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인터뷰] ‘봄밤’으로 데뷔한 임현수 “동경했던 정해인과 첫 작품···꿈 이뤘죠”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임현수,인터뷰

MBC 드라마 ‘봄봄’으로 데뷔한 배우 임현수. / 이승현 기자 lsh87@

“동경했던 정해인 선배님과 같은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죠. 선배의 작품을 보고 연기자의 길을 걷겠다고 굳게 마음 먹었거든요.(웃음)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통하는 지점이 있어요.”

지난 11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봄밤'(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에서 최현수 역을 맡은 임현수(26)는 롤모델인 정해인의 절친한 친구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극중 유지호(정해인 분)의 친구인 현수는 인정 많고 활달하지만 간혹 가벼운 언행으로 화를 자초하는 인물이었다. 극에서 사랑의 라이벌 관계인 지호와 권기석(김준한 분) 사이를 오가며 결정적인 순간에 정보를 전달해 극의 흐름을 바꿔놓기도 했다.

‘봄밤’은 지역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이정인(한지민 분)과 홀로 어린 아들을 키우는 약사 유지호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해 큰 사랑을 받은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누나’를 만든 안판석 감독과 김은 작가가 다시 힘을 합친 작품이어서 방송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현실적인 상황과 대사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안판석 감독 특유의 분위기는 ‘봄밤’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 덕분에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도 눈에 띄었다. ‘봄밤’을 통해 데뷔한 임현수도 그런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최근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에서 ‘봄밤’의 촬영을 마친 임현수를 만났다.

“촬영이 끝났다고 하니까 많이 아쉽습니다. 데뷔작이어서 본방송을 본 뒤 다시보기로 몇 번을 더 감상했거든요. 제가 TV에 나온다는 게 신기했어요.(웃음)”

임현수는 생애 첫 촬영 날을 떠올리며 “커피숍에서 기석 역을 맡은 김준한 선배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었는데 도착하니까 제작진이 촬영 준비 중이었다. 김준한 선배님이 긴장을 풀어주신 덕분에 무사히 마쳤다. 이후에도 긴장할 때마다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 선배님들이 도와주셔서 힘을 냈다”고 고마워했다.

지난 2월 ‘봄밤’의 오디션을 보고 발탁돼 본격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안판석 감독 작품의 오디션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에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단다.

임현수,인터뷰

임현수는 “정해인을 보면서 배우의 길을 걷기로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 이승현 기자 lsh87@

“오디션에 앞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해서 갔습니다. 그래도 많이 부족했을 텐데 감독님이 좋게 봐주셨죠. 나중에 저의 어떤 점을 보고 뽑았느냐고 여쭤봤더니 ‘연기 기술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온 것이 압축돼 연기에 나타난다’고 생각하신다더군요. 그 말을 듣고 연기에 대해, 그리고 제가 살아온 삶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오디션을 볼 때는 지호의 또 다른 친구 영재 역을 연기했다. 캐릭터 소개에 써 있는 대로 ‘영재스럽게’ 하기는 싫었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임현수를 보여준 덕분에 안판석 감독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고 자신의 이름과 같은 최현수라는 역할을 따냈다.

“첫 촬영을 앞두고는 대본을 달달 외웠어요. 신인이니까 현장에서 적어도 대사 실수는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두려움을 안고 대사를 계속 외웠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달았죠. 이렇게 하면 배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대사를 외우는 건 기본이고, 어떻게 임현수에서 최현수를 보여주느냐에 집중하는 게 중요한 거죠. 그때가 방송의 6회가 지날 때쯤이었어요. 촬영 분량이 없어도 현장에 갔어요. 배운다는 생각으로 다른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것도 보고 감독님의 모습도 유심히 봤습니다.”

대사만 외우는 건 배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한 이후부터 임현수는 ‘최현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상황에 푹 빠지니까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나왔다고 한다. 그는 “작가님이 써주신 ‘현수’를 기본으로 하되, 상황에 몰입하니 저절로 자연스러운 말과 표정들이 나왔다. 대본에 없는 말이 튀어나올 때는 짜릿했다”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장면이 하나 있는데,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조금 아쉽긴 하지만 어째서 나오지 않았는지도 알 것 같아서 후회는 없어요. 매 순간 최선을 다했고,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이뤄진 것들이니까요.”

임현수 인터뷰

배우 임현수. / 이승현 기자 lsh87@

‘봄밤’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진심’이라고 했다. 임현수는 “촬영을 시작하면 ‘나는 최현수야’라는 생각도 없이 당연히 최현수가 돼 진심으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덧붙였다.

중학생 때 본 영화 ‘그놈 목소리'(감독 박진표)를 보고 막연히 배우를 꿈꿨다는 임현수. 그렇게 가슴에만 묻어둔 꿈은 군대에서 다시 피어올랐다. 정해인이 출연한 MBC 드라마 ‘불야성'(2016)을 본 뒤부터다.

“군대가 저에게는 터닝 포인트였어요. 쉬는 시간에 ‘불야성’을 봤는데 거기에 나온 정해인이란 배우가 눈에 띄었죠. 인터넷 검색을 해서 찾아보고 이후에 나온 드라마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팬카페에 가입도 했어요.(웃음) ‘언젠가 같은 작품에서 만나면 좋겠다’고 글도 남겼는데…꿈이 이뤄졌죠.”

복무를 마친 임현수는 정해인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의 상시 공개 오디션에 참가했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연기를 배운 적 없는 그는 인터넷 검색으로 대학생들이 만든 연극 대본을 외워서 보여줬다. 드라마나 영화 대본이 아니라 연극을 선택한 건 전략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데, 워낙 실력이 뛰어난 사람들 틈에서 괜히 드라마, 영화에 나온 연기를 하면 더 어색해 보일까 봐 제 나이 또래에 맞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대학교에서 공연된 연극 대본을 찾았어요.”

‘불야성’의 정해인을 보고 꿈의 불씨를 키우고 도전한 임현수는 정해인과 같은 소속사에서, 정해인의 친구 역할로 데뷔까지 했다. 정해인에게 이 과정을 털어놨다는 그는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연기가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친다는 생각에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봄밤’을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눴는데, 미래지향적인 면이 나와 통한다”고 말했다.

임현수는 ‘뱉은 말은 이뤄진다’는 강한 믿음이 있어서 매사 신중하다고 했다.

“연기를 할 때도 ‘임현수’라는 기둥과 중심은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다양한 모습 중 하나가 ‘봄밤’의 최현수로 나온 것처럼, 앞으로도 제 안에서 다채로운 인물이 나올 거예요. 좋은 시작이었던 ‘봄밤’처럼 앞으로도 좋은 제작진과 배우들을 만나 작품을 하고 싶어요. 언제나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