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윤,“발랄한 사랑노래는 오랜만이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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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7년차, 8집 가수인 박지윤(31)의 경력을 세 개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열다섯 살 ‘하늘색 꿈’으로 데뷔해 ‘스틸 어웨이’, ‘아무것도 몰라요’를 노래한 10대 시절의 1~3집, 그리고 ‘성인식’을 필두로 ‘난 남자야’, ‘할줄알어’를 통해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 JYP 시절의 4~6집, 그리고 홀로 독립레이블을 만들고 싱어송라이터로 면모를 보여준 7~8집. 한국에서 박지윤 또래 중에 이런 버라이어티한 경력을 지닌 여성 가수는, 없다.

박지윤이 화려했던 JYP 시절을 뒤로 하고 7집 ‘꽃, 다시 첫 번째’(2009)로 7년 만에 돌아왔을 때 ‘정말로 음악이 절실한 뮤지션’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인기 면에서 이미 정점을 경험한 가수가 자신이 만든 곡으로 돌아와 소박하게 노래하는 모습이 좋았다. 최근 공연에서 어렸을 때 부른 ‘스틸 어웨이’를 다시 노래하며 수줍게 랩을 하는 모습은 꽤 예뻐 보이기도 하더라.

새 보금자리 미스틱89에 둥지를 튼 박지윤은 윤종신 프로듀서와 함께 새로운 음악으로 돌아온다. 올 가을 ‘미스터리’와 ‘목격자’가 담긴 첫 싱글 ‘미스터’를 시작으로 이번 겨울, 내년 봄과 여름에 차례로 싱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지윤의 네 번째 음악여정으로 기록될 이번 음악은 어떤 모습일까?

Q. 박지윤은 경력이 만만치 않은데 오래 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박지윤: 이제 데뷔 17년차다. 참 오래됐다.(웃음)

Q. 미스틱89와 함께 하는 새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박지윤: 앞으로 1년에 걸쳐 분기별로 네 장의 싱글을 내고, 2014년 10월에 그것을 모아 한 장의 정규앨범으로 낼 계획이다. 박지윤 9집인 셈이다. 7~8집에서 내가 주체가 돼 음악을 했다면, 이번에는 윤종신 프로듀서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한다. 7~8집은 우울하고, 어두운 편이었다. 물론 그것이 당시 내 감정이었고, 표현하고자 했던 음악이었다. 이제는 나도 좀 밝아져서, 음악에서도 오랜만에 밝아져보자고 종신 오빠와 이야기를 나눴다.

Q. 미리 공개된 티저 영상의 모습이 김예림과 닮았다는 말들을 하더라.
박지윤: 글쎄? 그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던데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Q. 티저에서 노 메이크업 상태의 박지윤과 메이크업 상태의 박지윤이 너무 다르다. 노 메이크업은 7~8집의 박지윤, 메이크업은 예전 JYP 시절의 박지윤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박지윤: 10대 시절부터 지금의 서른 살을 넘기 지금까지의 모습을 하나의 영상에 담은 거라고 보시면 된다. 맨 얼굴이 ‘하늘색 꿈’을 노래한 어린 시절이라면, 마지막 화장을 한 모습은 30대에 접어든 지금의 모습이랄까?

Q. 어떤 사람들은 7~8집을 박지윤의 1~2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가수 경력은 오래됐지만 자기 음악을 하기 위해 싱어송라이터로 돌아온 모습이 오히려 순수해 보여서 노 메이크업 같다고 할까?
박지윤: 그렇게 봐주실 수도 있겠다. 7~8집이 내추럴할고 꾸미지 않은 모습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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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7~8집을 자신의 독립레이블을 통해 제작했다. 이번에 미스틱89라고 하는 소속사 울타리 안으로 다시 들어가 음악을 하게 된 이유는?
박지윤: 7~8집을 통해서는 내 음악, 내 글을 표현하고 싶었던 때였다. 두 앨범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새로운 팬들, 마니아들도 생겼다. 하지만 또 다른 음악적인 갈증이 생기더라. 8집을 하면서는 내 음악을 더 발전시켜줄만한 프로듀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내 음악을 그대로 가져가돼 거기에 다양한 색을 입혀주고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회사를 원했다. 그러던 중에 종신 오빠에게 연락이 왔다.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내 안에 있는 장점들을 뽑아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갖게 됐다. 그렇게 시작이 됐다.

