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은 기자들에게도 ‘유느님’이었다.

기자들에 질문에 답하는 유재석

기자들에 질문에 답하는 유재석

유재석을 우리는 ‘유느님’이라고 부른다. 유재석과 하느님의 합성어인데, 당연히 그만큼의 애정을 표하는 수식이다.

이런 수식어가 붙을 만큼 질풍노도의 연예계에서 유재석에 관한 미담은 파고파도 끝이 없다. 17일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8년 만에 열린 MBC ‘무한도전’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그는 또 하나의 미담을 추가한 듯 하다.

국내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은 이날 태생 이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마련했다. 유재석에게 그 소회를 묻자 “8년 동안 함께 해오면서 기자들과 이런 자리를 한 번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한편으로는 죄송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저희들이 부끄러움도 많고 쑥스러움도 많다. 이러 자리가 민망하기도 하다. 오늘도 이렇게 자리가 마련 돼 긴장도 되면서 한 편으로는 이런 자리를 진작 마련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인사치레처럼 하는 말로 들릴 수 있었으나,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다른 멤버들은 촬영 준비에 들어갔지만, 유재석만은 마지막까지 남아 기자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했다. 급기야 현장에서 소규모로 유재석 사인회가 열리기도 했다. 기자들조차 워낙에 얼굴 한 번 보기 힘든 그인터라, 몇몇 기자들은 이날 받은 ‘무한도전’ 모자에 그의 사인을 받길 청했고 그는 웃음으로 화답하며 하나하나 정성껏 사인을 해줬다.

이날은 기자간담회 직후 모든 멤버들이 임진각으로 향해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 촬영을 가야하는 날이기도 했다. 이에 김구산 CP가 나서 “이제 촬영 가셔야 하는데…”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유재석은 “그래도요. 이렇게 다들 오셨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드리나요”라며 기자들 한 명 한 명과 마지막까지 인사를 나눴다.

또 이날 유재석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명수가 특유의 퉁명스러운 (그러나 그 속에 따뜻한 정이 있다는 것은 우리는 안다) 말투로 ‘노코멘트’를 외칠 때마다 유머로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기도 했다. 혹여나 오해를 살 것 같은 상황을 부드럽게 전환하는 것은 그가 가진 탁월한 능력이며, 사실 이런 애티튜드가 ‘무한도전’의 8년 영광을 이끈 하나의 원인이기도 했다.

유재석은 이날 “‘무한도전’을 8년 동안 해오면서 여러 일들이 많았고, 오늘 이 자리에서 짧은 시간 안에 모든 소회를 이야기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때로는 많은 분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았고 또 반대로 굉장히 많은 분들에게 아쉬움을 준 특집들도 많았다. 그럴 때마다 굉장히 따끔한 질책과 비판이 있었는데, 8년 이라는 시간은 그런 질책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나 싶다”라며 “그러나 실패하려고 제작진이 특집 준비를 하지는 않았고, 매회 최선을 다해서 혼신의 힘을 다해 특집을 하고 있다. 비판에 기가 죽거나 하면 다음 회를 준비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결과에 일회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 앞으로 우리가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오래 하고 싶고 늘 최선을 다해 한 회 한 회를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