 누나에게 말한다. 예쁘게 좀 꾸미라고. 광박은 언니에게 말한다. 좀 여자답게 부드럽게 대하라고. 세달이 바람 난 사실을 알게 되어 나가라고 소리 질렀던 호박은 그를 찾아가서 말한다. 돌아오라고. 당신이 싫어하는 짓은 이제 안 할 테니까 집으로 들어오라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바람을 피운 건 세달이다.

그리고 세달이 바람을 피운 가장 큰 이유는 돈맛의 유혹 때문이다. 매일 3천 원의 용돈을 받던 처지에서 벗어나 1억 원의 카드를 쓸 수 있게 된 것이 너무 행복했기 때문이다. 세달은 3천 원밖에 용돈을 주지 않던 호박을 탓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건 한집안의 가장이면서 생계를 책임지지 못 한 세달 본인의 탓이다. 그런데도 세달은 당당하고, 호박은 사정한다. 세달에게 조언을 하는 이는 한 명. 다른 이들은 호박을 탓한다.

물론 시청자들은 세달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호박에 대한 같은 지적-목 늘어난 티 입지 말고, 남편이 입던 구멍 난 팬티 입지 말고-이 반복될수록 점점 호박도 지금 이 사태에 일조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연어족, 캥거루족, 처월드, 삼포세대 등 2013년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겠다는 ‘왕가네 식구들’. ‘바람’의 문제에 대해 기존의 고정 관념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모습을 보며, 오늘의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태도도 그와 같은 것은 아닐지 심히 우려가 된다.

수다 포인트
– “택배 왔어요”란 말을 듣고 울게 될 줄이야… 훌쩍.
– “우리 식구들한테는 사육신의 피가 흘러.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해” 한낱 이기적인 식구들의 품격을 단박에 격상시킨 돈(최대철). 처…천잰데?
– 오늘도 해박이(문가영)의 목소리는 들을 수 없었으니… 이렇게 말없는 인물은 모래시계 재희 이후 오랜만인 거 같아요.

글. 김진희(TV리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