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리뷰] ‘난폭한 기록’, 정두홍의 액션, 류덕환의 연기력도 못 막은 진부함

[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난폭한 기록’ 포스터./ 사진제공=반딧불

살아야 했다. 그래서 도망쳤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마약 조직 무리를 온 몸으로 막고 있는 후배 형사 재호(김사권 분)를 외면했다. 자신을 좋아하고 따르던 재호는 결국 수십 명에게 칼을 맞고 사망했다.

전직 형사 강기만(정두홍 분)은 그날 마약 조직 보스 정태화(정의갑 분)와의 격투 끝에 머리에 칼날이 박혔다. 그리고 달콤한 신혼에 젖어 있던 어린 후배 형사를 잃었다. 죽었다 살아난 기만은 오랜 시간을 폐인처럼 살았다. 머리에 박힌 칼날은 수시로 그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괴롭혔다.

대박 아이템이 필요한 프리랜서 VJ 국현(류덕현)은 자극적인 취재거리를 찾던 중 기만에게 관심을 갖는다. 국현의 집요한 설득 끝에 기만은 정태화에 대한 복수를 영상에 담아 기록하겠다는 조건 하에 동행 취재를 허락한다.

영화 ‘난폭한 기록’ 스틸컷./ 사진=반딧불

‘난폭한 기록’은 무술감독 정두홍이 ‘짝패'(2006) 이후 13년 만에 스크린 주연으로 나선 영화다. 배우 류덕환의 군 입대와 제작비 등의 문제가 겹쳐 개봉이 5년이나 늦춰졌다. 하원준 감독과 정두홍은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저예산 영화임을 강조하며 “작고 귀여운 영화”로 봐주길 요청했다.

하지만 관객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아무리 힘든 환경에서 제작했다지만 상업영화로서 관객에게 선을 보이기에는 부족함이 많아서다.

동료를 잃은 전직 형사가 복수를 위해 마약 조직과 맞선다는 내용부터 신선하지 않다. VJ가 이를 취재하고 위험에 빠진 주인공과 납치된 여성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 형사가 훨훨 날아다니며 벌떼 같이 몰려드는 폭력배들을 모두 쓰러트리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차리리 형사가 아니라 은둔고수였다면 어땠을까 싶다. 여기에 갑작스런 로맨스도 튀어 나온다.

고무장갑, 볼펜, 참치 캔 뚜껑 등을 이용한 맨몸액션은 볼거리다. 정두홍의 전매특허인 맨몸 액션은 쾌감이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타격감을 생생하게 전달하려고 소리를 키웠지만 카메라 앵글은 다소 산만하게 움직여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정두홍은 “연기를 못한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선 대사보다는 눈빛 연기와 액션 위주여서 거부감은 덜했다. 부족한 부분은 류덕환이 불굴의 연기로 분투하며 채웠다. 코믹, 로맨스, 액션까지 다 했다.

정두홍, 류덕환을 비롯해 액션스쿨 배우들이 흘린 땀은 영화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진부한 소재와 이야기의 전개 등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11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