Q. 전에는 윤종신과 교류가 있었나?
박지윤: 어렸을 때는 활동하면서 인사만 했던 기억이 난다. ‘너의 결혼식’, ‘오래 전 그날’ 등 예전 히트곡들을 나 역시 어린 시절에 좋아했고, ‘월간 윤종신’ 음악들도 좋았다.

Q. 윤종신은 수많은 여성 가수들과 작업을 하면서 좋은 결과물들을 내왔다.
박지윤: 종신 오빠는 개성 있는, 음색이 독특한 여성 보컬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조원선과 같은 보컬 말이다. 같은 소속사인 예림이, 퓨어킴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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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수 데뷔는 어떻게 했나?
박지윤: JYP 이전에 태원 엔터테인먼트에서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처음에는 배우로 계약을 했는데 회식 자리에서 노래를 하다가 앨범을 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소속사 들어가기 전부터 노래를 좋아해서 마냥 좋았다. 지금은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때만 해도 그런 만능 엔터테이너는 엄정화, 김민종 선배님 정도였다. 나도 연기와 노래를 병행했는데 ‘하늘색 꿈’이 히트하면서 가수에 주력하게 됐다.

Q. 원래 꿈은 가수가 아니었나?
박지윤: 노래는 좋아했지만 가수가 될 생각은 섣불리 못했다. 그때만 해도 10대에 데뷔하는 가수가 거의 없었다. 갑자기 앨범을 내자고 하는데 열네 살 꼬마가 뭘 알았겠는가? 그냥 노래한다니까 “저 노래하는 거 좋아요”라고 해서 데뷔하게 된 거다.

Q. 박지윤의 가수 생활을 나눠보면 10대 시절의 1~3집, JYP에서의 4~6집, 싱어송라이터로 발표한 7~8집으로 나눠볼 수 있다. 각각의 시기를 본인이 평가해본다면?
박지윤: 어렸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한 것들이 많다. 내 자아가 형성되기도 전에 일이 주어지고, 그것을 해내느라 바빴다. 6집까지는 누군가가 나에게 옷을 입혀줬다고 할까? 그 중에서 유독 색이 강렬했던 진영 오빠의 색을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는 것 같다. 그 후 7년의 공백 후 7집과 8집을 냈다. 화려했던 과거에 매우 지쳐 있었다. 음악보다는 사람이 날 지치게 했다. 공백기 동안 내가 이 일을 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외향적이지 못하고 쑥스러움을 타는 편이다. 아직도 내 성격은 연예인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백기를 가지면서 내가 정말로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깨닫고 용기를 내서 7집을 낸 것이다. 앞으로 내가 갈 방향에 있어서 그 다양한 시기들이 밑거름이 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Q. 7~8집을 통해 아이돌가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박지윤: 개인적인 의미, 만족도는 7~8집이 가장 컸다. 혼자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으니까. 그 기간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데뷔 후 단독공연을 7집 때 처음으로 했다.

Q. 그 전에는 단독공연을 한 적이 없나?
박지윤: 없었다. 첫 공연은 7집을 낸 2009년 여름에 처음 했다. 용린 오빠(디어 클라우드)가 밴드 마스터를 하고, 윤하 오빠(보드카레인)이 베이스 박아셀이 건반을 연주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첫 단독공연을 그때 했다고 하면 다들 놀라더라. 그 공연을 하면서 정말 내 음악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전까지는 짜여진 안무를 소화하느라 바빴고, 늘 스케줄에 치여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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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7~8집에서는 인디 신의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활동반경이 완전히 바뀐 것인데, 그들과는 어떻게 교류를 시작하게 됐나?
박지윤: 용린 오빠에게 기타를 배우면서 친해지게 됐다. 권순관 씨 같은 경우는 내가 연락처를 따서 직접 전화를 했다. 전화해서 “저 박지윤인데요. 음악 너무 좋아하는데 곡을 받고 싶어서요” 이렇게 말이다. 그런 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인 김종완(넬), 루시드폴 정준일, 임헌일 등에게 직접 연락을 해서 알아나가게 됐다. 종완 오빠는 중학교 선배여서 전부터 알던 사이였고.

