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마이라’ 성추행 피해 스태프, “피하지 않은 내 잘못이라고” 2차 가해 하소연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드라마 ‘키마이라’의 제작진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키마이라’ 조연출 A씨는 지난달 24일 스태프 회식 자리에서 B씨를 성추행했고, 이 사실을 알게된 드라마 제작사 제이에스픽쳐스 측은 지난달 29일 주요 스태프가 모인 자리에서 A씨가 피해자 B씨에게 사과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자 B씨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고, ‘키마이라’ 측에서 사건을  빨리 정리하기 위해 B씨를 종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B씨는 16일 텐아시아와의 통화에서 “스태프들이 모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맞지만 제가 원한 자리와는 달랐다. 사과는 촬영장 근처의 풀숲에서 이뤄졌다. ‘키 스태프’라고 하면 책임을 질 수 있는 자리여야 하는데, 연출감독, 촬영감독, 조명감독, 소품팀장 등 촬영장에서 ‘감독’으로 불리는 스태프 몇몇이 있었다.

이후 프로듀서 C씨의 2차 가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C씨가 30일 촬영 중 나를 불러 ‘그 때 인지했다면 왜 이제와서 말하느냐’ ‘피하지 않은 너의 잘못이다’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전했다.

B씨가 지난 13일 새벽 스태프 단체 카톡방에 글을 남기고 팀에서 돌연 하차한 것처럼 보도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B씨는 “12일까지 일하기로 얘기를 해서 13일 새벽 단톡방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B씨는 “제작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식적으로 짚고 싶었으나 제작사 측에서는 공식입장을 낸 것이 아니니 이미 나간 기사에 대해서는 직접 정정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제작 현장에서 나 같은 피해자가 또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호소했다.

가해자 A씨는 ‘키마이라’에서 하차했으며, 현재 드라마 촬영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제작사 JS픽쳐스의 ‘키마이라’ 제작팀은 단체 대화방에 “해당 프로듀서의 잘못된 언사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고, 피해의 정도의 심각한 사안으로 판단돼 해당 프로듀서를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킨다. 이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자초지종을 파악한 뒤 해고를 비롯,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2차 가해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15일 연출자인 김도훈 PD는 “피해자의 글을 읽고 나서 정상적인 일정대로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팀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이후의 사태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에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