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메디컬 탑팀’, 결국은 ‘병원에서 연애’가 해법이 되어 줄까?

MBC '메디컬탑팀' 방송 화면

MBC ‘메디컬탑팀’ 방송 화면

MBC ‘메디컬 탑팀’ 4회 2013년 10월 17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태신(권상우)과 주영(정려원)은 수술 중 몇 차례 위기를 맞이하지만 각자의 아이디어로 무사히 수술을 끝낸다. 수술실에서의 호흡이 좋았다고 느낀 태신은 주영에게 ‘탑팀’에 들어올 것을 권하고, 아버지로부터 인정을 받은 승재(주지훈)는 주영을 데리고 아버지를 만난다. 하지만 들이닥친 어머니로 인해 승재는 자신의 치부를 들키고, 주영은 태신의 끈질긴 설득에 ‘탑팀’에 합류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무사히 회복 중이라고 생각했던 환자는 갑자기 심정지를 일으킨다.

리뷰
각 캐릭터들이 부각돼 가면서, 이들 사이의 감정선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주영에게 호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태신과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까지 드러내며 주영에게 다가간 만큼 태신과 주영의 관계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승재. 그리고 전공의 커플인 아진(오연서)과 성우(민호)까지 본격적인 커플 라인을 드러내며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이자 스테디셀러인 ‘병원에서 연애하는 이야기’의 초석을 다졌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진부한 감정선의 흐름이 결국 이야기를 흥미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 의학드라마로서의 야심 찬 포부와 달리 ‘메디컬 탑팀’은 여전히 헐거운 곳이 많다. 하지만 적어도 인물들이 부딪히기 시작하면서, 비록 ‘탑팀’의 존재 이유는 빈약할지라도 구성원들 간의 관계는 조금씩 탄탄해지고 있다. ‘메디컬 탑팀’의 사실상 전공 과목이 치열한 흉부외과의 리얼리티가 아니라 오히려 케미 돋는 ‘연애’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리얼리티를 살리는 병원의 이야기보다 오히려 각 인물들의 신파적 감정이 더욱 뚜렷하게 떠오르고 흥미를 당기는 것은 결국 이 세계를 만들어낸 이들이 ‘한국형 신파’에 더 능숙한 조련을 보이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모습이 부각되기 시작한 4회는 어쩌면 ‘메디컬 탑팀’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낸 중요한 기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자신의 장점이 부각될수록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수술 장면은 리얼리티에 더욱 집중하면서 인물들의 감정선과 따로 노는 느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수술방 안에서 놀라운 호흡을 보여주던 주영과 태신의 케미는 수술방 밖에서 이들의 케미와 전혀 다른 감정으로 읽혀진다. 리얼리티를 극대화 시킨 수술 장면의 연출과 별개로 극본은 오히려 한국적 신파에 더욱 재능을 보이고 있어 이들의 부조화가 묘하게 드라마 속에서 묻어나고 있는 것이다. 연출과 극본 사이의 온도 차이는 연출이 장악하고 있었던 3회까지보다 극본이 드러나기 시작한 4회부터 본격적으로 그 격차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 차이는 수 많은 드라마들의 고질적 문제점인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 사이의 갈등이기도 하다.

‘메디컬 탑팀’은 아주 조금 흥미로워졌다. 수술씬의 긴박감은 충분히 잘 살려냈고, 늦은 감이 있지만 인물들간의 관계도 드러나며 조금씩 갈등의 불씨를 심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드라마의 온도차는 더욱 극심하게 느껴진다. 차가운 메스 같았던 드라마의 온도가 인물들이 더워지며 급작스럽게 오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극은 훨씬 더 자극적으로 변했고, 동시에 시선을 끌 만큼 매력적으로 변했지만 부조화는 더욱 도드라졌다. 충분히 탄탄하게 포석을 다지지 못한 드라마이니 만큼 이런 부조화는 위태로워 보인다. 다만 보는 사람으로서는 연출의 욕심과 극본의 한국적 신파. 그 사이에서 영원히 방황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수다 포인트
– 태신과 아진의 빵 먹방, 승재의 국수 먹방. 영화, 예능을 넘어 이제는 드라마도 먹방이 대세!
– 조금씩 스멀스멀 피어나는 ‘병원에서 연애하는 드라마’의 향기, 결국 답은 그거죠?!
– ‘탑팀’인데도 분량만은 ‘탑팀’이 아닌 것 같은 우리 김기방-알렉스 커플… 왠지 모를 케미의 기운이 느껴집니다(응?)

글. 민경진(TV리뷰어)