Q. 그 당시에 본인은 어떤 음악들을 많이 들었나?
박지윤: 레이첼 야마가타, 데미안 라이스, 시규어 로스와 같은 음악들을 좋아했다. 뿌연 음악들. 비오는 날에 어두운 방에서 혼자 들어야 하는 음악들 말이다. 그런 음악들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다. 내 7~8집이 많이 어두웠지. 가사가 다 어둡고 우울한 노래들이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다.

Q. 7~8집을 할 때에는 뭐가 가장 힘들던가?
박지윤: 내가 앨범 제작을 총괄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사람들을 모아서 어우러지게 해야 하는 것 말이다. 내 성격이 외향적인 편이 아니라 같이 작업하는 뮤지션들에게 한마디한마디 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다. 8집을 마치고 함께 한 뮤지션들과 회식을 했다. 한 분이 그러더라. 원래 앨범 마치고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만으로도 성공한 거라고. 그때 가슴이 훈훈해졌던 기억이 난다.

Q. 새로 소속사에 둥지를 틀었다. 미스틱89가 JYP와 다른 점이라면?
박지윤: JYP 때는 내가 너무 어렸다. 19살에 계약을 했으니까. 진영 오빠는 내 2집에 ‘소중한 사랑’의 작곡가로 참가해 처음 알게 됐다. 계약을 했을 당시에는 JYP엔터테인먼트란 이름이 없었고 대영 AV가 매니지먼트를 협력해서 같이 했었다. ‘성인식’이 나온 후 JYP가 생겨났다.

Q. 나름 JYP가 성장하는 주춧돌 아니었나?
박지윤: 하하, 내가 주춧돌이었나?(웃음) JYP 시절에는 내 이야기를 하기보다 만들어진 음악을 소화했다면, 지금은 내 안의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종신 오빠와 상의를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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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혹시 성격이 독한 편인가?
박지윤: 전혀 그렇지 않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에 대한 욕심은 있다. 뭔가 주어지면 거기에 빠져서 하는 것은 있는 것 같다.

Q. 최근에 ‘24시간이 모자라’로 컴백한 선미가 박지윤과 많이 비교가 됐다. 선미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던가?
박지윤: ‘성인식’이랑 많이 비교를 하시는 것 같더라. 선미 무대를 보면서 역시 진영 오빠구나. 열정을 다해서 하셨구나 생각했다.

Q. 선미도 직접 만나보니 섹시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더라. 소녀의 느낌이던데.
박지윤: 진영 오빠는 그것을 알고 선미에게 그 노래를 시킨 걸 거다.(웃음) 오빠는 절대 되바라진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시키지 않는다. 순수한 아이들이 섹시한 것을 표현할 때 되게 섹시하다고 생각하신다. 그리고 거기서 오는 매력이 있다. 선미도 나처럼 수줍음 많고 조용한 타입인 것 같다.

Q. 최근 공연을 보니 ‘스틸 어웨이’ 등 예전 곡들을 부르더라. 직접 랩도 하고 말이다. 데뷔 때부터 성숙해서인지 예전 노래를 불러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다.
박지윤: 예전 곡들을 7~8집 풍으로 편곡을 해서 부르곤 했는데, 가사가 너무 귀여워서 난감한 곡도 있었다. ‘아무 것도 몰라요’같은 곡 말이다. 그래도 좋더라. 팬들도 같이 자라온 세대라 옛날 노래를 불러주면 학창시절 생각이 난다고 좋아하신다. 나도 그 시절 생각을 하면서 노래를 부른다.

Q. 첫 싱글 ‘미스터리’는 발랄한 느낌의 사랑노래다. 이런 풍의 노래는 오랜만에 불러보지 않나?
박지윤: 정말 오랜만이다. 재밌더라. 편하게 노래했다. 요즘의 무겁지 않은 트렌디한 사랑을 담은 곡이다. 떠나가는 사람은 떠나라. 나도 너 아니면 안 되는 것은 아니니까.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미스틱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